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10일까지 징검다리 휴일이라고들 하더라. 6일과 9일만 쉬면 연속으로 6일을 쉬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만 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내 사정은 이렇다. 우린 5일 쉬고 6일 근무했다. 토요일, 일요일이었던 7,8일은 당연히 쉬고 빨간 글씨인 내일 사이에 끼어 있다 하여, 9일 오늘도 쉰다.
그런데 오늘 몸은 쉬는데, 마음은 편치가 않다. 오늘 쉬는 대신 내 금쪽같은 휴가에서 하루를 빼기 때문이다. 정규직 처럼 연간 15일 이상을 연가로 쉬면, 내가 이렇게 억울해 할 것도 없는데 비정규직인 나는 연간 달랑 4일이 휴가다. 나는 소위 말하는 진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다. 대학에서 일을 하는데, 휴가는 여름방학 2일, 겨울방학 2일이다.
작년 추석에 연달아 쉬느라고, 추석연휴로 9일을 쉬었다. 양쪽에 토요일, 일요일 끼고 중간에 있는 20일과 24일을 쉬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것 때문에, 겨울 방학에 있어야 할 휴가 2일이 없어졌다. 결과론적으로 이틀을 쉬기는 했지만 웬지 겨울방학 휴가를 도둑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들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없는 방학 동안 우리 하는 일은 더 힘이 들다. 방학 중에 소위 말하는 대청소를 하는데, 그게 장난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정말 필요한 휴식은 방학 대청소 중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쉬는 대신, 여름 방학 휴가가 하루 없어진다 생각하니 이건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다. 7일날 아들, 손자, 며느리 다같이 부모님을 뵙고 와서 오늘은 뵐 어른도, 볼 사람도 없다. 남편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 보자고 하는데 토요일 고향에 다녀와서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일기예보에 뭐, 돌풍에 폭우가 쏟아진다 해서 주저앉아 있는데 아직까지는 비도 안 오고, 짜증만 왕창 나는 중이다. 정규직 지들 마음대로, 비정규직의 소중한 휴가 하루를 뺏어 간 날이다.
비정규직도 연간 15일의 휴가가 있다는 말 하지 마라. 나도 안다. 꿀 먹은 벙어리라는 말, 뭔 말인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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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