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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돌아오는 대선을 지배하는 로비꾼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아마추어 운동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이 그들의 꿈이다.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4년 동안 전세계 수많은 선수들은 땀으로 얼룩진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정치에서는 대선이 올림픽 역할을 한다. 대권을 쟁취하기 위해 4년의 세월을 피 땀을 흘리며, DJ 같은 경우는 4수 끝에 청와대에 들어갔고 YS는 본선 재수로 대권을 잡았으며 MB와 노통은 첫 번째에 골인했다.
그러나 이들 주요 정치인 외에도 대선을 목메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국회의원 및 의원 희망자 그리고 정치권 근처에서 밥을 먹고 사는 많은 정치꾼들에게는 대선 승리가 곧 일자리와 신분상승의 기회가 된다. 대선에서 자기가 미는 쪽이 이겨 한자리를 꿰어 차면 일거에 신분이 상승되고 주변 인간관계의 격이 높아지며 갑자기 데면 하던 친지ㆍ지인 들이 반가운 척 다가온다. 그리고 life-style이 신분상승에 걸맞게 바뀌어 호텔, 백화점, 골프, 해외여행, 명품이 익숙해지고 자동차, 집 등이 업그레이드 된다. 이후 교류관계가 바뀌고 이러한 생활을 충족시키는 돈봉투가 들어온다. 그러면서 인생의 따뜻한 봄날이 시작되며 덩달아 고급술자리 등 향락 유혹도 생기게 된다.
이때 한번 맛 본 짧지만 아찔한 경험은 마약과도 같아 그 사람 평생을 지배하며 여야 정치 패거리 중 하나를 떠나지 못하고 평생 서성이게 된다.
원칙대로라면 몇몇 금융 공기업 고위임원 외에 월급ㆍ수당 만으로 이러한 신분 상승을 누리기는 불가능하다. 장관이나 국회의원 조차 연봉이 1억 안팎에 불과하고 세금 떼고 지위에 걸맞은 지출을 감안하면 생활하기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생활과 신분의 업그레이드를 노리는 정치꾼 옆에는 이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장사꾼이 몰려들어 대통령 선거라는 권력변동의 기회를 활용하려 한다 . 대통령 선거를 통해 권력 교체가 되거나 아니면 재창출이 되면 새 대통령 당선자를 따라 수천 개의 영향력 있는 자리가 죄다 바뀐다.
이러한 자리교체는 곧바로 권력과 결부된 『이권의 교체』를 의미한다.
사실상 만인지상의 독점적 권력인 대통령은 국가정책, 자신의 공약 이행, 개인 의지나 선호에 따라 수많은 돈벌이 기회를 만들게 하기도 하고 사라지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통령 개인과의 친소관계와 접근도에 따른 가신 서열은 곧바로 이런 돈벌이 기회에 대한 영향력 정도를 의미한다. 대통령과 돈벌이꾼과의 직접적 대면기회는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오른팔 왼팔과 핵심 가신들은 『접수창구』가 되어 정치 자금을 조달하고 일부는 in my pocket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 주변에는 권력 핵심에 가까울수록 끈을 대고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며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도록 약속이 잡히며 때로는 이른 조찬부터 심야 술자리까지 미팅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실세가 바쁜 것은 국사가 아니라 주로 이런 일들 때문이다)
이러한 실세와의 인연은 오랜 시간을 두고 형성되고 성립된 것이 아니기에 단기간의 목적형 친소관계 성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술, 선물, 골프, 돈봉투 등이 매개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일단 안면을 튼 뒤, 정부정책과 인사, 각 행정부서의 예산사업, 공기업 하청납품, 입찰, 심지어 사기업에 관련된 청탁까지 이루어간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가와 보상이 지불된다. 이러한 로비를 벌이는 꾼들은 재벌 및 건설업자와 시행업자, 금융ㆍ부동산투기꾼, 브로커 및 사기꾼, 심지어 외국인 회사 뚜쟁이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중 대기업 등 수준 있는 로비꾼들은 대선 준비과정부터 베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요 재벌기업이나 고급 브로커들은 대선과정에서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을 모두 적절히 관리한다. 물론 당선확률에 따라 베팅정도는 당연히 달라진다. 그리고 캠프에 하수인을 추천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직접 파견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대선공약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도 하고 대선 캠프 주요 경제 브레인에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는 관료, 교수, 연구진, 법조인 등을 직접 추천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지원하고 민 쪽이 집권하면 주요 행정부서 정책 및 예산편성, 통상협정 체결과 법률개정, 환율 등 금융정책, 공정거래, 수출 관세, 민영화, 규제완화 정책과 법률집행, 대형 프로젝트와 공사 등을 자신에 유리하게 반영케 하고 즉각 추진케 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예산을 요리해 먹을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재벌부터 브로커까지 수준에 따라 적절한 베팅이 차별화 되어 이루어진다.
나는 그간 여야 정치권이 다투어 온 한미 FTA, 4대강, 재벌정책, 수도이전, 지역 균형개발, 민영화와 공기업 매각, BTO, BTL 등 민자사업, 원전정책 및 해외 프로젝트 수주, 에너지, 자원개발, 방산사업, 금융기관 재편 및 공정거래, 금산법, 출자총액제 등이 상기한 언급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정권시작도 하기 전에 정권을 이미 녹여버린 꾼들의 로비는 이후 인수위, 조각, 개각, 예산 편성, 집행, 정책 실행, 법률개정, 국회활동을 통해 실행 되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재벌, 금융, 건설, 자본 등 수준있는 로비꾼 이외에도 최근 낮아진 정치권 수준에 걸맞게 온갖 저렴한 브로커와 양아치들 조차 권력 주변에 돈을 싸 들고 접근한다. 가끔 검찰 수사에 등장하는 수준에 맞지 않는 꾼들에 용돈을 받았다는 유명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이 그 사례다.
수준 있는 재벌급 꾼의 로비는 이들의 정치권 로비 대리인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주요 재벌회장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로비스트들을 기업인으로 위장시켜 키운 뒤 주요 대선 주자에게 접근시킨다.
이러한 꾼들의 로비는 비단 측근 실세뿐 아니라 감시 처벌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정기관 등에도 전방위로 향해지며 장관 사정기관 수장 후보 등을 키운 뒤 추천하기도 한다.
2.
따라서 이런 로비꾼들에게는 권력의 교체 시기인 대선이 있는 해는 향후 4년 동안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라인을 만드는 기회이기에 무척 분주해질 수 밖에 없다.
여야의 주요 대선후보와 그 주변의 contact point를 점검하고 베팅시기와 규모, 투입 인물을 점검하며 성향을 검토한다. 그리고 우호적, 비우호적 선호관계를 정리하고 주요 대선후보의 약점과 비리를 수집하며 언론 관리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여론조사회사』 관리도 중요해졌다. 대선 등에서 여론조사에 의해 판가름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사정, 정보기관 인물 등과 교류관계의 수준도 높여가며 대선 동향을 면밀히 체크하고 그에 걸맞는 대책 변화를 준비한다.
나는 최근의 대선에서 로비 꾼들의 영향력이 대선 결과에 점점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과거 3김 시대에는 이들의 정치적 비중과 지지 층이 워낙 높고 단단해 후보자신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보자들의 역량과 지지기반이 취약해지면서 비리 의혹 등을 수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나아가 여론조사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 12월 대선은 결정적으로 이러한 로비 꾼들의 개입과 역할에 의해 끝나버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어제 언급했듯이 여야의 정치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허점이 많으며 제3 정치세력의 가능성도 높고 현 권력의 정권 재창출 의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내가 『주요 대선후보의 검증과 의혹규명』을 강조해온 이유도 올 대선과 같은 행사에서 미리미리 주요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과 의혹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결국 로비꾼과 결부된 대형 정치공작, 여론조작, 사법기관의 판단 등에 따라 대선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신출내기 후보나 약점 많은 후보는 이 과정에서 로비 꾼에 놀아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민이 목 매달고 있는 진보와 보수, 좌우, 개혁과 쇄신, 의지와 인물론 그리고 각종 정치 아젠다와 담론은 정치권 외형에 나타나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 이면의 깊은 심연에는 돈과 이해, 기득권 유지에 결부된 거대한 탐욕이 국민의 선택을 왜곡하고 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 99%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대선은 조종되고 조작된 이미지와 여론의 반영일수도 있는 것이다.
로비꾼들이 몸을 푸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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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봉팔러들에게 일독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