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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에 개곰이 올린 ‘노무현의 힘’이라는 글을 읽었다. 그 중에 ‘무슬림형제단의 힘’ 에서 1928년부터 무슬림 형제단이 민중의 저변에서 활동하여 이제는 이집트에서 흔들리지 않는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았다고 읽었다.
읽었다고 한 것은 무슬림형제단이 정파로서 중앙정치가 아닌 지방정치에 몇 십년간 활동하다가 기반을 다진 후 88명의 의원을 냈다고 읽었다는 것이다.
지금보니 잘못 이해했더라. 무슬림형제단은 우리로 말하면 전통있는 시민단체더라. 단지 그 출신의 의원이 대거 진출해서 세력이 탄탄해 졌을 뿐. 하지만 그 잘못 읽은 것 때문에 이런 생각도 하게 됐다.
은평을인가? 하여튼 야권 단일 후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참여당은 찬밥 신세고, 맨날 징징대는 것 처럼 그려지고 김해을처럼 참여당 당원 몇몇이 오바한 것 가지고 죽일놈 살릴놈 하는 것을 보며 생각이 든 것은 잘못 읽은 글이 모티브를 줬다.
그 당시 생각은 참여당이 중앙정치를 포기하고 지방정치에만 전념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었다.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광역의원 쪽에 당분간 중점을 두고 밑바닥을 다진 뒤 그 다음은 광역단체장으로 진출해서 기초공사를 철저히 하는 것을 생각했다.
기초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이놈 저놈한테 쓸데없는 소리를 들을 필요 없이 국회, 대선에도 당당히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창호가 잘나갈 때 이창호의 힘을 보통 ‘정확한 형세판단’이라고들 했다. 흔히 거저 먹을 수도 있는 데도 그 쪽에 착점 안하는 것을 보고 ‘이창호의 계산서가 나왔다.’고 했다. 그만큼 이창호의 형세판단을 믿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창호의 힘’을 ‘참음’에 있다고 했다. 이창호는 대마 킬러도 아니고, 묘수를 쓰는 타입도 아니고, 화려한 포석을 두지도 않는다.
상대방의 허점이 보여도 바로 달려들지 않고 싸움을 걸어도 묵묵히 참고 응하지 않는다. 이창호는 끊임없이 상대방의 빈틈을 노리고 조금씩 집을 깍아나간다. 세력을 깍는 게 아니라 집을 깍아나간다. 바둑은 어차피 집싸움이다.
이창호는 날카롭지도, 화려하지도, 두텁지도 않지만 끈질김이 있다. 끈질기게 상대방의 허점을 추궁한다.
나는 참여당이 중앙정치에 또아리는 틀고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는 기존 정당의 허점을 파고드는 것이 지방정치, 지방자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진입하는 징검다리 역할 정도로 생각하는 것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구호야 멋있을는지 몰라도 “풀뿌리”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 지 의문이다.
지금도 생각은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게 엄청난 인고의 세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당에 가입하여 나름대로 열정을 가진 사람이 중앙정치에 대한 열망이야 누군들 없지 않을까.
그걸 인내하여 최소 20년 정도는 변두리만 연연한다면 누가 당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까. 나는 ‘무슬림형제단의 힘’을 제대로 읽지 않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도 생각은 변함이 없는 데 감히 주장은 못하겠다. 그 아픔을 참으라고 할 용기가 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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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