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두 나라는 그렇다 치고, 이집트가 아랍 순니를 대표하는 이유는 몽골의 바그다드 파괴 이후 실제로 이집트가 그 역할을 맞아 왔음. 터키는 같은 순니파지만 아랍어를 공유하지도 않고 더구나 세속주의를 강조하는 쪽임.
이집트의 특징...
1 많은 인구 (중동최대)
2 빈약한 자원 (석유가 나오기는 하지만 소량)
3 빈약한 산업기반 (3류 조립생산 수준) 4.아랍 순니의 중심지.
아랍순니의 중심지라고 했는데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 순니파는 십자군 시대에 아랍영웅으로 알려진 살라딘이 아이유브 왕조를 창시하고 부터 주류가 된 것이고 그 이전 파티마 왕조는 시아파 국가였다. 그런 역사적 영향 때문인지 20세기 들어서는 시아파에 뿌리를 둔 비멸결사도 생겨났는데 '무슬림형제단'이 그것이다. 시아파 중에서도 신비주의 성향의 이스마일파가 이들의 뿌리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조용히 신양생활만 하겠다는 신앙집단의 차원을 넘어서 신정국가를 꿈꾸며 50년대에 낫세르 대통령의 암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애시당초 군사훈련과 정보팀까지 가동하던 집단을 순수한 신앙집단이나 시민단체도로 볼 수는 없다.
이집트의 고질적 문제는 취약한 산업기반과 식량부족이다. 과거 군사혁명 이후 산업화가 일부 진전되기도 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황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생활수준이 조금 높아 지면서 유아사망율이 대폭 개선되자 이것이 인구폭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회교 교리상 피임이 금기시 되는 것도 크게 작용.) 문제는 이집트의 산업이 늘어난 인구를 더 먹여살릴 만큼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하다는 거다. (이것이 과거 독재정권의 한계) 그 와중에 밀가루 부족사태가 나타나자 인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한 것이 2011년의 일이다.
문제는 이후 무르시를 앞세워 권력을 쥐게된 무슬림형제단 역시 먹고사니즘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무능하다는 것. 원리주의적 신앙을 기반으로 하는 비밀결사였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먹고사는 것이 힘들면 산업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 답이지 신앙생활로 귀의하는 것은 역주행이다. 그러니 세속지향의 군부에 의해 또 다시 쿠데타가 발생한 것은 어쩌면 예정된 길이다.
그러나 이미 소비부족이 진행되고 있는 세계경제가 이집트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할 것이다.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 혼란의 악순환을 끊어내가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나 이집트 사태를 민주vs반민주 구도로 이해한다면 순진한 발상이다. 역사의 강물은 먹고사니즘의 발버둥을 따라 흘러간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