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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합리적 분석보다는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에 발벗고 나선 반면 맑스는 비교적 냉정하고 객관적 시선으로 자본주의를 분석하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주저 제목이 바로 '자본론'이다.
사실 국부론과 자본론이라는 책 제목에서 부터 차이점이 도출된다. 당시의 자본주의 체제는 지금과 같이 자본이 국가 통제를 뛰어넘는 글로벌한 자본주의가 아니었다. 즉 국가간의 대결이 곧 자본가간의 대결이다. 이에 반해 맑스에서 출발한 사회주의 노동자세력은 국제적 연대를 통해 자본주의를 극복하려 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맑스의 외침을 현실에서 구현하려 한 것이 제2인터내셔널이 되겠다. 결론은 제2인터내셔널은 실패했고, 결국 그 시점에서 맑스도 실패한 거다. 즉 자본주의/제국주의 체제 안의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로 결론난거다.
딴 얘기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문화와 외노자를 지원하는 진보세력의 사상적 바탕이 제2인터내셔널이다. 그니까 제2인터내셔널이 실패한 것 처럼,국내 노동자와 외노자간에 노동자연대란 있을 수 없다. 걔네들은 본국에 돌아가서 중산층으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아해들이다. 그래서 그들과 인권 운운하며 그들으 품으려는 진보쟁이들, 그리고 진보쟁이들에 돈줄의 되는 기득권노조의 연대는 차라리 중산층 연대/준기득권 연대라 칭하는 것이 오히려 적합하겠다.
다문화/외노자 문제에 관해서 반서민, 친기득권의 스탠스는 진보 뿐 아니라 기독교도 깁숙히 발담구고 있는데... 이게 우연이 아니다. 사실 진보를 자처하는 많은 이들이 동시에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얘기한 맑스부터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정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종교가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걸 비판한 것 뿐이다.
맑스가 유물론을 주장했지만 결국 관념론의 틀을 벋어나는데 실패했다. 사실 유물론과 관념론의 이분법 자체가 관념론의 틀에 당하는 거다.
몇번을 반복해서 얘긴한 건데... 틀 자체를 뛰어넘어야 한다. 틀 자체를 뛰어넘으려면 기존 틀을 무시하고 자기의 틀을 세워야 한다. 기존 틀 안에서 기존 틀과 싸우면 기존 틀에 결국 당하게 된다.
이건 결국 철학이란 무엇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철학의 정의' 그 자체에서 승패가 갈린다. 철학의 정의를 '세계의 통일적 해석'으로 보면 그 자체가 형이상학을 기준으로 하는 철학의 규정이 된다. 서구의 모든 철학이 여기에 해당되고 맑시즘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형이상학적 철학의 뿌리가 힌두적 사회구조이고 구체적으로 고대 인도와 그리이스 의 착취적 사회구조가 그 토양이 되었다는 건 과거 몇편의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착취적 사회구조라 함은 지배계급의 불로소득이 보장되는 구조를 말한다.
간단하게 노예와 노예주인 간의 관계를 보면 되겠다. 노예주인은 일을 하지 않는다. 일을 하지 않아도 노예들의 노동의 결과물을 누리기 위해서는 철학적 정당성이 제공되어야만 한다. 그 일등공신이 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고대희랍 철학자들인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노예제는 우주의 근본법이다'라고 까지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저의 이름이 '형이상학'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암튼... 얘기가 옆길로 많이 샜는데... 마르크스가 노동자 혁명을 주장했지만 과연 뭘 위한 노동자혁명이냐... 이게 결국 문제가 된다. 노동자 혁명이란 결국 노예들의 반란이나 마찬가지 인데... 반란이후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느냐가 문제다. 노예에서 해방되기 위한 반란이냐... 아님 노예제 자체를 까부수기 위한 혁명이냐..
만일 전자라면 누군가는 주인을 위해 대신 착취 당해야 한다. 노예제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 목적이면 주인이 스스로 노동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 혁명은 사실 수준낮은 반란에 불과했다. 러시아 혁명이후 구소련은 대내적으로는 노동자들이 노동을 등한시 했고,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로 치달았다. <-- 노예 주인(자본가)들의 나쁜 면모만 고대로 배운 셈.
서유럽의 수정주의도 마찬가지다. 그넘의 놀자주의는 고대로 답습하고 있다. 착취의 대상이 국내 노동자에서 제3세계 노동자로 바뀐 것 뿐. 그러면서 복지니 똘레랑스니 갖잖은 우아를 떨고 있는 것이 바로 남한 진보세력의 사부격인 서유럽 진보세력이다.
일단 자본주의의 틀 자체를 극복하지 못했고... 근본적으로 서구문명 자체가 출발부터 생산 보다는 약탈을 중심으로 시작했으니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서유럽 진보들은 맑스보다 오히려 퇴보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맑스의 실패 또 한가지... 모두 알다시피 자본론이라는 책 자체의 과중한 분량이다. 논리는 간단명료해야 한다.
맑스 경제학의 출발은 노동가치설이다. 자본주의를 해석하는데 노동의 가치에서 출발.... 이 자체가 시작부터 미스다. 그러니 얘기가 길어질 수 밖에 없어. 자본주의 해석은 자본가 입장에서 자본의 기본 메카니즘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간단하다.
자본은 한마디로 가만 냅두면 안되고... 굴려서 불려야 한다. 즉 계속 팔아야 한다. 거기서 실패하면 자본주의는 존재할 수 없음. 왜냐하면 자본 자체가 공짜가 아니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의 땅을 임대해서 공장을 지었으면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내 땅이라고 해도 땅값 조달에 대출이 끼었으면 이자를 내야 한다. 물려받은 땅이라고 해도 공장 자체가 감가상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멀쩡한 설비를 바꿔야 할 수 도 있다. 한마디로 자본 그 자체가 공짜가 아닌거다. 그래서 자본가는 '팔아야' 산다.
그런데 자본가가 이윤을 추구하는 만큼 노동자들에겐 작은 파이가 돌아가고 그 자체가 소비부족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소비가 부족해 지면 팔 곳이 없으니... 즉 자본을 굴려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니 자본주의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거다.
바로 '경제학 쌩기초'에서 언급되는 부분인데..이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 맑스의 자본론을 다시 뒤벼볼 필요는 없다.
그냥 그 자체를 이해하거나 그 자체를 반박하면 됨. 맑스가 아직 건재하다고 얘기하는 것도 웃기고... 이거 철지난 맑시즘이네 하는 것도 웃기다.
자본주의 영생론자들도 소비부족의 모순 자체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 모순을 1차적으로 '수출', 그 다음에는 '거품질'이라는 수단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 뿐이다.
즉 거품질이 실패하면 소비부족을 메꿀 다음 대안은 자본주의 영생론자들이 내놓을 숙제이지 자본주의가 영생할 근거가 없다는 쪽에서 답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니까 자본주의가 망한 후의 대안이 뭐냐고 따지는 것 그 자체가 코메디다. 나는 자본주의를 의도적으로 때려 부시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도 답을 못 내놓을 거란건 알고 있지만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자본주의를 무슨 수로 유지할 건지? 대안을 내놓으면 그 헛점은 얼마든지 지적해 줄 수 있다. 헛점을 파악하는데는 맑시즘같은 복잡하고 거창하지만 실패한 논리가 아니라 중학생 수준의 산수실력이면 충분하다.
자본주의의 영생을 주장하려면 소비부족의 헛점을 지적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스스로 답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영생의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것. 이런 걸 우리는 신앙 수준이라고 한다. 자본주의 영생론자들은 그래서 신앙인들이다. 자본주의의 진짜 대안은 영생론자들이 신앙을 포기한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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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