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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관련한 난나 기자 글에 숟가락이나 하나 얹어보자.
일단 ...나는 한의사도 아니고, 이익관계로 엮이지도 않았고, 그 쪽에 전문지식도 없다. 그리고 한의학으로 개인적으로나 일가친척이 크게 덕 본 적도 없다.
암튼.... 의사들이 한의학에 들이대는 비판의 잣대 중에 하나가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이다.
나는 이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본다. 한의학은 서양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러니 당연히 과학적이지 않다. 그러나 과학적이지 않은 것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과학적이지 않은 것이 반드시 신비주의적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물론 서양과학의 관점에서 비과학은 전부 가짜고 사기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 쪽의 자유니까 그 자체로 뭐라 할 필요는 없다.
단지 나는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그닥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서양의학이 편파적 기득권이란 얘기다. 그리고 그 기득권 자체가 한의학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본다.
물론 그리 된 것을 모두 서양의학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사실 치료 경쟁에서 서양의학에 밀린 이유가 제일 크다. 19세기에 동아시아에 전염병이 횡행했는데... 동양의학은 여기서 별로 납득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싸움에서 백신으로 무장한 서양의학이 승리한다. 이 때부터 동양의학은 쇠퇴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백신의 출현이전에 서양의학이 동양의학보다 우월했다는 근거는 그닥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서양의학이 일단 승리를 거두기는 하였으나 아직 완전히 게임이 끝난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 왜냐면 개인적으로 서양의학도 사실상 한계에 봉착햇다고 보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니 장기이식이니 하는 것이 그 근거다. 이게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니 한번 갈아끼워 보자는 발상 아닌가? 이 갈아끼우기를 치료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지만, 또 바람직한 방식이라 인정하기에도 주저되는 것도 사실이다. 치료라는 것이 내 몸 그 자체를 고치는 것 아닌가... 그런 관점으로 보면 줄기세포나 장기이식이랴 말로 정통의학이 아닌 대체의학이라고 볼 수 있다.
암튼.... 한의학 얘기로 돌아가서.... 서양의학의 승리가 백신이고... 백신을 만들어 낸 힘이 과학이라면... 한의학의 뿌리는 음양오행이론이다.
그 근거가 되는 책이 바로 전국시대에 씌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황제내경'이다. 음양오행이론은 이 세상 만물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해석하는 동양특유의 방식이다.
동양철학에 겉핥기식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면 오행이 목화토금수의 5가지를 말하고 서로 상생, 상극하는 순서가 있다는 정도는 들은 풍월로 안다. 그런데 황제내경에서는 이것이 '5운6기'라는 아주 복잡한 이론으로 전개된다. 황제내경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부분을 '운기7편'이라고 하는데... 이 운기7편을 일만번 읽고 깨우침을 얻었다는 사람이 40여년 전에 작고한 한동석이란 한의사다. 그 양반이 쓴 책 '우주변화의 원리'다. 한의사가 왠 '우주변화'까정 거론하는지... 왜냐면 동양의학은 이 세상은 대우주, 인체는 소우주로 보기 때문이다. 동양의 우주론을 파악하려면 황제내경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주역을 알아야 한다. 주역은 유학의 3경으로 추켜세워지면서 동시에 점치는 책으로 비하되는 정체가 야리꾸리한 책이다.
암튼... 이런 지식이 한의학의 밑바탕이 된다. 그런데 한동석이란 분이 우주의 진리(?)를 꽤뚤었다는 뭐 그렇다 치고.... 그 분이 생전에 명의로 이름을 날렸다는 얘기는 내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뭔소리냐면... 실제로 한의사로서 뛰어난 치료 성과로 증명을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얘기는 없는 것 같아 아숩다는 얘기다. 그 양반이 쓴 문제의 그 책은 증산도 등 사이비 종교의 논리기반이 되기도 한다. 이 글 안에서 설명하기는 좀 애매한데.. 암튼 실제 책 내용을 보면 그럴만한 구석이 많다. 철학이 존재론에 빠졋을 때 그게 어떻게 악용되는 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암튼... 위에 언급한 '황제내경', 동한의 장중경이 쓴 임상학 책인'금궤요략', 그리고 황제내경 만큼 출처가 애매한 최초의 약학서인 '신농초본경' 정도가 동양의학의 뿌리가 되는 것 같다. 한마디로 경전급이란 얘기다.
그럼 그 경전만 달달 외우면 실제로 병자들을 치료를 뚝딱 해치우겠느냐... 당연히 그럴 리는 없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후대에 명의들에 의한 발전이 필요했을 것이다.
금나라 원나라 시절에 유명한 4명의 명의를 묶어서 일컷는 금원4대가와 명나라 시절에 장개빈에 의한 이론정립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나라 말기에 와서 위에 언급한대로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나타나면서 축적된 체계가 와해된 듯 하다.
이것이 두가지로 나타나는데... 첫째는 서양의학과의 접목이다. 현재 중의학, 즉 중국의 동양의학의 특징이기도 하다.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의학은 정체불명의 퓨전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하는 한의사들도 있다. 이 비판이 맞든 틀리든 현재 중의학이 동양의학의 전통을 그닥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건 알아둘 필요는 있다고 본다.
두번째는 축적된 지식과 전통의 망실이다. 현재 중의학은 황제내경에서 바로 청나라 말기로 건너 뛴다고 한다. 즉 금원4대가, 장개빈에 공부가 별로 없다고 한다. 그런데 청말의 처방 자체가 금원4대가와 장개빈의 이론에 근거하는데 그걸 건너 뛰어 버리면 기초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암튼...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흔히 한의학하면 동의보감을 떠올리는데... 동의보감은 이론서가 아니고 임상서다. 이 당시의 이론서는 장개빈이 저술한 '의학입문'이다. 직간접으로 들은 풍월에 의하면 동의보감의 가치는 이론을 임상화, 현실화 시키는데 있어서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게, 중국인이 아닌 조선인에 맞게 제대로 반영한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현재 대한민국의 서양의학계는 과연 그런 노력을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런 면을 전문가들이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암튼...그러다 조선 후기에 이제마에 의한 사상체질론이 나오는데... 이제마 역시 의사이기 이전에 유학자이다. 참고로 거기서 말하는 사상은 대양/소양/대음/소음하는 사상이 아니라... 조선성리학이 도출한 개념인 사단칠정론의 사단을 근거로 한다는 것이 어느 한의사의 설명이다. 대음인/소음인 운운의 근거가 사단(인/예/의/지)이라니 좀 헷깔리기 하는데... 내가 반박할 능력은 안된다.
아무튼 중국이든 한국이든 전염병 치료 경쟁에서 서양의학에 패한 이후 동양의학은 그 위상이 격하되었는데... 중국의 경우보다 우리가 더 심각했던 것 같다.
중국은 전술한 대로 중의학 스스로 퓨전의 생존전략을 구사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당하면 당하는 대로 위축된 것 같다. 그리고 일제시대를 거친 것 자체가 이런 과정을 더 심화시킨 듯 하다.
그래서 현실에서 사실상... 우리의 한의학이 지리멸렬한 상태까지 추락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오래전에 약사와 한의사의 분쟁을 TV뉴스에서 보고 느낀 건데... 내가 한의사도 아니지만 한마디로 깝깝해 보이더라.
약은 약사에게...그래서 한약도 약사에게? 이거 사실 말도 안되는 주장이었다. 의사-약사의 구별은 서양의학 개념이고 한의학은 의사가 동시에 약사인데... 약사들이 음양오행을 알어? 약대에서 화학 공부하지 음양오행론 공부하나.... 근본출발이 전혀 다른 것을 말도 안되는 논리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더라는...
문제는 한의사들도 마찬가지인데... 소비자들이 현재 한의사들의 치료율에 그닥 만족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한의사를 하고 있는 몇몇 친구와 지인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한의학 내부에 파벌이 다양하다. 입문파, 동의보감파,사상의학파, 난나기자가 언급한 8체질파 등등... 이 큰 줄기들에서 또 작은 줄기로 세분되고... 여기에 중의학도 침투하고, 일본 쪽의 개념도 넘어오고 중구난방 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듯.
문제는 각 이론들이 경쟁해서 현실에서 살아남 쪽이 살아남으면 되는데... 일단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서양의학계의 견제가 문제다.
예를 들어 의사들이 항상하는 얘기가 한약 먹으면 간 버린다... 이건 제대로 된 한의사의 제대로된 처방을 따랐느냐가 문제 아니겠는가...? 양약도 부적절하게 장복하면 독이다. 한약 먹으면 간 버린다고 떠들면서 수퍼 약판매 찬성하면 안된다.
물론 개소리하는 의사집단 이상으로 사기꾼 한의사들이 널린 것도 사실이다. 즉 한의학계 내부의 자멸작용이 두번째 문제다.
먹고 살려고 별 짓들을 다 하는 모양인데 한방 프렌차이저까지 생긴 모양이다. 서양의학이야 자본화/기계화/매뉴얼화가 심화되었기 때문에 분야에 따라 프랜차이저가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한의학에서 그게 말이 되나?
그리고 지하철 광고에 나오는 비염에 좋다는 편*탕... 이런게 말이 되는지... 이건 한의학 개념이 아니라 약장사의 개념이다. 개별 소우주를 파악하기 전에 처방부터 한다... 이런 개념. 비염이라는 증상의 원인이 과연 한가지일까? 그딴 식으로 어떻게 서양의학과 경쟁하려는지...
해방 후에 한의학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가 한의대가 생기면서 양지로 나왔는데.. 한의대 과정으로 완성된 한의사를 양성하는 것 자체도 힘들지 싶다. 결국 현실에서 임상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의사들은 그것이 대학병원 인턴/레지던트 과정이고...한의학에서는 도제식 수업으로 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여기서 어떤 문파가 결과가 좋으면 그 쪽은 잘 나가는 거고... 안되는 쪽은 밀리는 거고... 근데 잘 나가는 쪽이라도 도제식이라는 것이 인력양성 속도가 빠를 수 없다. 그거야 어쩔 수가 없는데... 이 과정을 참지 못하고 표준화니 과학화니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자멸행위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뭐 자기들이 알아서들 하겠지. ㅋ.
암튼 그들이 알아서 자유경쟁하고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타 이익집단이 주도하는 불필요한 규제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본다.
한의학에 대한 구라는 이정도로 하고...
내가 4년 전에 피부병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등 쪽에 손바닥 만한 크기로 피부가 변색되고, 딱딱해 지고.. 뭔 접촉성 피부염이라나 뭐라나...1년 이상을 끌었던 듯. 약국에서는 '이 약은 장복하시면 안되는데...' 이러고 있고.. 결국 의사가 스스로 포기하고 대학병원으로 가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대학병원으로 가서는 피부과 교수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다. 그 때 이 병의 원인이 뭐냐고 물으니 그 교수왈 자기도 정확히는 모른단다. 그럼 안 정확히 대충는 뭐냐고... 그러니 하는 소리가 일종의 자가면역반응이라나 뭐라나...우쟀든 너무 걱정하지는 말란다. ㅋ 그래서 두어번 더 진료를 받고는 치료 자체를 포기하기로 했다. 대학병원 들락거리는 것이 좀 번거러워야지...ㅉ
웃기는 건 그리고 서너달이 지나니까 증상이 사라지고 정상으로 되돌아 오더라는... 한의원을 찾아가서 해결한게 아니고 그냥 치료를 접으니까 1년 이상 끌었던 병이 저절로 낫더라는...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는지...ㅋ
뭔소리냐면.... 결국 서양의학은 다 알고 다 고치느냐... 그렇지 않다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무슨 무슨 증후군... 이게 결국은 '우리도 다 아는 건 아니다.'..는 고백의 기술적 표현 아닌가?
자기들이 불완전하면 근본이 다른 쪽의 불완전함도 인정하고 같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2-01 20:57:58 문예·과학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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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우리 부친 살아생전 그렇게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한의학을 펼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