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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유감
서울일보 12-02-13 15:11 | 최종업데이트 12-02-13 15:11
부산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김옥주 비상대책위원장은 단 하루도 편히 잠을 자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하루가 멀다며 부산과 서울을 오가고 있다.
9일 아침 국회 기자실을 찾은 김옥주 위원장은 "그 동안 마음을 꺾지 않았던 민주통합당 우제창 의원마저 마음을 바꿔 9일 부실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게 되었다"며, 길고 지루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 말과 함께 김 위원장은 오늘 관련법이 국회 정무는 통과하겠지만, 법사위를 통해 국회 본회에 관련법이 상정·의결되더라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알 수 없다며,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문제와 함께 김 위원장은 관련 법안이 오늘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고 나면,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이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의 포문을 열 것이 염려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말대로 조선, 동아일보를 비롯해 우리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9일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특별법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자, 선거를 앞둔 여야가 표 때문에 예금자 보호법의 근간을 깨는 등 인기영합주의에 빠져 법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공격적 비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주요 언론의 이 같은 견해는 우리의회가 왜 이 문제를 특별법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지에 대한 조건 살피기를 일부러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우리 의회가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선 것은 금융 감독 부실에 대한 정부책임을 보다 분명히 하고자 함에 있다.
사실 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그 동안 정부가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민금융피해자를 양산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9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은, 법사위를 거처 오는 13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의결됨이 마땅하다.국회 의결이 있은 후 이명박 대통령 역시 관련 법안에 즉각 서명해야 하며, 거부권을 행사해 서민피해자에게 또 다시 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정부가 이 같은 책임을 면하고자 했다면, 정부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라는 절차에 아예 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
더구나 정부는 굳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들어 간 이유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가 말한 더 큰 피해의 실질적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에 대해 1인당 5,000만원까지 정부가 개인의 예금 손실을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주요한 것은 구조조정에 따라 영업정지 된 주요 저축은행들의 알짜 재산이 금융당국의 농간과 함께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은 주장한다. 사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부실저축은행이라며 단죄된 주요 저축은행의 자산 매각에 일절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지급된 정부 손실은 정부가 떠 않아야 마땅하다. 즉 정부는 피해를 입지 않겠다며, 서민은 피해를 입어도 좋다는 논리는 충분히 비합리적이다.
여하한 이유로도 정부는 서민금융피해자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국회가 극렬한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선 것도 정부로 하여금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의 언론은 도덕적 해이를 말하기 전에 금융피해자의 억울한 소리를 먼저 들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금융질서를 위해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언론이 정치색을 띠어서는 안 된다. 지금 김 위원장은 잠들지 못한 체 수도 없이 우리의 주요 언론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을 것이다.
/정득환 기자
http://www.seoulilbo.net/wellplaza/site/board/board-read.php?index_no=55950&category_num=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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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