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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에 의아했던 것은, 자본주의 위기를 논할 때 왜 노동시간 단축이 거론되지 않는지 모르겠더라.
자본주의의 최대 장점은, 생산성을 엄청 빨리 발전시킨다는 거거든. 이 점에서 정말 너무너무 좋은 제도이다. 효율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이 보다 더 좋은 제도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 좋은 점이 역설적으로 자본주의를 위기에 빠뜨린다.
뭐냐 하면 이런 거다. 자본주의가 생산성을 고도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인간의 노동을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것이고, 그러니 사람을 짜르게 되어 실업률이 높아지고, 사람가치가 똥 값이 되고, 그러니 인민의 소비여력이 줄어 들고, 그러니 자본가의 이윤도 줄어 들고, 이윤이 줄어드니 더욱 노동자 쥐어짜기가 성행하고, 임금은 감소하고 노동조건은 가혹해지고, 그래도 노동자는 찍소리 못하고 (자기 아니라도 일 할 사람 많으니까), 그러면서 인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따라서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진다.
위 과정에서 전에 없던 신규산업 (예를 들면 비행기나, 스마트폰, 우주여행 따위)이 생겨나서 새 일자리를 만들면 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1800년대 후반에 산업혁명이 완숙되었을 때에도 이와 같은 대량실업과 노동자 쥐어짜기가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노동자의 투쟁으로 8시간 노동이 정착되었잖어. 요걸 기념하는 것이 노동절이지?
그런데 지금은 정보혁명이 대량 실업을 유발하고 있다. 내가 볼 때는 6시간 노동, 나아가 4시간 노동이 정착되어야 한다. 그러면 일자리 나누기로 실업률도 줄고, 여가 활동으로 신규 산업도 더 활발히 생겨날 수 있다. 그리고 생산성 증가의 혜택을 인민들이 골고루 누리게 된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 처럼 글로벌 경제에서는 노동시간 단축하는 나라가 먼저 망한다 (밥솥의 댓글처럼 프랑스가 노동시간 단축 실험하다가 경쟁력이 저하되어 다시 원상복귀하는 흐름이다). 그래서 전세계가 같이 합의해야만 한다. 그런데 설령 합의해도 문제인 것이,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생산성 차이 때문에 후진국이 손해를 볼 것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쉽지 않다. 그러나 어쨌건 인류는 8시간 노동을 쟁취한 역사가 있다. 인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사회가 개판이 되면 결국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망할지 안 망할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망할 경우 어떤 체제가 들어 설지는 모르지만, 어떤 경우에도, 노동시간 단축은 필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노동시간이 단축 되면 자본주의 수명도 그 만큼 길어질 수도 있다.
이건 내가 볼 때는 사회학이 아니고 물리학이다. 뉴턴역학이 산업혁명을 불러일으켰고 엄청난 생산성 증가와 함께 대량실업을 야기했으며 이것이 8시간 노동을 가져왔다. 마찬가지로 양자역학이 정보혁명을 불러 일으켰고 비약적인 생산성 증가와 함께 대량실업을 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또 한 번의 노동시간 단축을 가져오지 않을까? 내가 볼 때는 정해진 수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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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