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김연호(변호사) 위원은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설과 영화에서 (사실과 다르게)과도하게 표현돼 국민감정이 격앙됐다"며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공지영씨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공지영 씨는 박원순 후보의 '멘토'로 활동했다. ⓒ 연합뉴스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상하다. 이쯤 되면 최소한, 그것이 행여 격식을 차리기 위한 모종의 행위라고 할지라도, '청와대 참모진 총사퇴' 혹은 '당 지도부 총사퇴' 정도는 나와 줘야 마땅하다. 민심의 수습이란 것이 딱히 어떻게 어떤 절차로 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패배에 대해 일종의 형식미를 갖춰 반성하는 것은 민심과 소통하는 정치적 행위의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전혀, 아니올시다. 일단 공식적으론 패배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공식적으로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며 '무승부'를 선언했고, 가장 큰 패배자로 규정된 박근혜 의원 역시 묵묵부답이다. 청와대는 별 다른 입장 표명을 않은 채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와중에 전여옥 의원 같은 이는 외려 “야합과 선동의 더러움 때문에 졌다”며 서울시민을 성토하기도 했다.
반성이 전무한 대신 역습은 재빠르다. 곧장 시작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의 가장 패배 이유를 '나꼼수'와 SNS 여론을 주도한 박원순 시장의 '멘토'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 종료 하루 만에 그들에 대한 수사 및 단속 의견을 밝혔다.
경찰청은 27일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출연진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는 “나꼼수 출연진이 나 후보가 1억 원 피부샵에 다닌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나경원 캠프 법무팀장 등 고발인들을 소환 조사한 뒤, 증거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나꼼수팀이 폭로한 피부샵을 찾아 "정말 1억짜리인지, 나 후보가 피부 관리를 받은 건지 아니면 아이가 받은 것인지, 얼마나 받았는지”등의 내용을 조사한 뒤 자료가 확보되는 정도에 따라 나꼼수 팀원들을 참고인 또는 피의자 자격으로 부른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박원순 후보의 멘토로 활동한 소설가 공지영 씨에 대한 경찰 조사를 압박하고 있다. 27일 오전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한나라당 인권위원회는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 씨에 대해 "경찰이 조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김연호(변호사) 위원은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설과 영화에서 (사실과 다르게)과도하게 표현돼 국민감정이 격앙됐다"며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공지영씨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조 청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발언은 한나라당 중앙당 당직자가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직접 공지영 씨의 수사를 요청했다는 내용으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이 날, 김 위원은 "공지영씨는 이미 정치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해야 한다"며 공지영 씨에 대한 경찰 수사를 압박했다고 한다.
선거의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정부 여당이 선거가 끝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번 선거에서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던 '나꼼수'와 박원순 멘토단에 대한 수사를 천명한 것은 상징적이다. 지난 2008년 촛불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인왕산에 올라 반성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공간에 대한 대대적 수사에 착수했던 바 있다.
서울시장 선거로 사실상 민심의 '탄핵안'이 접수됐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심에 승복하기 보다 다시 한 번 민심과 맞설 채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전문보기
이럴땐 잽싸네
쥐새끼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