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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대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핵심은 기축통화국가와 기타국가와의 관계이다. 여기서 현대 자본주의라고 임의로 칭한 것은, 그 이전에는 기축통화라는 것이 지금처럼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요점은 결국 물건을 팔아치우는 것이다. 자본가 입장에서 투자한 설비와 공장의 고정비는 어짜피 계속 새어 나가기 때문에 물건을 팔지 못하면 자본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 그런데 물건을 사겠다는 소비자는 지갑사정은 유한한 것이 문제다. 근본적으로 왜 유한할 수 밖에 없는지는 예전에 올린 글에서 설명한 것 같다.
암튼 그런 사정 때문에 과거에는 독점적으로 잉여생산품을 퍼부을 수있는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각자 식민지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그것도 지구라는 별의 공간적 제약 때문에 곧 한계에 다다르고,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싸워서(세계대전) 결국 그런 방식은 실퍠로 귀결되고 만다.
그 후 구매력이 고갈된 식민지를 대신해서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소비해준 곳이 바로 미국이다. 이 때부터 기축통화라는 것이 자본주의가 존재할 수 있는 핵심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뭐냐면... 물건을 사주려고 달러를 계속 찍다보니 달러 대비 실제 금의 가치는 계속 올라가는데, 미국의 달러는 금과 교환비율이 고정된 통화다. 마치 요즘 중국 위안이 미국 달러에 대해 교환비율이 고정되 있듯이.
그러니 미국 정부가 보관중인 금을 똥값이 된 달러를 들이대고 찾아서 다른 곳에서 팔면 대박이 터지는 미스매치의 상황이 발생한다. 즉 미국의 금이 싼값에 전부 유출되게 생겼다. 그래서 닉슨대통령이 달러와 금을 더 이상 못바꿔주겠다고 배째라 선언( 금본위 포기)을 하는데, 금의 제약에서 벋어난 자유로운 달러 덕에 더욱 더 통화팽창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을 제외한 자본주의 국가들은 미국에 수출을 통해 부를 축적하게 되는데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아직 사회주의 체제였던 중국은 물론 해당없다.
오래 전에 서프 국제방에서 '이리'라는 논객이 경제관련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강조하던 것이 기축통화 달러의 '세뇨리지 효과'였는데... 이것은 진짜 핵심을 놓친 소치라 하겠다. 달러 패권의 진짜 핵심은 끊임없이 수입을 해주면서 수출국을 먹여 살리는데 있다.
그렇다고 돈을 무궁무진하게 찍어낼 수도 없는 것이니 카터 시절에 이르러는 미국 경제가 다시 망가지기 시작했고, 이 때 자본주의 동맹국들에게 좀 박하게 굴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레이건 때 부터 특단의 조치가 발동되었으니 그것이 첫째는 공산권 해체, 둘째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진입이다. 중국이 자본주의에 편입된 것이 바로 80년대 말부터다.
다른 모든 자본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기축통화 국가가 아닌 이상 수출을 해야만 한다. 더구나 지지리 궁상 땟국줄줄흐르는 가난한 자국 국민들에게 무슨 물건을 팔아서 무슨 이윤을 취할 것인가? 중국은 저임금을 무기로 무조건 수출 제일주의로 고고씽할 수 밖에 없다.
즉 자본주의 국가가 수출이 안되는 그 나라는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 박정희 시절 한국이 수출을 엄청 한 것 같지만, 지속적 무역적자국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따라서 박정희 시절 한국 경제는 여러번 부도위기를 반복한다. 우리가 흑자국으로 전환한 것은 플라자 합의 이후다. 그러다 김영삼 때 다시 적자로 전환되고, 적자국 주제에 원화가치가 올라가니 외환위기가 온 것이다.
암튼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수출대국이 되는데... 지금 까지는 잘 굴러가는 것 같지만 결국 거대인구가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원래 저임금 노동자들이 풍부하면 그들이야 힘들고 착취당하는 입장이지만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행복하다. 우리나라 70~80년대가 그랬다. 그런데 저임금 노동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회불안과 국가분열의 요인이 된다.
거기에다 결정적으로 중국 자체의 자원 만으로는 중국의 인구를 부양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전세계 자원을 탐하고 제국주의적 성격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물가폭등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수출지향으로 가면서 물가상승으로 빈익빈 부익부를 경험했는데... 중국도 이것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 물가 상승에 맞게 임금을 올려줘야 국가의 안정이 유지된다. 이게 우리로 치면 노태우 시절 정도로 보면 된다고 중국은 이제 그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런데 임금이 올라가도 일하는 사람이 모자라면서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은 사람은 남아 도는데 임금을 올려야 하는 황당한 상황인 것이다.
그럼 어찌되겠나?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중국의 국가 경쟁력은 급속도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빈익빈 부익부의 악화를 그냥 방치해야 한다. 여기서 중국인민들의 선택은 어찌될 것인가? 역사 속의 중국은 원래 민란으로 유명한 나라다. 중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난감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외부에 있다. 자본주의의 젖줄이자 자본주의 제품의 최종 소비처인 미국이 신자유주의 거품을 열심히 만들다가 2008년도에 드디어 그 거품이 터져버린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돈을 계속 찍어내는 수 밖에 없다. 이름은 거창한 양적완화지만 본질은 돈찍기다. 그래도 경제는 못산다. 걍 그렇게 가는 것이지. 근본문제는 구매력의 소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찍기를 멈출수는 없다. 그러면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 그럼 달러와 연동된 위안화의 가치는 어떻게 되나? 미국의 돈찍기가 거듭될 수록 중국인민들의 인플레 고통은 배가될 것이다. 그렇다고 페그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로 가면 수출경쟁력의 와해는 불보듯 뻔하다.
몇달전에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의 파업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방글라데시라면 세상에서 인건비가 가장 싼 곳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곳의 노동자들도 버티지 못하는데, 사회주의를 경험한 중국의 노동자들과 돈맛을 알아버린 중국 자본가들 사이에 간극은 어찌 메꿀 것인가?
거기다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야 말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대들보인데..
흔히 경제를 논하면서 미국시장이 망가지면 중국같은 신시장을 개척하면 된다고 말한다. 중국같은 신시장의 구매력이 어디서 나왓나? 바로 그들이 미국과 유럽에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의 수출처가 미국이니 결국은 바로가나 돌아가나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에서 나온 것이다. 즉 중국시장은 미국시장의 파생적 시장일 뿐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에 위기가 닥쳤을 때 모든 자본주의 수출국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미국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대 경쟁국가들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유럽,일본,한국,중국,인도,베트남 등등의 나라가 미국시장을 놓고 서로 상대를 죽이려고 경쟁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 상대는 당연히 중국과 일본이다. 기술수준으로 보나 지역적으로 보나.)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 한마디로 밥그릇 싸움. 역사를 관통하는 단순한 논리다.
즉 100년 전에 유럽각국이 식민지를 놓고 경쟁하던 것처럼 지금은 자본주의 공업국들이 미국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물론 이 시장도 계속 쪼그라 들고 있지만... 그런데 미국은 100년전의 허접한 식민지같은 존재가 아니고, 오히려 적극적 선택권자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군사력이 아직 세계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은 자기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이런 배경에서 대미관계와 대중국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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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