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전‧현직 노조 대표자 159명에 이어 서울·경기지역 노조 대표자 160여명도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내 통합세력 등의 대통합”을 촉구하는 성명을 20일 발표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이어지는 성명은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민주노총 산별위원장들의 지지부진하고 무능력한 행보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때문으로 보인다. 상층 지도부와 현장 노동자들 사이의 괴리감은 그간 누차 지적돼 왔다. 현장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민심의 흐름에 더 민감하다.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이들은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 아래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진보정치 대통합 논의를 지켜보아 왔다”며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한 채 ‘9월 통합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약속이 지켜지기는 할 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내 통합세력 등의 대통합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당론 결정 등을 촉구하며 “진보정치 세력의 대통합은 노동자들의 염원이자 전 국민의 관심사임을 명심하고 모든 정치세력은 사심없이 노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진보정당의 출범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을 참여한 김경훈 공공운수연맹 민주택시 경기본부장은 “지난 정부에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노동자들이 참여당을 정서적으로 좋아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진보정당이 집권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저런 조건 따지면 누구랑 손을 잡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본부장은 “정서보다 중요한 것은 집권을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결단”이라며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조건없이 손을 잡는 것이 노동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게시판에는 당 지도부가 노동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올라왔다.
당원 ‘새벽세상’은 “통합방향에 대해 노동자 운운하는 분들 보세요”란 제목의 글에서 “노동진영의 분열을 그렇게 걱정하는 분들, 강기갑 의원님! 여러분들이 그렇게 신뢰하는 진보신당은 왜 백기투항까지 받고도 통합을 부결시켰냐”며 “노심조를 비롯한 진보신당 통합파가 진정으로 노동진영의 분열을 걱정한다면 지금이라도 개인자격으로 새통추에 결합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 준비가 필요한 것이겠죠?”라고 따져물었다.
‘새벽세상’은 “지금 통합논의의 가장 무능하고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소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통합을 주도했던 인사들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소위 산별위원장이라는 동지들”이라며 “소위 중앙 당직과 국회의원, 총연맹과 산별의 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앉아 현장 조합원들의 열망을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중진들도 참 무능한 사람들”이라며 “양당의 인사들이 통합과정에도 모두 저렇게 노동진영의 분열을 걱정하고 있는데 동지들이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가지고 통합하지 않으면 동의 안하는 쪽은 더 이상 민주노총이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중심잡고 밀어 갔으면 진작에 끝났을 일이었지 않나?”고 민주노총 지도부를 질책했다.
또 ‘새벽세상’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 금속이든, 사무든, 보건이든 산별위원장의 입장이 현장 조합원들의 입장과 동일한 거냐”며 “국참당을 결사반대 하는 금속위원장님, 사무위원장님, 보건 위원장님.. 게시판에 보니까 동지들이 위원장으로 있던 단위사업장 대표자들이 국참당까지 통합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있다”고 상층 지도부와 바닥 노동자들의 생각이 다른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회의하면 이런 거 싹 무시하고 우리 조합원들의 뜻이다고 하면서 자기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주장하고 계신 건 아니셨는지 곰곰이 돌아보셔야 하지 않느냐, 민주노총이 산별운동이 어려워지는 게 이런 거 때문인 이유도 큰 거 아시죠?”고 꼬집었다.
이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서도 그는 “민주노총 위원장이면 민주노총 위원장 답게 역할을 했어야 한다”며 “무슨 중매쟁이도 아니고 이당저당 쫓아다니면서 작전이나 짜면서 조합원들을 왜 이리 짜증나게 만드는 거냐”고 호되게 질책했다.
이어 ‘새벽세상’은 “이 조건속에서도 판정리 못하면 전부다 계급장 떼고 현장 앞으로 고고싱 하시기 바란다”며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조합원 다수의 바람은 진정으로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하시겠다면 어금니 꽉 깨물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파와 5.31합의서 동의를 전제로 국참당까지 대상으로 하는 구도를 정리해야 한다”며 “이 범위를 중심으로 동의되는 각 단체와 개인까지 포괄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의 바람은 간단하다. 양당에게는 당리당략에 빠지지 말고 조속히 통합하라는 것이고, 이왕 통합하는 거 폼나게 해보라는 것”이라며 “제대로 밝히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파, 국민참여당까지 해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세상’은 거듭 “이왕 할 거면 ‘야~ 저 정도면 뭐 좀 되겠네..이거 될 판이니 내년에 진짜 제대로 한번 해보자’ 싶은 마음 생기도록 파이를 좀 키워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정치추진위 사업 상층 계획은 거창하지만 현장에선 안된다, 왜냐구요. 싹수가 보여야 투자를 하죠?”라며 “돈 가는데 마음 가고 마음 가면 우리는 움직인다. 그게 노동자다. 그것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상층 동지들의 허심한 결단이다”고 촉구했다.
해당 글은 20일 오후 늦게 올라왔지만 수십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토론거리가 됐다. 오는 25일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각 지역, 단체의 성명이 올라오고 찬반 글이 이어지는 등 민주노동당 게시판도 들썩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