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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에 "더 이상 친노는 없다!"는 제목으로 나온 민주당 백원우 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써 볼까 한다. 말미에 백 의원이 "민주당 전체는 친노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단순히 희망사항을 말한 게 아니라 앞에 여러가지 전제들을 내세운 걸로 봐서 논리적 귀결로 말한 걸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해당 부분을 명제별로 나누어서 번호를 붙이면 다음과 같다. (http://breaknews.com/sub_read.html?uid=173491§ion=sc1§ion2=정치일반)
"①민주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치를 이어 받은 정당이다. ②때문에 민주당엔 반DJ세력은 누구도 없다. ③또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따라서 민주당 전체가 DJ라면, 그와 동시에 ④민주당 전체는 친노가 돼야 한다."
각 명제를 본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리하면 백의원은 아래처럼 전제 ①②③에서 결론 ④를 도출한 셈이다.
①민주당은 김대중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②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③노무현은 김대중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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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민주당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
먼저 ①은 "A의 가치를 이어받은 B는 A의 지지자이다"라는 암묵적이고 누구나 인정하는 전제와 함께 ②를 말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뿐이다.
A의 가치를 이어받은 B는 A의 지지자이다.
①민주당은 김대중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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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③ 역시 "A의 가치를 이어받은 B는 A의 지지자이다"라는 암묵적인 전제와 함께 "노무현은 김대중의 지지자이다"라는 새로운 명제 ⑤를 암시하고 있다.
A의 가치를 이어받은 B는 A의 지지자이다.
③노무현은 김대중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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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노무현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결국 ①과 ③을 제하면 남은 전제는 ②와 ⑤, 두 명제이고, 거기서 ④가 도출된다.
그런데, 백 의원은 "민주당 전체가 DJ라면, 그와 동시에 민주당 전체는 친노가 돼야 한다"고 아래와 같이 ②만으로 ④가 된다고 한다.
②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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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대중의 지지자인 것과 민주당이 노무현의 지지자인 것은 논리적 연관 고리가 없다. 철수가 박지성을 좋아한다는 전제에서 철수가 김연아를 좋아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없다. 논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앞에서 새로 나온 명제 ⑤를 전제로 추가해 보자.
②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⑤노무현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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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
그래도 역시 논증은 성립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김대중 지지자라는 명제와 노무현이 김대중 지지자라는 명제는 논리적으로 서로 엮을 수 없다. 철수가 김연아를 좋아하고, 순희도 김연아를 좋아한다고 해서 거기서 철수가 순희를 좋아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민주당 대신에 백원우를 넣어보면 이해가 빠를지 모르겠다.
백원우는 김대중 지지자이다.
노무현은 김대중 지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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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는 노무현 지지자이다.
위 논증은 타당하지 않다. 백원우가 노무현 지지자인 것, 백원우가 김대중 지지자인 것, 노무현이 김대중 지지자인 것은 서로 논리적으로 무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백원우 대신 한명숙이나 안희정, 이광재, 카다피, 오바마를 집어넣어봐도 마찬가지이다. 요컨대 백 의원이 제시한 전제들만 가지고는 "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가 논증되지 않는다.
이제 마무리를 짓자. "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는 명제를 전제로 "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는 결론이 논증되기 위해서는 "김대중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는 백 의원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전제 ⑥이 필요하다.
⑥김대중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
②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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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논증이 성립하는 것이다. 백원우 의원이 "민주당은 김대중 지지자이다"와 "노무현은 김대중 지지자이다"에서 간단히 "민주당은 노무현 지지자이다"라고 해 버렸는데, 이는 "김대중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는 전제를 생략한, 성립하지 않는 논증이다.
그리고 백 의원이 "김대중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라는 전제를 언급했다 해도 그 전제는 참이 아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김대중 지지자이지만 노무현 지지자이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원래 노무현을 지지하지도 않았지만 서거 후의 추모 열기를 보고 놀라서 말로만 노무현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친노인 백원우 의원이 못 알아본단 말인가? 그런 사람들은 모두 "김대중 지지자는 노무현 지지자이다"라는 전제에 대한 반례들로서 전제 자체가 틀렸음을 입증한다. 그러므로 민주당이 친노무현당이라는 말은 궤변이다.
백원우 의원은 정말로 김대중 지지자가 곧 노무현 지지자라고 생각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민주당이 친노무현당이다"는 말은 희망사항이 될 수는 있어도 논리적으로 성립이 불가능함을 알기 바란다. 희망 사항을 논리적 귀결처럼 두리뭉실 포장하는 건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오랜 기간 토론도 하고 글도 썼다는 사람으로서 논리적 비약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고도, 당연한 이야기를 왜 이렇게 길게 썼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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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