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_ 정치하는 사람한테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굉장한 권력의 지가 필요한데, 그럼 조국에게 권력의지는 있다는 건가?
김 _ 이건 나의 일방적 추론이기는 한데, 난 조국에게 기본적인 권력의지는 있다고 생각해. '감사하다'는 태도에 이미 권력의지가 들어 있는 거거든. 예를 들어 나한테 그런 제안이 온다면 난 전혀 감사하지 않아.대신 난 그냥 시켜주면 좋겠어. 중간 과정 다 떼고 대통령 하라고 하면 하겠다고. 그리고 다 죽여버리겠어.(웃음) 나쁜 놈들을. 그리고 탄핵되는 거지.(웃음) 그리고 자격 문제를 건너뛰었다는 사실에서도 그런 걸 유추할 수 있고. 사실 조국 정도의 사람이 자격이 없으면 누가 있겠어.
그런데 노무현과 다른 점은 노무현은 자신에게 그런 자격이 있다고 기본 전제한 게 아니라, 그런 자격 유무 자체는 아예 먼저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거야. 남들이 못하면 나라도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지. 아무도 못하고 있으니까 내가 해내야 되겠다, 씨바. 여기엔 권력의지의 출발점이 일반적인 정치인들과 달라. 거기서 그의 힘이 나오는 거고.
나는 대통령이 되기에 전혀 하자가 없는 인물이아, 이렇게 출발하지 않았다는 거야. 보통의 정치인들은 그렇게 출발하거든. '내가대통령의 자격으로 뭐가 부족해?'라고 출발하는데, 노무현은 안 되겠다. 나라도 해내야겟다, 에서 출발했다는 거. 그래서 대통령이 되고서도 그냥 자연인으로 산 거지. '나는 대통령이 될 게 당연한 정도의 사람인데, 결국 대통령이 되었구나. 나는 너무 대견해.' 노무현은 그런 유의 자의식이 없었어. 알아볼 사람들은 그걸 귀신같이 다 알아봐.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노무현에게 빠지는 거지. 그걸 못 보는 사람들에게 노무현은 음모에 수작을 부리는 걸로만 보이고. 이건 진보고 보수고 아무 상관 없어. 감수정의 문제지.
하지만 지금 조국의 애티튜드에선 사람들이 그런 종류의 자의식을 느껴버린다는 거야. 실제 조국이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자의식은 기본적으로 연예인 자의식이거든. 나약한 종류의 자의식이거든. 정치인으로 나서게 되면 그런 자의식은 나 같은 사람에게 금방 탄로 날 뿐 아니라,(웃음) 그런 자의식이 없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애티튜드로는 그런게 있다고 느껴지게 만든다는 거야. 내 말의 핵심은.
사실 일반적인 정치인에게는 그런 종류의 자의식이 필요하긴 해. 연예인에게 그런 게 필요하듯. 하지만 난 조국이 그 정도는 가쁜하게 뛰어넘어버리는 정치인이었으면 하거든. 조국 정도의 진보 인사는 정말 아까운 자원이라고. 그런데 정치인의 바람직한 애티튜드를 이야기 하느라 조국을 너무 물고 늘어졌나.(웃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