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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보통합당이 출범한다. 참으로 우여곡절을 거쳐 힘들게 돌아왔다. 내 경우를 보자면, 참여당 창당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대던 당시에 이미 참여당과 진보정당의 연대를 주장했으며 또, 유시민과 참여당이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중간에 서서 연대 성사의 중심 역할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과감한 좌클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내 자랑이었다. 메~~롱)
이제 힘든 고비는 넘겼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통합당의 명칭에 대한 설왕설래의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아래의 글을 통해서 나는 "진보노동당"으로 결정 나더라도 흔쾌히 받아들일 것임을 밝힌다. 또,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 지에 대해서도 밝히려 한다. 당신이 동의하든 반대하든 그건 내 몫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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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명칭은 보통 두리뭉술하게 짓는다. 이유가 뭘까? 만약 특정계급 혹은 계층, 특정이념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명확하게 밝히는 당 명이라면, 그 밖의 유권자에겐 지지받기가 힘들기 때문이겠다. 열린우리당이라든지, 민주당이라든지, 참여당으로 한 것도 그 때문일 거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기득권의 자리를 차지해 여유 느긋한 입장인 경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진보와 보수라는 또는 좌파와 우파라는 낡은 이념적 대결을 넘어서야 한다. 계층간의 반목과 질시의 시대를 넘어서서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기억하려나 모르겠지만, 열린우리당도 그랬고 민주당도 그랬다. 한나라당도 그렇다. 안철수나 안철수 주위에서 똥파리처럼 들끓고 있는 궁물 찌지리들도 저러고 있다. 왜?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보자. 이들은 "노동"과 "진보"라는 용어로 특정 계급, 특정 이념을 추구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내세우고있다. 물론, 진보좌파 진영만을 특정해서 살펴 본다면 이들도 기득권에 해당한다. 사회당이나 혹은 제도권 정치를 거부하고 혁명을 꿈꾸는 노동자혁명당 등과 비교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비해서 또 한나라당에 비해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아예 비교 불가능할 조족지혈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지지율이나 금뱃지의 수에서 그러하고, 동원 가능한 현금보유 능력에서 그러하며, 사회의 중추조직에서 활약하고 있는 엘리트의 수에서도 그러하다. 현실적으로 틀림없이 비주류이며 별볼일 없는 소수세력이다. 그런데 그러한 약자가 이렇게 주장한다고 상상해 보라.
"계층간의 반목과 질시의 시대를 넘어서서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자."
그리하여 당명을 국민화합당이라 지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하다. 존재의 이유가 사라지는 거다. 존재할 가치가 없는 거다. 화합이란 용어가 때론,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억누른 상태를 호도하기 위해서 그럴듯하게 포장하곤 하는 용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 망각하곤 한다. 주지하다시피 그러하다. 화합과 상생을 외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진보통합당이 정치 권력을 장악해 사회변혁을 추진하는 와중에, 만약 수구꼴통들이나 보수우파들이 그에 저항하며 찌질댈 때, 그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용어로 화합과 상생이 딱인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왜 그리 진보좌파들이 노동이나 진보라는 용어에 집착하는 지를 이해했을 거라고 본다. 설령 동의는 못하더라도 이해는 해야하지 않을까?
부언하자면, 유시민과 참여당은 편하고 쉬운길, 기득권에 편입할 수 있는 길, 즉 민주당이나 혁신과통합 안에서의 안락을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헤쳐 나아왔다. 또 그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고 보아야 할 진보라는 고난의 여정에 합류한다. 그런데도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의 사람들이 있는 듯하여 우려스럽다. 혹여 참여정부나 혹은 열린우리당 때의 그 기득권의 향수를 완전히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진보통합당을 거부하고 (혁신과통합에 합류했다가) 민주당으로 가려는 사람들은 그려려니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진보통합당의 길로 마음을 굳혔으면서도 "진보노동당"이라는 명칭에 분개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길이 없는 것이다.
글 마무리할 거다.
"노동"이라는 용어를 당의 명칭에 넣는 것이 시민에게, 예컨대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로 보다는 시민으로 불리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또 지배이데올로기라는 허위의식에 갇혀 노동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거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전술적으로 보자면 저들을 진보로 이끌기 위해선 한시적으로 나마 빼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의 명칭에서 노동이나 진보를 뺀다고 해서 시민들이 안철수라는 허상에서 깨어 난다든가, 또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라는 패밀리레스토랑틱한 스타벅스틱한 포장지 뒤에 숨은 궁물로 점철된 추악한 본모습을 깨달아 진보통합당으로 달려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어쩌면 당당하게 노동과 진보를 내세워 정면 돌파하는 것이 더 좋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참여정부 시절을 돌아 보자면 민주노동당은 그 당명으로도 지지율 십 몇 프로까지 달성한 적이 있었다!
시민들이 노동과 진보의 가치를 끝까지 거부한다 해도 그건 노동이나 진보의 잘못은 아니다. 그렇다고 시민들의 잘못도 아니다. 노동과 진보의 가치를 시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다.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 더 노력하면 되는 거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진보이지 "급진"은 아니지 않는가.
따라서 나는 "진보노동당"으로 결정 나더라도 흔쾌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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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