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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에서 당원들의 의견을 물어서 당명이나 당 색깔 등을 결정했다면 아마 통합민주노동당에 주황색으로 결정되었을 거다. 민노당 쪽 얘들도 당명이나 색깔에 대해 불만 졸라 많다. 쪽수로 밀어붙이면 되는데 하지만 통합했으니 그나마 배려해준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명 가지고 또 문제제기를 하면 배려해준 은덕도 모르고 설친다고 지랄한다. 그리고 진보, 노동 이런거 쉽게 포기못한다. 자기들 정체성이 달리 문제라 생각하기 땀시. 암튼 그 쪽에들 상황이 그렇다.
이 문제 가지고 싸우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결론내기도 힘들다. 결국 두 주체간에 반목과 분열의 골만 깊어질 뿐이다.
물론 당명에 대한 문제제기의 핵심은 정파적 이해 관계를 떠나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해주길 바라는 건데 박봉팔의 합리성과 이정희와 민노당 쪽 애들의 합리성은 애시당초 전혀 다른 지점에 있으니 서로가 서로에 대해 합리로 위장한 정치적 꼼수로만 본다는데 이 비극은 시작된다.
나는 통합진보당의 이 불안한 동거가 과연 순항할지 그 자체가 걱정이다. 상층은 상층대로 기층은 기층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동상이몽의 상태로 놓여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통합진보당이 만들어질 때 세 주체간의 화학적 결합 같은 거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총선, 대선 이후에도 당이 깨지지 않고 오랜 시간 명맥을 유지하면 모를까. 단 시간내에 완벽한 통합체의 모습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이래저래 통합진보당은 위기의 상황이다. 당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지율은 통합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낮은 상황이고, 시민들로부터 존재감이 없으며, 언론으로부터는 왕따를 당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계파간에 지분 싸움으로 감정이 쌓여가고 있다. 안팎으로 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것부터 무엇으로 부터 해결하고 출발해야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지 내 머리론 잘 모르겠다. 조직이란 선한 이상을 공유한다고 해서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님을, 민주적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도 그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음을. 때론 뛰어난 정치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개인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음을. 그저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을 뿐. 암튼 이 과도기적 통합 상태를 하루속히 벗어나서 전열을 정비하여 총선과 대선 전투에서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 수 있기만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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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