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대선에서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오픈프라이머리만 하면 당장에 바람을 모아 한나라당의 후보를 제압할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리고 무조건 오픈프라이머리 참여를 늘리는게 옳다면서 지역비례도 필요없고 신청만 하면 투표를 하게 하자고 규칙을 정했다. 이 규칙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누군지는 다 아는 바니 새삼 이야기할 이유도 없다.
그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자
우선 무차별 동원이 벌어졌다. 박스로 경선 참여명단을 적어 입력한다고 박스떼기라는 신조어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그 명단에는 당시 청와대에 계신 노무현 대통령의 주민등록번호도 있었다. 종로지구당에 있던 노대통령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누군가의 도발에 의해 경선명단에 입력된 것이다
이렇게 무차별 동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경선명단의 전산 관리소흘이 일어나 어떤 사람은 투표를 하고 어떤사람은 투표도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당시 경선 후보로 등록한 후보의 부인 조차 경선 투표권이 날라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다. 개인적으론 나 역시 투표장에 갔으나 명단에 누락되었다는 말을 듣고 분통 터트린 기억이 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지역별 비례 원칙이 무너지자 한 후보가 전북에서만 20만명의 경선인단을 입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인구비례로 전국유권자의 20분에 1도 되지 않는 전북이 전체 경선인단의 20%를 차지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진다.
여기서 비극은 끝이 아니다. 부산지역 경선을 할때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전날 한 음식점에 모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전국에서 모인 해당 후보의 운동원들이 100여대의 차량을 동원해서 다음날 경선에서 사람들을 실어나르기로 하는 사전모임을 한거다.
이걸 다른 후보진영의 국회의원이 알고 급습을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자 양측 운동원 간에 그 심야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여성 국회의원이 몸싸움에 밀려 쓰러지기 까지 한다. 이 모든게 당시 언론보도를 뒤져보면 다 나온다.
결국 참다못한 한 후보가 중도에 경선유세를 불참하고 잠적한다. 언론은 대서특필을 했고 오픈프라이머리 하면 상대를 한방에 보낸다던 대통합신당은 한방을 때리긴 커녕 500만표 차이라는 역사상 최대 한방을 맞고 침몰하고 만다.
흥미로운건 이때 경선관리를 담당했던 주요 사람들이 누구냐면 망한 열린우리당을 허물고 새롭게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한나라당을 이기자고 넘어온 이른바 시민운동 그룹들이다. 이른바 재야의 명망가들이 당에 들어와 오픈프라이머리의 관리를 맡았다.
그리고 결국 대선 결과와 같이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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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민노당과 진보신당 지지자 또는 당원 분들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과연 내년 4월 총선연대에서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제도를 들고 위와 같은 현장 동원방식의 경선방식을 관철하려 할때 관악의 이정희, 노원의 노회찬, 고양의 심상정 후보가 이를 받을 수 있을까? 난 받을 수도 없고 받아서도 안되고 또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도 안된다고 본다
시민단체에도 묻고 싶다. 과연 위와 같은 대혼란이나 비민주적인 행동 없이 경선이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과연 시민단체가 민주당을 상대로 그 합리적 대안을 얻어낼 수 있을까? 당신들의 선배들도 07년에 실패했는데...
역설적이지만 07년 한나라당의 당내경선은 토론과정에서 다소 험악한 분위기는 연출되었지만 실제 경선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참고로 한나라당의 경선방식은 20:30:30:20(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여론조사) 였다. 나름의 현실이 잘 밸런스된 안이라고 생각된다
난 민주당이 02년 국민경선을 무사히 그리고 감격적으로 치른건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그래도 그때는 양심이 조금은 있었고 도덕적 순결성이 있었기 때문. 둘째, 하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 잘한것도 없이 다시 하늘의 도움을 받아 기적을 바라는 것은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
민노당이 진보신당과 분당이라는 파국을 맞게 된거도 어쩜 당내패권주의 다툼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쪽수가 많은 정파가 현장 동원력을 이용하여 당내 권력을 독점하는 상황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어찌되었던 투표는 민주적으로 했으나 결과는 패권적이었다는 거. 이게 원인이 아니었을까?
이런 면에서 볼때 김해을에 현장 선거를 하자는 민주장의 입장은 지극히 패권적이다. 실제 그들은 자기들의 김해을 후보를 정하는 당내경선엔 현장선거를 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경선만 했다. 현장 동원선거를 하자는 건 이제까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비추어볼 때 반드시 파국을 부른다. 하나가 되는 경선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는 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하겠다는 것은 야권 연대의 중요성, 내년총선의 연대 , 정권교체의 가치 이런것 보다는 특정정당이 잘되는 걸 절대 볼 수 없다는 태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언론, 시민단체 역시 그런 생각에 조금은 동조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