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말하자면,
나는 노무현의 행적과 정책방향, 그리고 정치적 행위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모두 다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선의에 대해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와하고 아쉬워한다. 하지만 나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롤랜드의 검사부분 언급에도 깊이 공감한다.
난 심지어 노무현이 인간성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도 한다. 난 그런 면에서 유시민이 노무현의 업그레이드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노무현은 타인을 자신의 수준으로 생각하고 대했다-고 유시민이 말했지. 검사들과의 대화도 그런맥락. 상대방을 너무 높게 평가했기때문에 오히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더 약은, 혹은 타협적인, 또 혹은 교활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 너무 순수하고 이상적이고 정직한분이니. 정치바닥에서 그런분은 홀로 상처받을수밖에 없고 유시민은 그걸 모두 지켜봤기때문에 오히려 정권잡으면 정말 장난아니고 독하게 해낼거라고 봄.
노무현의 길은 옳았으나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사용한 방식중 실패한것들이 있지. 우린 그것을 보고 다른방법으로 그 길을 가면 되는거야. 그가 간길이 옳았다는 확신과 그가 못다이루것을 끝까지 추구하겠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외부의 '노무현 반성해라, 참여정부 잘못했다.'소리 신경쓸거 아니라고봐. 맘상해하지 말길. ^^
내가 경험한 건 노무현의 선의가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였단거지. 옳고 그름이 뒤섞여진 현실에서 노무현 한 개인이 아무리 훌륭하면 무얼하나 하는 생각에 이르러서는 절망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거든.
가만히 떠올려 보면 나의 주변의 대부분의 (아니 생각해 보니 거의 전부였어)사람들이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진의 여부는 상관도 없이 탓했거든. 그때 내가 아무리 노무현이 옳다고 말해도 그저 변명하는 것으로 치부되는 거였어. 그래서 난 지쳐던것 같아. 더이상 싸우기 싫어서... 그래서 그뒤 눈을 감고 입을 닫았어. 아무리 그 선의가 옳아도 그가 공격을 당해도 눈을 감았어. 아마 이런 경험이 롤랜드나 많은 지지자들이 경험한 것일꺼야. 오히려 그 지점이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 거겠지. 나도 똑같았으니까
분명 참여정부의 문제가 없지 않았어. 왜냐? 모두 노무현의 진의와 같지 않았거든. 이광재도 안희정, 그리고 기타 참모들을 한번 생각해봐. 그리고 그의 정치기반이였던 민주당은 처참한 수준이였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었거든. 그리고 내가 지지한 노무현이 단지 청렴하기 때문에 친근하기 때문에 그를 좋아했던건 아니였어 분명.
그가 지향하는 곳이 거의 대부분 옳았기 때문이고 현실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치인이였기 때문이였어.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포장하는 게 얼마나 쉬운것인지 알기에 반대로 자신을 객관화 하고 투명하게 그대로 보여 준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고 용기인지 나는 노무현이 보여 주었다고 생각해. 자신을 합리화 시키지 않는 사람은 그리 만나기 쉽지 않거든 진짜...
눈팅냥 말대로 노무현의 길을 제대로 객관화 해서 보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온전히 그에 대해 성찰해 내고 있는 사람도 유시민 뿐이란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것 같아. 결국 노무현과 같은 개인의 힘만으로는 이룰수 없다는 걸 말이지. 그래서 우린 더욱 대중적 진보정당이란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이런 것 아닐까?
농약이 나쁜줄은 알지만 대부분은 그냥 쓴다.
그냥 쓰는 정도를 넘어서 마구마구 쓰는 이들도 많다.
그래도 길게 보면 친환경이 좋다는 걸 알지만 힘겨우니까 대충 피해간다.
그래도 자기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농작물엔 될 수 있으면 농약 덜 치거나 안친다.
그런데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거나 넘의 입으로 들어가는 거나 똑같이 친환경으로 경작하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농약 마구마구 뿌려댄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안뿌리는 척 구라를 친다.
조금 양심있는 정치인들은 적당히 치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처럼 포장도 할 줄 안다.
그런데 노무현과 사람들은 손해인줄 알면서도 끝까지 무농약 친환경 농법을 고집한다.
왜냐, 그게 길게 보면 옳은 길이고 자연과 사람을 같이 살리는 길이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 찾기 쉽지않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