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이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 가운데 1억원이 교육청 예산이나 선거 비용과 관계없는 순수한 지인의 돈으로 밝혀졌다. 그간 공적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두고 뇌물 혐의에 초점을 맞췄던 수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향후 수사도 자금의 출처 규명 대신 2억원의 대가성을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곽 교육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곽 교육감의 핵심 측근 A씨는 14일 서울신문과 만나 “검찰과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1억원의 출처는 공적 자금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도 이 부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곽 교육감도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지인에게 ‘1억원은 교육계나 시민단체, 교육청 사업에 관련된 인물의 돈이 아니며, 이번 사안과는 전혀 관계없는 오래된 지인에게 빌린 것이다.’라며 돈의 출처에 대해 한결같이 진술했다.”면서 “다만 곽 교육감 스스로 돈의 출처를 밝히는 것은 지인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큼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밝혀내든지 법정에서 (곽 교육감이)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구치소에서 곽 교육감을 데려와 보강 조사를 한 검찰도 1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검찰은 곽 교육감이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박 교수와 돈을 전달한 강 교수를 지난해 11월에 만났다고 밝힌 진술을 토대로 당시 세 명이 모여 어떤 논의를 했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추궁했다. 검찰은 또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선거캠프 관계자를 통해 지난해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과정만 확인하고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14일 곽 교육감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박 교수를 공직선거법(제232조 후보자 매수죄)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박 교수는 지난달 29일 구속됐었다. 박 교수는 지난해 5월 시교육감 선거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 대가로 곽 교육감 측으로부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2억원과 교육청 자문위원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인권단체인 ‘새사회연대’는 곽 교육감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해 인격권과 사생활 비밀의 자유,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또 “미결 피구금자에 대한 일반 접견 금지는 유엔의 피구금자 처우에 대한 최저 기준 규칙과 무죄 추정의 원칙, 과잉 금지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http://www.kdaily.com/news/newsView.php?id=20110915008005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