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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의 한 주체인 ‘시민회의’ 이학영 상임의장이 국민참여당 당원 앞으로 쓴 편지(‘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과정에 참여 여부를 둘러싸고 고민하시는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를 유시민 대표에게 보내 오셨습니다. 존경받는 시민사회단체 지도자의 글을 당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어, 글을 올립니다. - 당대표 비서실장 김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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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과정에 참여 여부를 둘러싸고 고민하시는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강자들만이 자유로운 세상을 어떻게 모두가 함께 자유롭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꿀 것인가? 생명과 평화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런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을 만들 것인가 함께 고민합시다.
이 학 영(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상임의장)
안녕하십니까?
국민참여당 당원도 아닌 사람이 국민참여당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 또한 나서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이런 글을 올리기까지 사뭇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저 나름대로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있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 특히 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 논의에 국민참여당의 입장과 결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하여 제 짧은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정과 참여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 2012년 선거는 21세기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회전의 장이다.
2012년을 앞둔 저는 고민이 많습니다.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여러분도 저와 똑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아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 나라가 사람이 살만한 나라, 자식들의 미래에 희망을 걸만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입니다. 오늘의 한국사회 현실이 저와 여러분을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악화와 전쟁대결분위기 고조, 경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각해지는 일자리와 물가고, 생활의 불안, 각박해지는 사회와 흉흉해지는 민심, 그 한편에선 더욱 공고해지는 정치, 사회, 경제적 강자들이 군림하는 대한민국을 보면서 걱정과 근심과 염려와 분노와 절망 등의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면서 더는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결국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선거를 통한 정치의 변화만이 최종적으로 그것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경험하고 있습니다. 2012년은 이런 암울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구조와 원인을 혁파하기 위해 정치적 대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나라, 힘없고 돈 없는 국민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줄 정치세력에게 권력을 맡기지 않는다면 다시는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저를 짓눌러 옵니다. 역사 이래 어디 그런 세상이 있었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적어도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나와 내 자식들이 행복할 테니 말입니다.
-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정권교체의 정치구조를 민주당-대중진보정당 양당구조로 바꿔가야 희망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저의 그런 꿈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구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두 정당의 정권 교체만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란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의회권력과 행정부 권력을 바꾸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 것입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현재보다 훨씬 나은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민주당으로 권력교체 된다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다시 평화교류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인권정책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국민의 생활권과 다양성이 존중되고 인정되는 쪽으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경제정책에서도 현재와 같은 토목건설 정책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양당 중심에 몇 개의 군소정당이 존재하는 구조가 그대로 간다면 다음 선거에서 한나라당 정권에서 민주당 정권으로 바꾸어내는 것이 우리의 최선의 목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한국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저로서는 이런 구조를 더 나은 정치구조로 바꿔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대 세계자본이 막대한 규모의 금융과 높은 기술력과 자원 장악의 지배력을 통해 자신들의 최대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로 재편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좀 더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세력, 이미 정부보다 더 강한 사회경제적 힘을 장악해버린 대재벌들과 그들의 이익에 봉사하는 정치 사회 권력기관으로부터 힘없는 일반 시민들의 삶을 지켜줄 정의로운 정치세력, 어떤 정치 사회적 탄압과 회유, 매수에도 굴하지 않고 시민대중들을 믿고 버텨줄 정치세력, 부패하지 않고 말로만이 아닌 몸과 행동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해줄 그런 정치세력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저만의 꿈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열망들의 한 노력으로 나타난 것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과거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 기타 다양한 사회운동을 했던 분들과 함께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노동자, 농민들을 기본으로 하면서 진보의 세상을 꿈꾸어 왔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그리고 기타 여기에 동조하는 여러 사회단체들과 함께 ‘진보대통합을 위한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여 최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될 ‘합의문’을 만들어냈습니다. 각각의 참여주체들의 협상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참여주체 누구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 시기에 한국사회에서 진보정치세력이 동의해야할 최소한의 합의수준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은 대단한 결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에 국민참여당이 함께 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이 연석회의에서 가장 어렵고 드러내놓고 논의하기 쉽지 않은 의제는 국민참여당에 관한 논의입니다. 아시겠지만 제가 속한 ‘시민회의’는 결성 초기부터 한국사회 정치지형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체제에서 민주당과 ‘새로운 대중진보정당’ 양당이 중심이 되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기타 정당이 소수정당이 되는 정치구조로 바꿔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한국사회 미래의 정치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현재 지구촌에서 그나마 가장 바람직한 사회라고 일컬어지는 북유럽 복지국가들과 비슷한 모델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랬기에 그 어느 때보다 복지국가와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이 드높은 2012년 선거에서 그런 바탕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까지 진보정치세력이 군소정당으로 머물러서는 한국사회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소수 진보정당만으로는 이런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노동자 농민을 기반으로 하되 21세기 새롭게 나타난 참여형 시민계층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시민적 진보정당’ 또는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확대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87년 시민혁명 이후 새롭게 나타난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생태운동, 시민권익운동, 주민자치운동, 평화운동, 교육운동, 장애인 등 소수자권리운동, 생협운동, 인권운동, 지식인운동 등등)에 참여한 시민과 활동가들, 아울러 새롭게 등장한 시민정치운동세력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민정치운동 세력이라 함은 광우병 사태 등에서 촛불로 상징되는 참여적 개개인, 더 나아가서는 그런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결단하여 정당운동으로 까지 발전한 사람들, 예를 들면 국민참여당의 다수의 당원들 같은 분들이야말로 새롭게 만들어질 ‘대중진보정당’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이 가치와 구성원이 새로워지고 그랬을 때, 그동안 진보정치세력에게 굴레처럼 덧씌워졌던 부정적 이미지와 내용을 일거에 바꾸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노동자 농민만이 아닌 도시청년들, 평범한 아파트 주부들까지도 지지자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만이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실제 투표장에서 표를 받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회의는 시종일관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에 참여할 세력으로 시민사회운동세력과 현존하는 정치세력 중에서는 국민참여당을 꼭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현재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주체들은 기존의 협소한 세력만이 참여한 진보정당에서 광범위한 새로운 세력을 포함할 수 있는 대중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하고, 비판적인 소수정당에서 집권가능한 정당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국민참여당이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는 대다수가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이견 또는 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크게는 지난 참여정부 동안 기존의 진보정당들이 주장했던 정책과 이반되는 정책을 펼쳤거나 또는 결과적으로 진보정당의 기본세력인 노동자 농민들, 도시빈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든다면 노동유연화정책에 따른 비정규직 양산, 해외 파병, 한미 FTA 협상 등등입니다. 저는 이런 문제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진보정당들이 과거 정책의 잘못을 인정해라, 성찰해라 등등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고 이전에 자신들의 기존 정책과 달랐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 피해를 입었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참여당에서 이에 대해 어느 부분은 인정하고 어느 부분은 인정하지 못하면서 불편해하고 또는 분노하는 분위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존의 진보정당도 국민참여당도 진지하게 논의의 장에서 만나야 한다. 서로 이해하며 함께할 수 있는 진보의 가치와 정당운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저는 그럼에도 기존의 진보정당도 국민참여당도 하나의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자존심의 훼손, 정체성의 훼손에 따른 서운함, 분노, 불신 이런 것들로 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이 결렬되거나 결정되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디 가서든 이렇게 말합니다. 백리 길을 갈 사람이 십리 길을 갈 사람보다 품이 넓어야 하고 생각이 깊어야 한다고요. 백리 길을 갈 사람이 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십리길 갈 사람을 부추기며 가야 한다고요. 우리는 백리 길을 가야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어느 정치세력처럼 돈과 권력도 없는 사람들의 정당입니다. 이제 신생정당이니 대중적 신뢰도 약할 것입니다. 엄호해줄 언론환경도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안 되도록 물고 뜯을 것입니다. 짚신 몇 켤레와 주먹밥 몇 개로 험난한 백리 길을 가려면 한명이라도 더 우리 곁으로 지지자를 모아야 하고, 안 오겠다고 해도 설득해서 십리길이 끝났을 때 오리길만 더 가자고 부추기고 설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합의한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에 참여할 최소기준인 ‘연석회의 합의문’에 동의하는 세력,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함께 하자고 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정책과 비전, 가치들에 대해서는 더 진지하게 논의하면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쟁점으로 되어있는 FTA에 대한 입장차이 문제만 하더라도 진지한 논의를 하면 얼마든지 서로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외국과 통상 교류 없는 대한민국을 상상할 수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몇 개의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 이외에 다수의 서비스, 산업 분야가 몰락해버릴 수 있는, 그러면서 세계기업에 국민국가의 정부가 규제권을 놓아버릴 만큼 위험한 통상협정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석회의가 최종 타결한 합의문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합의문에 과연 국민참여당이나 시민사회세력들이 선뜻 동의하고 수용해줄 수 있을까 더 염려했습니다. 기존의 진보정당이나 진보적인 사회단체에서는 일상적 또는 낮은 수준의 내용과 표현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일반 시민들이나 국민참여당의 당원들에게는 낯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참여당 지도부는 그럼에도 연석회의 합의문 타결을 환영하고 새로운 진보정당건설 논의에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습니다. 저는 내심 국민참여당의 지도부의 그런 결단에 놀라움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 내부의 논란과 복잡함이 있을 터임에도 큰 방향에서 한국사회의 올바른 발전의 길에 함께 하기 위해 지도부로서의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민회의가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의 한 주체로서 국민참여당이 함께 해야한다고 주장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보다 오히려 민주당과 더 가깝지 않느냐, 민주당과 통합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저는 두 가지 점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추구하는 가치 면에서 국민참여당은 민주당보다 훨씬 사회적으로 더 다양한 사회적 가치, 즉 생태, 인권, 지역자치, 소수자 권리,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높은 당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당에 내려가 보면 어떤 사람들이 당원들이며 지지자인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진보정당 당원들과 사회의식이나 참여활동이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도시 중산층, 지식 노동자들이 주가 되다보니 노동자 농민들의 현실이나 조직운동에 대한 관심이 기존의 진보정당보다 더 낮을 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참여당과 당원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농민들, 도시빈민들이 비참한 현실을 가슴 아파하고 개선되기를 바라는 정당이고 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되어 함께 공부하고 함께 활동한다면 서로의 이해와 관심의 폭이 넓어져 더욱 새로운 진보정당의 구성원들로 함께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기존 거대정당과 국민참여당이 다른 것은 당의 기반과 조직운영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특정 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정당입니다. 지역근거가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정당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당 운영방식이나 지도력을 세우는 방식이 하향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적인 당원과 조직보다는 무조건적인 지역 지지기반에 근거하다보니 당내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로부터 조직 속에서 활동하고 검증받으며 올라온 지도력들로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고 조직 활동에 참여하는 당원들이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그런 정당이 되어야만 대중정당으로 발전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런 점에서 저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국민참여당이 훨씬 더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당들이 통합되어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만 잘 만들어낼 수 있으면 얼마든지 하나의 새로운 진보정당으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진보정당들이 국민참여당에 갖는 불신과 부족함, 국민참여당이 기존 진보정당들에 대해 혹시 가질 수 있는 구태의연함에 대한 거부감도 모두 새롭게 질적 변화발전을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기존 진보정당들이 이런 점에서는 국민참여당에게 훨씬 더 많은 배려와 설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국민참여당이 만족해서가 아니라 부족하다고 생각될지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민주노총, 농민단체 등등의 결합만으로는 어느 누구도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이 만들어졌다고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입장과 가치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대중들은 그렇게 꼼꼼하게 봐주거나 믿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민참여당은 기성 정당들 중에서는 가장 진보정당에 함께 할 수 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대중진보정당이 기존 진보정당과 달리 새로워졌다는 가장 설득력 있고 가시적인 모습은 정치세력으로서는 국민참여당을 사회세력으로서는 기존의 민중운동과는 전혀 다른 시민사회운동세력들을 합류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두 세력 중에 더 효과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은 시민사회세력보다 국민참여당과의 결합일 것입니다. 시민사회인사들은 동참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눈에 띄지 않겠지만 국민참여당은 기존의 진보정당과는 상당히 다른 이미지를 가진 정당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설명할 필요 없이 새로운 세력의 탄생이라고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민참여당 정도가 참여할 수 없는 정도의 진보정당을 만든다고 하면 다양한 시민사회세력의 동참도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민단체들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은 국민참여당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비정당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기존의 진보정당만의 통합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진다면 국민참여당보다 더 다양성과 개별성을 존중하는 시민운동의 조직문화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은 스스로 그 정당에 가서 자기실현을 할 수 있을까 염려하고 주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대중진보정당 건설에 국민참여당의 참여가 갖는 의미는 새로운 세력을 광범위하게 포함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름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국민참여당이 만족해서가 아니라 국민참여당 당원들 정도를 포함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어야 국민참여당에도 가입하지 않는, 정치적 결단과 수준이 더 낮은 이 땅의 수많은 새로운 진보적 국민대중을 합류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 어려운 일이지만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부르지도 않는 잔치에 뭐 하러 가나? 아마 현재 여러분 대다수 이런 기분일 것입니다. 그간의 기존 진보정당 쪽에서 보여준 국민참여당에 대한 발언, 입장이나 태도 등에서 충분히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쾌하고 참기 힘든 부분도 있을 줄 압니다. 거기다가 당을 만든지 얼마나 되었다고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거냐, 거기다가 함께 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는데 굳이 우리가 함께 할 것이 뭐냐. 우리끼리 우리가 만든 국민참여당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고 정치개혁을 해가자고 주장하신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참여당 당원의 입장에서 국민참여당의 자존심,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어떤 정치적 희생과 결단의 결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사회의 좀 더 근본적인 진보적 변화,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한나라당 민주당 양당만의 권력교체의 정치지형을 그대로 두는 한 한국사회 정치발전이 어렵다는데 동의해주신다면 더 큰 국민참여당, 더 새로운 국민참여당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을 만드는 일, 거기에 함께 하는 일에 적극적 관심과 이해를 바라겠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도 자부하듯이 국민참여당은 참 특이한 경로와 상황을 통해서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6월 항쟁 이후 새롭게 정치적 주체로 자기혁신을 해온 다수의 시민대중들이 참여민주주주의를 몸소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여기에는 기본 대중 조직도 없습니다. 그저 각계각층, 각지에서 양심적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분들이 더 이상 기성정치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되고자 결단을 내리고 참여하여 만든 정당입니다.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지도 않았습니다. 특정 계급에 기반을 두지도 않았습니다. 21세기형 새로운 사회공간에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자유롭고 유연하게 만들어진 조직정당입니다. 이런 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등과는 전혀 다른 조직문화를 가진 정당입니다. 저는 이런 점이 국민참여당이 갖는 뛰어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새로운 진보정당에 이러한 점이 결합된다면 그 정당은 기성 정당들보다 훨씬 대중적이고 유연한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시민사회가 갖는 다양성, 편한 접근성 등이 결합된다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런 점만 가지고 현재의 한국사회 정치지형에서 전국정당, 수권정당으로 가기에는 한계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지역기반의 정당구조가 언젠가는 아니 우리가 열심히만 한다면 조만간 깨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지역기반은 중요한 정치적 자산입니다. 수도권 또한 지역주의 기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역이 아직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지역기반이 없는 국민참여당은 현재와 같은 조직기반만을 가지고는 확산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도 그렇고 또 우리가 꿈꾸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결국 계급과 계층적으로 보면 우선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인 비정규직 도시서민, 실업자, 농민들을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를 바꾸고 권력을 장악하자는 것은 결국 이런 사회적 약자들이 없는 세상, 부당한 지배와 피해가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층에 속하는 대다수 기본 대중들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의 다수 참여가 없는 정당, 도시 인텔리나 자영업자 중심의 정당만으로는 당위성으로나 지지망의 확장에서 볼 때 결코 집권하여 국가를 경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도 기존 진보정당과 국민참여당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등 기본 대중들 위에 다양한 사회세력들이 참여하여 지역에 근거한 정당들을 지역정당들로 축소시키고 명실상부한 이념정당, 전국정당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기존 진보정당원들을 만나면 역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강조합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기존 노동자 농민 등 조직대중들의 산술적 합산, 통합, 확장만으로 불가능하다고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인 온라인 소통방식에 능한 수많은 시민들, 조직에는 묶여지지 않고도 가치와 이미지만 동조하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는 대중들을 소홀히 하고 기존 대중조직만 가지고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수 없다고요. 기존 한국사회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진보정치세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그에 따른 다수 국민들의 잘못된 편견과 이해를 일거에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새로운 세력과 함께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들게 아울러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기존 진보정당이 갖는 여러분 보시기에 완고한 부분을 이해해달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변화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삶의 불안 속에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말이 직장이지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많은 도시민들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기에는 정치운동은커녕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줄 노동조합 활동마저도 하지 못하는 형편의 분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농민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물론 더러 상업농을 해서 잘 사는 농민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미작중심, 곡물중심의 농사에 종사하는 농민들 수입은 도시 서민들보다 훨씬 낮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거의 스무 마지기의 논농사를 하는데 어느 해인가는 모두 적어보니 순수익 150만원 남더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 분들이 겪는 삶의 현실, 도시 빈민들이 겪는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형편입니다. 소득 2만불이 넘은 나라라 하지만 기업주, 고소득자들, 금융소득자들 빼면 소득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경제에 종사하지 않는 노인들이나 어린이, 청년들의 몫까지 합해서 2만불일 터인데 그러고 보면 우리사회의 부가 얼마나 불균등한지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현실 속에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존 진보정당들이 얼마나 힘이 들 것인지 충분히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기존 돈과 힘을 가진 기업경영진, 그들의 편을 들기 일쑤인 정치인이나 관료, 사법부나, 검찰, 경찰, 언론들과 저항하며 운동과 정치를 해온, 그러면서도 진보의 가치를 지키려 한 그런 노고와 진정성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혹한 상황 속에서 일하다보면 훨씬 더 과격해야할 때도 있었을테고 훨씬 더 편협하게 선을 그어야 할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른 입장에서 보면 완고하게 보이는 부분들이 생겨났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이번에는 다양한 새로운 시민대중들과 함께 대중진보정당을 만들어보겠다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럴 때 그분들이 국민참여당 여러분들에게 서운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분들이 먼저 이해하고 머리 숙여주는 그런 넓은 마음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보고 정치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미래 한국사회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정치에 참여한다는 근본 마음을 다시 한번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분보다 훨씬 소심하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저는 평생을 YMCA라는 곳에서 시민운동을 해온 사람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아마 YMCA가 무슨 시민운동체냐고 말씀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시민운동도 하지 않는 조직으로 보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평생을 일해 온 사람이기에 제대로 된 사회운동, 나아가서 정치운동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한번도 내가 정치를 하거나 정당에 가입한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정치는 어쩐지 위험한 것, 정당은 어딘가 열혈분자들이나 참여하는 것, 이런 정도의 편견이 아마 내 깊은 곳에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정치보다는 사회의 밑바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오면서 살아왔습니다. 사람 하나하나의 마음과 가치관, 사회의식이 바뀌지 않고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근본주의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변화 없이 사회변화는 없다고 보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면서 사람의 변화를 위해서 구조의 변화, 제도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운동가라고 저를 규정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정치에는 일의 필요성 때문에 가까이 했을 뿐 제가 직접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제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소심하고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사람으로서는 상당한 모험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된 원인은 제가 이미 YMCA를 은퇴할 만큼의 나이가 되어 이제 좀 더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계기도 있었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현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 민중운동, 사회운동보다 2012년 선거 국면에서 더 이상 한국사회를 후퇴시키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정치운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시민정치운동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직접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 내가 마음 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정당, 내 자식 손을 잡고 가서 맘 편하게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을 새롭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12년 선거 국면은 야당이 선거연합을 잘하여 승리하는 일도 결과적으로 중요하지만 이 기회에 새롭게 한국사회를 만들고 이끌어갈 정당을 만들어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이전에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을 만들어서 민주당과 야권 연합을 하여 승리하는 것,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내고 이후에 집권할 수 있는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제가 바라는 시민정치운동의 목표입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국민참여당의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이것이 가능할 때 새로운 한국사회로 나아가는 활로가 뚫릴 것입니다. 여러분이 존경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저 또한 존경합니다. 정치인 이전에 그분은 끊임없이 자기를 혁신하고 진보시키면서 살아온 분이었습니다. 원칙이라면 과감하게 자신을 투신하고 헌신해 오신 분이었습니다. 퇴임하신 이후로 오늘의 현실을 타개할 새로운 진보가 무엇인가 고민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분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오늘 우리의 고민을 충분히 경청하고 함께 숙고해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가 가진 깃발, 우리가 가진 정체성의 근본이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셨던 그분의 뜻과 다르지 않다면 저는 새로운 모색을 하는 이 시점이 다시 한번 그 깃발과 정체성을 더 진보시키고 확장하는 고민과 노력을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어려움, 우리가 처한 상황의 엄중함을 생각하면서 누가 어떤 비난을 하고 폄하를 하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뚜벅뚜벅 떼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12년 선거 국면에서 새로운 대중진보정당을 건설하여 광범위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한국사회를 만들어갈 정치세력을 만들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님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국민의 밭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국민참여당 당원 여러분들께서 경청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1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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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