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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까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2008년 총선 대구 수성구,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까지 해서 유시민 대표가 출마한 선거들을 쭉 따라다니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능력이나 경험은 굉장히 일천한지라 그렇게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던 것은 아니었죠. 이를테면 좀 적극적인 자봉.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다른 유빠님들 보다는 조금 더 유시민 대표와 직접 얽힌 에피소드들은 좀 있는 편인데, 가입한 기념으로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보이는 것만큼 그렇게 까칠한 사람은 아니더군요. 아주 다정다감하고 그런 것도 아니지만서도.
그러니까 2007년 대선 경선때였습니다. 제 포지션이 공보쪽이었는데, 국회에서 기자회견 준비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공약 관련한 기자회견이었는데요.
제가 거기서 막내다보니 국회에 들어가서 사전에 이것저것 자질구레하게 세팅을 좀 해야했습니다. 보도자료도 비치해놓고, 공약을 써놓은 판넬을 세우기 위해서 받침대 같은 것도 좀 세워놓고.
그런데 받침대가 그 때 제가 처음 써보는 물건이었습니다. 시커먼 쇠작대기 몇개가 뒤엉켜서 접혀있는데, 당최 세팅을 할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한참을 끙끙거렸습니다. 어정쩡한 모양으로 세팅을 했는데, 그걸로 대충 기자회견은 끝이났습니다.
그 기자회견실이 또 바로 다음 시간에 예약이 되어있어서 신속하게 모든 세팅을 철수시켜야했는데 그 받침대가 또 문제였습니다. 다시 접어야 되는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처음 세팅할 때 그 순서의 반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순서가 생각이 나질 않으니 혼자 끙끙거리면서 막 헤맸습니다.
막 헤매고 있다보니까, 저 옆에서 유시민 대표가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제 옆으로 슥 다가오더군요. 혼자 끙끙거리는게 안쓰러워 보였던 모양입니다. 제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접는 걸 도와주는데, 좀 놀랐습니다. 아니 이 양반 이 왜? 그런데 그 양반도 할 줄 몰라서 헤매더군요. 사실 별 도움은 안 됐습니다. 뭐 그렇게 살짝 하는 척만 하다가 회견장을 슥 나가버리던데, 어쨌든 그 때 주변으로 참 시야가 트여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더라구요.
저도 그 전까지 좀 논리적이고 까칠하기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저는 유시민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 때 그 상황이 자꾸 떠오르네요.
여담으로, 그 때 기자회견장을 나와서 복도를 걸어가는데, 정동영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동영 뒤에는 따라다니는 사람이 어마어마하더군요. 국회의원 열 몇 명이 뒤에서 수행을 하는데, 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유시민 대표 뒤에는 국회의원은 커녕, 그냥 이래저래 친한 당직자들과 참모들 그 정도가 다 였죠.
그 뒤로 4년이 지났는데, 그런 모양새에서 별로 달라진게 없네요. 거기다가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한테도 치이고. 야권주자중 1위라는 알량한 타이틀 하나.
뭐 그 양반도 그렇게 갈 팔자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면이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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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