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연대해 한나라당·민주당에 맞서고 있어 화제다. 두 당은 이미 진보통합을 추진한 바 있어 선거 결과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노회찬 전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합류해 관심을 모았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지난 20일 강원도 인제를 찾아 주민들에게 “한나라당은 당연히 MB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뽑으시면 안 된다”며 “민주당도 전국적 야권연대 실패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박승흡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유 대표는 지난 10일 박승흡 후보의 요청에 의해 박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친근하게 장난을 치고 있는 유시민 대표와 박승흡 후보 ⓒ 박봉팔닷컴
유 대표는 “이광재 전 지사가 억울하게 낙마하고 최문순 지사가 출마할 때 민주당은 인제군수는 민주노동당에게 양보하기로 하고서 이제와 딴소리”라며 “99개를 가진 큰 형이 1개도 못 가진 막내 동생에게 다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서로 믿나”고 강하게 성토했다.
유세에 함께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박 후보는 인제가 낳은 진짜 인재”라며 “유 대표가 애매한 것을 잘 정리해 주셨다”고 박 후보와 함께 유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서울 동대문구 제2선거구에서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은 야3당 단일후보로 김재운 민주노동당 후보를 정하고 15일 공동으로 유세를 벌였다. 이날 유세에는 노회찬 전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희 대표는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국민들이 새로운 흐름을 갈망하고 있다. 양당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 새로운 흐름을 받아낼 정당체제가 필요하다”며 “연합의 흐름이 성과를 내도록 힘을 모아가자”고 당부했다.
유시민 대표는 “서울시의회 106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77명이다. 78석 된다고 달라질 게 없다”며 “시장선거도 협력하고 있는 만큼 77개 가진 형이 하나 양보해 준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가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대표는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민주노동당 대의원 65%가 함께할 것을 원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하나의 당이 아니지만 마음 속으로는 한 당이라고 여긴다”며 “열심히 소통해 김 후보의 당선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시의원 한 명을 교체하는 게 아니라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대장정의 시작”이라며 “기호5번 김재운 후보는 야3당의 단일후보로 선정됐다. 서울시의회에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진보정당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소식 후 공동유세에서 “이번 재보선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출발점”임을 강조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서울시장은 기호10번 박원순, 서울시의원은 기호5번 김재운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재운 후보 유세에 참석한 이정희 대표, 유시민 대표, 노회찬 전 의원 ⓒ 이수정 민주노동당 전 시의원 블로그
그렇다고 모든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대결하는 구도는 아니다. 서울처럼 야권연대가 잘 된 지역도 있다. 부산의 경우 동구청장 재선거에는 민주당이, 사하구 기초의원 재선거에는 민주노동당이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유 대표는 19일에는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부산을 찾아 야권의 당선을 위해 힘을 보탰다. 그는 이날 오전 사하구 나선거구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강정호 민주노동당 야권단일 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해 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동구청장에 출마한 이해성 민주당 야권단일 후보 유세에 합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으로 처음 뽑아주신 이곳에서 한나라당에게 민심을 확인시켜 달라”며 이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다. 현장에서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유 대표에게 ‘유길동’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비록 전국적인 야권연대를 이루지 못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이 대립하는 지역도 있지만 서울을 비롯해 야권단일 후보가 1:1 구도를 이룬 지역도 있는 것은 야권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