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논리, 가짜 명분으로 먹고 사는 정치권의 불편한 진실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요즘 총선을 앞두고 여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가관을 넘어 기가 찰 지경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듯한 이유는 이들이 진영논리와 가짜 명분으로 최소 50%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에는 몇 가지 진영논리와 허울 좋은 명분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양측이 나누어 진다.
그러나 이들 진영논리와 가짜 명분의 득실을 빼고 더하면 합계가 어쨌든 절반에는 근접하는 제로섬(zero sum)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념, 지역, 세대, 재벌개혁(경제민주화)과 복지 등은 대표적 진영논리를 가르는 아젠다들이다.
이념 문제에 있어 과거 70ㆍ80년대에는 노동자 문제 등 계급문제가 주 아젠다였는데 현재 비정규직 및 파견근로,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대세가 되었고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가 보통 심각하지 않음에도 이 문제는 마치 복지 문제처럼 취급되며 이념에서 주 메뉴가 되어야 함에도 도외시되어 계급적 이슈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미국과 북한 문제이다.
한국에서 이념상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데 앞장서는 그룹들은 미국과 북한 문제에 있어 친미, 반미, 친북, 반북으로 나누어 각기 밥벌이와 정치사회 활동의 공간을 연다.
좌파, 진보 내지 개혁 진영에 있어 정치나 활동을 하려면 반미와 용북, 종북 내지 북한에 대한 무한한 관용은 필수이며 비판은 삼가야 한다.
야당의 공천 심사위에서 사고의 개혁성을 보기 위해 공천 신청자의 성향을 검증해 본다고 했는데 그 중 중요한 부분이 한미 FTA 문제와 북한 문제 아니었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청년실업, 알바문제 등에 대한 성향을 검증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는가?
한미 FTA, 제주 강정 해군기지 문제의 본질은 반미와 친북, 친중 등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겠는가?
민주 통합당이 이 문제를 총선 공약에서 뺀 것도 이러한 문제로 부각될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반대편에 정확히 친미와 반북(반공)으로 먹고자는 우파, 보수, 수구 그룹들이 있다.
이들은 진보진영처럼 자생적으로 정치 조직화 조차도 하지 못하고 좌ㆍ우 아젠다 대립으로 진영을 가를 필요가 있을 때 행동대로서 등장할 뿐이다.
나는 반미나 친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사고도 존중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의제에 반미, 친북 문제가 슬그머니 반영되고 연장되어 대중의 사고를 획일화 시키고 우파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한미 FTA나 제주 강정기지 등에 반대해야 한다는 식으로 편 가르기 문제로 몰아가며 이를 통해 정치적 지분을 확보한다는데 거부감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이것을 노리고 한미 FTA, 제주 강정기지를 이념문제화 해 무조건 옳은 듯 몰아가는 쪽도 불쾌하다.
한미 FTA는 잘못 협상된 것이 많을 것이며 향후 수정하고 재협상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제주 해군기지 공사도 굳이 총선시기 몰아붙여 상대의 에러를 극대화 하고 있는 것도 결국 진영 논리이다.
어쨌든 이 구도 속에서 원내 진보정당을 독점하고 제1야당의 주도권을 쥐는 패가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면 이 구도의 피해자는 신 자유주의의 최대 피해자인 비정규직, 파견직, 소자영업자, 내수 소기업 등이다.
두번째는 영호남 충청 등 지역 문제이다.
최근 정치권은 3김 시대 이후 지역 감정이 약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데 내가 볼 때 절대 그렇지 않다.
역대 대선에서 정권 심판구도가 걸린 때를 빼고는 대부분 지역구도 게임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처음에는 충청을 누가 잡는가 하는 게임이다가 이제는 『호남이 지원하는 PK 후보 + 충청표 위한 획기적 공약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여기에도 PK, TK 간 구분을 시키기 위한 소지역 구도가 배경에 깔려있다.
따라서 호남에 여전히 접근이 불가하고 전남북을 나눌 엄두도 못 내는 현 여권이 원천적으로 불리한 구도다.
이 논리에 따라 현재 문재인, 김두관, 안철수 등 야권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사람은 최다 PK이다.
아마 지역감정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이럴 것이며 이점에서 호남 출신 대선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는 보수진영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유불리를 떠나 이런 구도는 결국 특정 정치꾼들을 온존케 하는 서식지가 된다.
셋째, 요즘 대세를 가르는 것은 2040 세대 문제이다.
특히 20~30대는 세대의 특성상 일자리, 결혼, 주택, 자녀교육에서 기본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위치이며 이러한 피해의식이 디지털 모바일 기기와 결합해 트윗에서 폭발하고 있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대졸백수, 부동산문제, 양극화와 부의 세습 구조 등과 맞물려 이 세대의 사회불만이 과거 486세대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터져나오며 시니컬하고 극단적 진영논리를 표출함으로써 야권과 진보진영의 의제를 주도하며 끌어가고 있다. 현재 여권의 인식 수준으로는 이들을 포용하고 지지하기는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 정치권이 누구도 2030의 문제의 근원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분노만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및 복지 문제이다.
이 문제는 양측이 모두 일찌감치 위기의식을 느끼고 물타기를 해서 비슷해져 가지만 그 강도에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집권 전에는 모두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복지 강화를 부르짖다 집권하면 허물허물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개혁 문제는 정치권에 또 다른 부수적 효과를 낳고 있는지 재벌개혁을 부르짖는 야당 의원이나 사회단체에는 후원금이 몰리고 상대적으로 개혁 강도가 약한 새누리 측에는 슬그머니 재벌 옹호론자들 다수가 공천을 받았다.
이들 공천을 위해 재벌들이 조직적으로 뛰었다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한미 FTA 문제의 본질은 반대하는 측에는 반미가 찬성하는 측에는 재벌이 배후에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결국 총선, 대선을 넘기고 집권하면 어느 쪽이나 공약을 수정하여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복지 강화가 후퇴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여야의 공약들이 거시적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사회, 정책, 운영 변화의 패러다임』을 생각하지 않고 선거를 겨냥해 혹은 진영논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끌고 갈 만한 정치인 의식변화 수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허울 좋은 명분은 완전 국민 경선과 공천개혁과 검찰개혁, 권력비리 폭로, 새 정치세력과 선동 등의 문제이다.
지금 야권은 민간인 사찰 재등장 이라는 호기를 잡고도 여론조사, 경선, 부정문제로 난리도 아니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결국 과거 오프라인 형 선거부정 행태가 모바일 선거인단 동원경선과 여론 조작으로 변질된 것뿐인데 유명 정치인들이 자신에 유리하기에 이를 마치 완전 하향식 민주적 경선 절차로 포장했을 뿐이다.
지난 2002년, 2007년 대권의 향배도 결국 여론조사가 갈랐다.
나는 근본적으로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은 사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난 몇 년간 여러 군데서 여론조사가 조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숱하게 들었으며 심지어 여론조사 경선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기법도 들었다.
상향식 민주적 방식인 듯 포장된 여론조사 제도는 정치적 사기이다.
공천 개혁 또한 외부에서 공심위원이라는 인물들을 끌고 와 뒤에서 조정하거나 나눠먹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
여야 자신들이 직접 공천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직접 심판 받지 굳이 공심위라고 형식을 만들어 책임을 회피하는가? 그렇게 한 결과가 이 모양인가?
그러니 청와대에서 공심위원을 통한 개입 이야기까지 나오지 않는가?
여야 모두 기존의 색깔만 강화시키는 인물들만 영입했지 자신의 색채를 바꾸려는 이종 교배는 하지 않았다.
둘째, 민주통합당은 검찰개혁을 주요공약으로 들고 나오며 아이러니 하게도 검찰 출신들을 많이 영입했다.
새누리당은 기존 검찰 출신에 새로운 검사 출신들이 많이 공천을 받았다.
장담 컨대 이번 총선은 경선 과정까지 포함해 역대 최고의 당선 무효가 나올 것이다.
모순되고 허술한 경선 절차가 시비거리를 제공했고 MB와 검찰은 검찰개혁을 들고 나온 정치권에 확실한 뒤끝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도 검찰을 영입, 공천하는 정치권은 총선, 대선과정에서 그 위선의 대가를 치를 것이며 이번에도 대선에서 큰 역할을 검찰이 하게 될 것이다.
셋째, 권력형 비리 폭로문제이다. 현재 총선 국면에서 막판에 민간인 사찰, BBK, 대형 권력형 비리 등을 야권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상대로라면 이에 대응해 MB나 검찰은 친노세력 등 야권에 대한 폭탄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내가 그저께 총선 때 전ㆍ현 정권이 모두 비리를 다 까발려 라고 한 것은 정치권이 꼭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동시에 같이 죽는 길을 택할 것인가? 둘 다 입을 다무는 길을 택하여 같이 살 것인가? 답은 뻔하다.
굳이 총선 판이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지 않으면 둘 다 사는 길을 택할 것이다. 최근 정권 비리 폭로가 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넷째, 국민이 기성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이 틈에 제3의 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안철수 원장이다. 과거 문국현, 정몽준 등 한국에서 대선에 출마해 제 3의 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죄다 엄청난 부자들이다.
재력이 있어야 세력이 붙고 사회 유명세, 언론 장악력이 생기기에 현재의 사회 풍토로는 돈 없는 신선한 제3 정치세력이 생기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다섯째, 최근 우리 사회는 팩트나 진실보다 선동이 지배하고 있다.
팟 캐스트, FTA 통과 주역인물 등을 선거에 앞세워 선동의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의 인식을 진영논리에 따라 획일화시키고 편가르기에 동참할 것을 강요하는 정치 퇴행적 현상이다.
어떻게 세상에 진실과 거짓이 획일적으로 두부 자르듯 양자택일 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그러나 정치권은 선동을 앞세우면서 진영의 논리와 거짓의 명분으로 국민을 세뇌시켜 no brain한 상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진영논리에 기생하고 허울 좋은 명분으로 먹고 사는 정치권에 놀아나는 국민들만 불쌍하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