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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빠도 유빠도 아니다.
일단 그런 말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뿐 아니라
열심히 앞장 서는 사람들에 비해 그럴 처지도 행동력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선한 감정을 갖기 시작한건 국회 청문회 부터였지만 그저 이전의 정치인과는 달리 속 시원히 할 말 다 하네, 정도였고 대통령으로 당선 되면서 보여지는 여러 행보에 조금씩 믿음과 신뢰, 그에 합당한 자기 확신 정도였다.
가끔 만나는 술친구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대화를 할라치면 친구는 좋은 분이시지만 우리나라 정치 구도 상 옆에서 도와줄 인재가 없어 큰일은 못 하실 거라고 하거나 잘못 풀려가는 정책에 대해선 가차없이 비판의 날을 세운 반면 나는 어느 결엔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변자가 되어있었다.
‘그 자리에 가 봐라,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많이 생각하고 내리신 결정이니 그나마 생각 없던 역대 대통령보다 낫다.’ 그럴 때 대통령 주위에서 안보이던 인재가 가끔 그러면서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아주 저돌적이어서 첫 국회 입성을 청바지와 면티로 시작했으며 그의 말은 언제나 노무현 대통령을 보호하기에 여념 없었다. 그의 이름은 유시민 이었다. 초지일관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 임기가 끝났다.
멋지게도 서울역에서 떠나시는 노무현 대통령님,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좀 몰려갈꺼야,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 그렇게 조용할 때 내려가 대통령님 뵙자’ 고
그런데 내 생각은 틀렸다. 날이 갈수록 대통령님은 노간지로 새로이 각광을 받으며 어느새 시골마을 봉하를 스타로 만드셨다.
그리고 유시민님은 대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패하시고 유세 때 약속했던 경북대 강의를 시작하셨다. 강의는 재미있었다. 강의 하시는 유시민님은 아주 자연스러워 보였고 청춘 같았다.
그때쯤 내가 한 일은 대통령님이 이전에 내셨던 책을 읽거나 악의적인 신문을 링크하고 자료 모으는 일을 했다. 지금도 검찰청으로 들어가시던 모습, 늦은 밤 검찰청을 나오시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절망이었다. 언론이 어떻게 이렇게 악의적일 수 있는지,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나중에 들이밀 수 있는 자료 찾기 이외 아무일도 없었다.
검찰청을 다녀오신 후 검찰이 행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스럽기 시작했다.
‘이놈들이 왜 이러나, 무슨 꿍꿍이지?’ 불안한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만
걱정말라고, 검찰이 아무것도 새로이 발견한 것은 없는 듯 하다는 말에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론 가셔지지 않는 불안감,
그리고 일이 터졌다.
난 정론지 하나만 있었어도 그렇게 가시지는 않으셨을 거란 생각에 더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이젠 유시민 대표가 언론의 포탄 속에 무방비 상태로 서 계시다.
그분 그렇게 가시고 모두들 유시민 대표를 밀면서 하나같이 그분처럼 그렇게 보내진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세상의 온갖 악의적인 말에 또 다시 발가벗겨진 유시민 대표,
우리에겐 무엇보다 옳은 정보를 정의롭게 실을 수 있는 정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박봉팔닷컴을 만났고 ‘미래의 진보’를 읽게 되었다.
‘미래의 진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면서 서로에 대해 신뢰와 믿음을 조금씩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정희 대표는 통합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의 믿음을 그간 유시민 대표에게 궁금했던 세가지로 요약하면서 대화 안에서 스스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는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진보진영이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유시민 대표가 책임지는 자세로 정치해야 한다는 것을 새로이 깊이 자각했다는 대목에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 사람이라면, 상황을 바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말로 신뢰를 드러낸다.
특히 이 책을 당원들과 국민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기초자료로 쓰일 수 있겠다고 까지 생각한다.
그러면 유시민 대표는 어떤가?
“우리 두 사람이 각자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하는지, 중요한 정치적 정책적 쟁점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지니고 있는지, 각자 어느 곳을 보면서 나아가는지, 조금씩 다른 마음 다른 견해 다른 지향을 가진 정치인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뜻과 힘을 모아 나가는지 독자들께서 살펴주시기를 희망한다.” 는 말에서 유시민 대표의 생각도 이정희 대표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정적으로 대담을 마친 후 유시민 대표의 느낌이 확실한 종지부를 찍는다.
“ 나는 불온한데 그는 선량하다.
그는 일관되게 모범적이지만 나는 가끔씩 일탈을 저지른다.
그가 많이 사랑받는 것과 달리 나는 곳곳에서 미움 받는다.
그에게서는 이성(理性)의 향기가, 내게서는 야성(野性)의 열기가 풍긴다.
그는 도덕에 끌리고 옳은 일에 집중하는 반면,
나는 권력에 끌리고 이기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진보를 말했고 나는 자유를 말했다.
그는 지난날 갇힌 사람을 도왔고 나는 그와 같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그는 조직의 보호를 받는 사람이고 나는 조직을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확실히 서로 달랐다.
여러 면에서 우리는 통했던 것 같다.“
그렇다. 두 분은 대화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했고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지향하는 목표가 같음을 인식했으며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통감했다.
이제 같이 걸어가면서 그들은 때로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때로는 거칠은 심호흡으로 태산 준령을 넘을 것이다. 그 때 우리는 곁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똑바로 직시하고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행동 해야 할 것이다.
......... 죄송하다. 서평이 너무 늦었고 너무 감성적이다.
그럼에도 숙제는 꼭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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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