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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 인천지방#$%^입니다.
나:인천지방검찰청이라구요?
전화:검찰청이 아니라 인천지방경찰청입니다.
(그 순간 순간 머리는 미친듯이 고속회전한다.
아니 뭐지? 인천지방경찰청이라니 무슨 일이지? 그래도 짚히는 것은 없다.
내가 지은 죄(?)라고는 박봉팔닷컴에다가 맹바기 욕한 것 밖에 없는데... 그것때문인가? 그래도 연속 도배한 일도 없는데 뭐지? 뭐지?)
전화:박지민과 김명철을 검거했는데 본인이 연루된 게 있어서요.
(나는 박지민, 김명철이라고 적어둔다.)
그쪽에서 계속 이야기한다.
전화: 보이스피싱에 필요한 대포통장을 본인명의로 농협과 국민은행으로 부터 개설하고 100만원씩 지불했다고 하는데...
(농협? 국민은행? 나는 국민은행과 거래않는데... 아니 인터넷에서 내 정보가 해킹되어 내 명의로 개설되었나? 라고 생각도 들고...)
나:그런데 지금 전화하시는 분,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전화:박자 상자 민자 입니다.
나: 박상민... 그러니까 검거된 그 사람들이 보이스피싱 하려고 내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했다 이말이죠?
전화: 그렇습니다.
(미심쩍었고, 신종 보이스피싱 같았지만 어떤 식으로 전개하려는지 그 다음 스토리가 정말 궁금했다. 난 경박한ㅋㅋㅋ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하지만 그때 난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바쁜 와중이어서 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 해야 했다.)
나: 근데 제가 듣기에는 지금 전화하시는 분이 보이스피싱 하는것 같은데요?
(넘겨짚어봤다)
전화: 그렇게 생각되신다면 전화를 끊으십시오.
나는 그 전화를 끊었지만 확인차 남겨져 있는 발신번호로 다시 전화를 해 보았다.
032-455-6789
지금 거신 국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개뿔...
신종 보이스피싱였나보다.
암튼 전화를 받은 순간 난 당혹했다.
글을 올리는 싸이트라고 해봐야 박봉팔닷컴 정도인데 (어쩌다 시민광장의 부산광장에도 올리지만) 그 순간 경찰청과 박봉팔닷컴을 연관시킬 정도로 무의식에서 누르는 게 있었나보다.
우린 그렇게 조금씩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쫄지마 시바... 라는데 그 말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간에 지금 쫄면서 산다는 것 아니겠냐.
김대중 대통령때였는데
대학교 담벼락에 붉은 페인트로
살인마 김대중 물러나라... 라는 글이 크게 쓰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살인마라니.. 말도 안돼... 라고 생각했지만
저런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나라가 되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억눌리지 않고 자유로운 공기를 숨쉬면서
두려움없이 우리 속의 생각들을, 느낌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된 그 시점부터 한류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때는 그 절정이었고....
근데 이게 뭐냐?
경찰청사칭하는 전화 하나에 박봉팔닷컴에 올린 맹바기 욕하는 글을 순간 떠올리며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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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
2011-12-28 (수) 21:27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