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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수능, 입시설명회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2013년 11월 7일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자이다. 이에 앞서서 수능 전초전과 같은 6월 모의평가도 끝이 났다. 수험생들은 이제 가깝게는 9월 모의평가를 대비하며, 최종적으로 11월의 수능을 대비할 것이다. 6월 모의고사의 채점결과는 27일에 발표되었는데, 최초로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A/B 영역을 나누고 치룬 시험이라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 A형과 B형이 나올 때에는 학생들이 자신이 공부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이로 인해 사교육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개발되었다.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출제범위를 줄이고 쉽게 출제되고, B형은 기존 수능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골자이다. B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만큼, 추후 대학에서 B형에 가산점을 부가하거나 아예 지원조건을 지정해놓도록 설계되어있다. 여기에 B형을 최대 2과목까지 응시하도록 제한을 걸어둠으로써 과중한 공부의 양을 줄이려고 한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좋은 의도로 시작한 A/B형 선택제 수능은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뜩이나 복잡다단하여 사교육에 의존하게끔 만든 입시제도에 기름을 더 부은 격이 된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100점을 맞더라도 표준점수가 달라져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이러니 눈치싸움, 로또 수능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애초부터 대학마다 지정해놓은 선택과목이 달라 합격권 점수더라도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장 2015년 수능에는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선택형 수능으로 ‘학습 부담이 줄어들었다’에 겨우 4.7%, ‘사교육부담이 줄었다’에는 1.9%라는 웃지 못 할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제도가 실제 적용되면 이렇게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한 번의 시험으로만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수능체계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넣어 평가한다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주원인이 된 것이다. 한 번의 시험으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점수를 획득하려고 하다보니, 과목 선택과 수시 정시를 선택하는 변수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일례로 인문계에서 공부 잘 하는 우등생들이 선택하는 사회탐구 과목은 바로 ‘국사’이다. 서울대에서 지원요건으로 ‘국사를 응시한 학생들만’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상위권 학생들은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서울대를 지원할 생각조차 못하는 학생들은 국사를 기피하게 된다. 공부 잘 하는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좋은 표준점수를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과목의 폐해는 ‘운’이라는 요소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데에도 있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내가 선택한 과목이 변별력이 더 있는 상태에서 만점을 받게 되면 표준점수는 더 올라가게 된다. 반면 만점을 받아도 난이도가 쉬워 동점자수가 많으면 표준점수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 총점에서 1점차이로도 당락을 결정짓는 대입에서 이런 식으로 유불리가 결정되면 학생들을 허탈하게 만들게 된다. 사탐이나 과탐이 선택과목제도가 도입되어 학생들의 공부량이 줄어들었는지도 의문이다. 내신으로 다른 과목들을 배우는 경우 그리고 일부 필수과목의 경우에는 어차피 공부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택형 수능으로 국영수까지 이런 선택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과연 가산점을 받고서도 B형 만점이 A형 만점보다 유리한지는 수능의 뚜껑을 열어야 알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학생들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점수를 맞고 싶은 심리에 쉬운 A형을 선택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배려를 한다고 시행한 사안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짐이 된 것이다.
입시제도만 해도 그렇다. 복잡한 입시제도 덕에 입시전략 컨설팅, 입시설명회는 문전성시라고 한다. 입시설명회가 왜 필요하겠는가? 입시에 대한 ‘공부’를 해야지만 전략적으로 대학입학에 성공할 수 있다는 현실이기 때문이 아닌가? 6월 모의고사 끝나자마자 각종 업체에서 주도한 입시설명회가 성황을 이루는데, 지역구나 학교 심지어 기업에서도 앞 다투어 실시해왔다. 여기서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은 과연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맞춤형 전략’을 얻어갈까? 입시설명회마다 자기들 입맛에 따라 수능에 올인해라, 내신을 중시해라, 입시사정관을 뚫어라 등등 말이 다르다. 각 대학 입학처장들을 나와서 홈페이지만 열심히 보아도 알 수 있는 입시요강 내용들을 말하며 ‘우리는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뽑습니다.’와 같은 알 수 없는 기준을 제시한다. 그러니 학부모들은 기대를 가지고 입시설명회를 갖다가 ‘아, 역시 잘 모르겠다. 사교육에 맡겨야겠다’는 커다란 깨달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학부모들을 입시전문가로 만들어주겠다고 외부 입시 전문가를 초빙하는 행태가 과연 정상적인 현상일까?
결국에 복잡한 입시제도가 존재하지 않아도 괜찮을 입시설명회를 성행하게 만든 것이다. 작년에 3300여개에 달했던 입시제도가 올해는 조금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2883개(입시업체 집계)라고 한다. 간소화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직은 복잡한 입시제도이다. 소비자 중심으로 입시요강을 바꾼다고 만든 대입제도인지, 대학별로 자신의 구미에 맡는 학생을 뽑기위해 만든 대입제도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교육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올 8월에 입시 전형 간소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새로운 대책이 얼마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대입전형 간소화를 위해 입학사정관전형은 수시에서만 실시하자는 보고서도 내기도 했다. 또한 각종 전형요소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특기자 전형으로 간소화하자는 제안도 하였다.
그동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 않느냐며, 어떻게 하면 점수로만 학생들을 평가하지 않을까에 골몰하다 기본적인 수학능력의 객관적 평가마저 어렵게 된 것은 아닐까? 별모양의 학생을 동그라미 틀안에 가두어 놓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자세이다. 그러나 역으로 동그라미 학생들이 그로인해 평가틀에 대해 꽤 많이 공부해야 되는 것 또한 부당한 처사이다. 돈을 주고, 시간을 내어 입학 과정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대학교를 갈 수 있기를, 그런 입시제도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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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