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_ 지지율은 높지만 내용이 없어서 토론회 같은 기회를 통해 깨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데. 난 그거 착각이라고 본다. 대단히 어려운 상대다. 맨 앞에서 재클린 이야기했잖아. 정말 이기기 어려운 게 그런 정서의 힘이다. 논리는 일개 네티즌이 게시판에서도 완벽하게 깰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게 뭐. 그래서 세상이 바뀌나.
집단 정서는 거의 무의식의 영역이라 그런 식으로 무너뜨릴 수가 없다. 그녀를 지탱하고 있는 정서의 힘은 그녀의 지지율을 최하 15~20퍼센트대로 유지시킨다. 그 사람들은 안 떠나. 박근혜가 어떻게 하든. 그런데 지금 야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손학규도 거기에 못 미쳐. 박근혜를 싫어할 수는 있어. 하지만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지 _ 그럼 대체 박근혜에게 대항하는 쪽은 어떤 수로 싸워야 하는 거야?
김 _ 어려운 일이야. 그녀가 겪지 못한 그녀 잘못은 아니니까. 거기에 비련의 개인사가 있으니까. 그래서 태도가 중요해. 태도에서 실패하면 실패해. 그리고 독재자 드립, 멍청하다.(웃음)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경험이 왜 부족한지를 차분한 태도로 설명해야 해. 박근혜지지자 20퍼센트를 제외한 나머지에게. 박근혜와 싸울게 아니라.(웃음)
그녀는, 남친 때문에 고민해 본 적 없고, 섹스 트러블롤 고민해 적 없고, 결혼 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고, 결혼해 본 적 없고, 결혼 이후의 애정 문제로 고민해본 적 없고, 이혼할까 고민해본 적 없고, 아이 교육 때문에 고민해본 적 없고, 이혼할까 고민해본 적 없고, 고부 갈등 겪어본 적 없고, 시댁과 불화 겪어본 적 없고, 전세금 고민해본 적 없고, 대출 상환 고민해본 적 없고, 급여 문제로 고민해본 적 없고, 내 집 마련 고민해본 적 없고, 선생님 촌지 줘본 적 없고, 남편 승진에 스트레스 받아본 적도 없고, 자기 취업 고민해본 적 없고, 자식 취업 고민해본 적 없고, 자식결혼 고민해본 적 없다. 그럼 일반적인 삶의 고민 중 최소 90퍼센트는 해보지 않은 거거든.
지 _ 정말 약점이네.
김 _ 약점 정도가 아니지. 대중정치인 자격이 없는 거지. 사실 박근혜는 공주가 맞거든. 그녀가 공주라는 걸 드러내고 이제 공주를 모시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게 납득시켜야지. 박근혜는 엄밀히 말해 정치적 보수라고 분류하는 것도 맞지 않아. 흔히 보수의 근본 동력인 집요한 소유욕, 독점욕, 권력욕, 지배욕, 위계와 질서에 대한 열망이 그녀의 핵심 동력이 아니거든. 계속 말하잖아. 아버지의 딸이라고.(웃음) 그게 그녀의 정치적 정체성이야.
또 한 가지 포인트는, 이명박을 심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 이번 대선의 의미는 차기 집권 세력을 선출한다는 것 이상으로 이명박 심판이 키포인트야.(웃음) 통상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이야기하는 쪽이 대선에서 이겨왔으나, 이번에는 아니야.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이야기해야 해. 이명박 심판을 반드시 짚고 가야 해.(웃음) 해소되지 않은 그 거대한 감정을 그냥 덮자는 쪽은 못 이긴다.
그래서 박근혜의 최대 리스크가 바로 이명박이야.(웃음) 이명박은 절대적으로, 압도적으로, 이명박 편이거든.(웃음) 이명박은 보수의 재집권자체에도 관심 없어. 그것이 자신의 퇴임 이후 안전을 어떤 식으로 보장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만 관심 있지. 그런데 이명박은 박근혜를 믿지 못해. 원래 아무도 믿지 못하지만 집권 내내 박근혜 쪽을 감시해온 전력이 있고, 박근혜 쪽은 이명박의 떡고물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이명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이명박은 박근혜를, 자신의 떡고물이 영향력을 미칠 인물로 대체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할 거라고 나는 예상하는 바이다. 간만에, 미래 소설이지.(웃음) 박근혜와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동시에 그 압박도 진행할 거야. 그것이 진보 진영 이상으로 박근혜에게 위험 요소가 될 거다. 이명박의 욕망은 인간이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저열하게 치열하거든.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