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
자금 15억원
검찰, 로비대상 10여명 압축 … 용처 추적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핵심 로비스트 박태규(72)씨가 정권 실세에게 5억원을 전달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박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 김 양 부회장으로부터 퇴출저지 로비 명목으로 받은 17억원 중에서 5억원의 뭉칫돈이 이명박정부의 유력 인사에게 전달됐다는 정황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박씨는 지난해 7월 이후 김 부회장과 수차례 만나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이 박씨에게 거액을 전달한 것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유상증자 성공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유상증자에 1000억을 출자하는 데 박씨의 역할이 컸다고 판단한 김 부회장은 퇴출저지 로비에도 박씨가 힘을 써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일단 1억5000만원과 3억5000만원 등 두차례에 걸쳐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박씨가 돈을 받으면서 "정권 실세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김 부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후에도 12억원을 더 받았고 2억원을 김 부회장에게 돌려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캐나다로 도피한 이후에 박씨의 통화 내용을 추적하고 관련 인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와 여야 정치인 10여명이 지난해 6~8월 사이에 박씨와 자주 접촉한 정황을 확보했다.
박씨가 받은 15억원의 용처는 5억원은 정권의 유력인사 1명에게
집중 로비를 벌이고 10억원 가량은 8~9명의 정관계 인사에게 뿌리고 자신이 일부를 챙겼을 개연성이 높다.
검찰은 15억원의 사용처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박씨는 오랜 기간 동안 언론사 일부 정치부 기자들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으며 이 중에는 현재 언론사 편집국장과 정치인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와의 잦은 통화로 수사대상에 오른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도 정치부 기자 시절 인연을 맺었다. 박씨는 주로 기자들에게
골프와 술접대
상품권 제공 등으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예금보호공사와 금융
감독원의 검사가 시작될 무렵 당시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현 홍보수석)과 경기도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포착됐다. 박씨가 골프 전에 상품권 수백만원어치를 구입한 것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31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법원은
서류심사를 통해 이날
오후 3시 이후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진헌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