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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어린이집에 훈이라는 어린이가 있는데요
그 애가 생각하는것도 다섯살이고 하는 짓도 다섯살이고
현재 5세반에서 공부하고
다섯살인것 같기는 한데
실제 생체학적 나이는 5세가 아닐것 같기도 하고..^^;
제가 왜 굳이 이 아이 이야기를 하고 싶냐면요
요즘 애들은 미운 세살 혹 늦되면 미운 네살 그러는데
얘는 도대체 몇년째 미운 다섯살인지를 모르겠거든요
애한테는 쓸 말은 아니지만 심뽀가 더럽달까 천성이 고약하달까 싹수가 노랗달까..
'애가 무슨~' 싶으시겠지만 정말이에요
이 어린이집이 자기네 가족 친척이 현재 운영중 인지라
원래도 자기 맘대로 행동을 했는데
5세반 반장이 된 후로는 컨트롤이 안된달까 그러네요
이번에는 친구들이 어린이집에서 밥먹는데 밥값을 따로 더 내야 된다는 거에요
아니 여기가 식당이에요?
어린이집도 집이잖습니까
집에서 애들 밥 굶겨요?
그게 말이 되요?
친구들 밥 먹는걸 아까워 하는데 제가 심뽀가 더럽다는 표현을 안쓸 수가 있겠어요?
돈 낸 아이들은 지금 밥 주고
안 낸 아이들은 다음에 밥 주자고 그러는데요
그러면 굶는 아이들이 현재 느끼는 배고픔도 미뤘다가
다음에 단계적으로 느껴지고 그러는 거냐고요
말이 안 되죠?
근데 이게 훈이한테는 절실한 문제인가봐요
고집 부리고 울고(가관이죠?) 떼쓰고
오늘은 아이들한테 돈 안받고 밥주는거면
자기는 반장 안하겠다고 그러네요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이거 뿐이냐
물론 아니죠
어린이집은 안전기준 소방법 그런거 지켜야 되는게 많거든요
방염처리도 중요하고요
근데 자기는 휴게실에 카펫 깔고 싶다고
(그것도 철마다 바꿔 가면서요)
그게 디자인이 어쩌고 가격이 얼마고 어쩌고 그러면서 깔아 놓고는
정작 어린이집 애들은 사용도 못하게 해요
카펫 더러워 진다고요
그래도 훈이 친구 중에 병정놀이 좋아하고 군복으로 깔맞춤 하기 좋아하는
나이든 친구들이 있는데 걔들은 거기서
개판으로 놀아도 또 아무말도 안하더라고요
웃기죠?
디자인 그러니까
또 생각나는데요
훈이가 반장되고 나서요
5세반 유리창문을 전부 없애고
그 자리에다가 모기장 같은걸 끼워넣었거든요
훈이 말로는 그게 매시 스타일이고
장인이 씨줄과 날줄을 고이 엮은거고 공기도 잘 통하고 어쩌고 그러는데
그냥 창문에 유리창 없이 모기장만 있는거라고 보시면 되요
이번에 태풍때 어린이집 아이들이
교실안에서 우산쓰고 공부하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걸 혹시 보셨다면
그게 저희 어린이집이에요
부끄럽네요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우면 저렇게 되나 싶기도 하고
아 전에 어린이집 야유회 갈때 그 집 사람들 몇명 봤는데
언뜻 삽질사업 위주로 하신다고 들은거 같은데
그게 쌈질일 수도 있고 정확히 잘 못들었네요
뭐 아무쪼록 이 참에
이런 애가 나대는꼴을 더 이상 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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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