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정에 밝은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31일 "청와대가 조현오 경찰청장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한 뒤 조 청장으로부터 사표를 받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인 11월 중순 쯤 사표를 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청와대 인사·정무쪽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 청장 후임으로는 이성규 서울경찰청장과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앞의 관계자에 따르면 조 청장 경질은 인천장례식장 조폭난동사건 처리과정에서 조 청장이 하위 경찰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조 청장은 최근 인천장례식장 조폭에 대한 경찰 대응을 놓고 인천 경찰을 포함해 하위 경찰들을 싸잡아 강하게 질책했다. 그러나 사건 내막이 조 청장이 파악한 것과 달라 내부 직원들로부터 '자신이 살기 위해 경찰 모두를 죽였다'는 비판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찰 내부망에 공개적으로 조 청장을 비판하는 글이 올랐고 이같은 경찰 바닥민심을 파악한 청와대가 조 청장 경질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인천조폭사태가 발생하기 한달 전 이미 조 청장 경질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10·26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 새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경질안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 청장이 경질된다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경찰간부인사는 12월 중순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측은 조 청장 경질설을 부인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에서 조 청장 경질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진헌 기자 jhmun@naeil.com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