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팔닷컴 눈팅만 하다가 방금 가입했다.
반말투의 글쓰기 문화가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고 꽂히면 파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주저주저 하다가 가입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 해야 하는 법! 나도 반말투의 어법을 사용하고자한다. 가장 친근하고 존경이 갈때만이 존칭과 존댓말을 생략하는 나의 언어 습관에 입각하여 친근과 존경의 마음으로 박봉팔 닷컴의 룰을 따르기로한다.
나는 전북지역의 아주작은 도시, 인구 10만이 되지않는 소도시의 참여당 지역위원장이다. 소시민으로 살다가 어찌어찌하여 노통 좋아하고, 유시민 좋아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되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전라도에서 참여당하기 정말 힘들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가야할길은 가야지.
전북도당 전자당보 원고 좀 보내달라기에 쓴글 올리면서 오늘 인사는 마친다.
아무튼 반갑고 자주 놀러올것이다.
[국민참여당 전북도당 전자당보에 올린글]
길 위에서, 유시민 그에게 길을 묻다!!
전자당보 원고를 부탁받고 무슨 내용의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소위 “유빠”라고 자부하는 나에게 ‘왜 유시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런 글도 전자당보에 오를 수 있는지 양해를 먼저 구한다.
1980년대 후반 나는 대학에 들어가 제도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가끔씩 여행을 떠나던 것이 일탈의 전부였지만 제도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졸업을 하였고, 지방대이지만 무난하게 진학을 하였다. 자유롭고 따스하기만 하던 대학의 봄날은 몇일가지 않았다. 정문앞에선 매일같이 화염병과 투석전,그리고 매퀘한 최류가스의 연기로 뒤덮였고, 나는 어느새 그 대열에 조금씩 조금씩 다가서고 있었다. 그리고 선배의 추천으로 읽게 된 두권의 책이 나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한권은 고 조영래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이고 또 한권은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이다. 나름대로 독서광이었던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이었다. “전태일평전”은 동시대를 살았으면서도 어느 노동자의 처참한 삶과 죽음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으로 나를 힘들게 하였고,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죄도 없이 종신형을 받게 되는 드레퓌스대위의 이야기부터 미완의 혁명 4.19까지 나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접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또한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로 시작하는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는 청춘시절 나를 항상 뜨겁게 달궈주는 주문처럼 내내 나의 가슴속에 숨쉬고 있었다. 나는 유시민 그의 책을,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같이 공감하며, 독자로서 동지로서 그렇게 20대의 나의 청춘에 자리잡게 되었다.
열병을 앓는 것처럼 항상 뜨겁기만 하던 나의 청춘은 사회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의 몰락과 최영미 시인의 “서른잔치는 끝났다”와 함께 조금씩 식어갔고 결혼을 하고 두아이의 아빠가 되어 시장에서 노동을 해야만 가족을 건사하는 평범한 소시민이 되었고 가장이 되었다.
2002년 초에 나는 “노사모”회원이 되어 다시 조금씩 뜨거워 졌고 “노빠”가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유시민을 다시 만났다. 100분토론의 유명한 사회자, 소위 잘나가는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운동권 유시민이 노무현의 방패막이가 되어 참여정부를 출범 시키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나 둘씩 노무현을 버리고 떠날 때에도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 실장으로 남아 굳은 비, 매운 매를 맞으며 당당히 자기자리를 지켰던 유시민 그에게 나는 청춘 시절 독자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 정치인이라는 희망을 보았고 지지자로 위치를 바꿨다.
초기 국회의원 시절, 그의 홈페이지 유시민의 아침편지가 업데이트 되기를 기다렸고 그의 편지를 설레이게 읽었으며 그의 편지를 통하여 대한민국 현실정치의 한계와 소수파로서의 좌절을 함께 맛보았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그가 권력의지를 접고 그저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책을 쓰고, 강단에 서서 후학에게 강의를 하고, 가끔 좋아하는 낚시를 즐기는 지식소매상으로 돌아가 버릴까봐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역사는 유시민 그를 순탄하게 놓아주지 않았고 그는 다시 노무현의 못다이룬 꿈을 위해 작은정당 국민참여당의 당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서있는 길 위에 같이 서있다. 한때 나의 청춘을 뜨겁게 달궜던 작가 유시민이 정치세력의 동지로서 같은 길 위에서 있다. 그리고 그에게 길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