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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들여다 본 민간인 사찰, 주요 대선후보들 입장 밝혀라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총리실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보고 문건 전모가 KBS 노조와 야권에 넘어가 폭로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2600건이 넘는 총리실 윤리지원관실 사찰보고서 내용은 정치, 언론, 공직자,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벌인 사찰 정황을 생생히 드러내고 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이라는 이름을 단 이 부서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이름과 관련이 없는 정치인, 언론인, 개인사업자, 산부인과 의사 등 평범한 일반인 등 전방위에 걸쳐 무차별 사찰을 한 것이다. 이 일과 관련한 불법행위는 ①조직구성 과정 ②사찰과정 ③발각 후 축소은폐 지시 ④처벌 후 무마과정 ⑤수사 조절 등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2. 과거 정권부터 순전히 청와대를 위해 만들어진 이런 류의 부서는 외견상 공직자 암행감찰팀의 모양을 띄면서 내부적으로는 정권 유지에 위해가 되는 분야에 대한 일부 사찰 역할도 해왔다.
DJ 정권 때까지는 『사직동 팀』으로 불려오다 옷 로비 사건에 관련되어 해체되었으며 노통 정권 때는 『총리실 조사심의관실』 또는 『암행감찰반』 등의 이름으로 존재해오다 MB 정권 출범 때 해체되었다.
그러나 촛불시위 사건으로 정권이 무너질뻔한 위기를 겪고서는 정권안위 차원에서 정권을 흔드는 위해사범들을 잡아내고 공무원들의 나사를 죄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조직 탄생 배경에는 2008년 촛불시위 때의 촛불 구입용도나 백만이 넘는 시민이 모으는 자금에 대해 어디엔가 그 출처와 선동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웃기는 확신이 그 배경이었다.
또 촛불시위 때 앞장서 보도한 언론과 선동에 가담한 정치인, 돈을 낸 친노 인사 그리고 적극 가담한 연예인, 시민사회 단체 등 배후를 캐내고 정권을 흔드는 이런 불온한 사범들을 발본색원해 정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이 기관의 탄생배경이었다. 아울러 정권 위기에 둔감하고 충성도가 낮은 복지부동 공직자 기강 잡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BH 뒷산에 올라가 아침이슬을 듣고 반성을 했다는 MB 정권이 촛불시위가 사그라들자 마자 배후를 캐내 발본색원하고 충성심 없는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자는 발상은 정말 『MB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 어쨌든 이러한 목적 하에 만들어진 이 부서는 국세청, 검찰, 경찰 등 각 부서에서 파견된 인원 40여명으로 구성이 되었다.
이름과는 달리 『정권의 게쉬타포』로서 정권 위해 불온사범을 색출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정치인 약점을 캐내며 공무원의 뒤를 뒤지고 충성도를 체크했다. BH 하명, 종결처리 결과, 책임자 이름 등에서 보듯이 주로 『로얄패밀리 홈타운』이나 그 주변의 인물로 지휘부가 구성된 이 조직은 사실상 최고 권력자의 밀명을 받아 움직이는 비밀 조직이다.
그러나 숫자가 좀 되다 보니 BH에 두기에는 위험이 크고 예산 소요 등을 생각해 머리를 쓰다가 외견상 파워가 없는 총리실 한구석에 형식적 위장 편제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창성동 별관』에 위치하며 총리실과 아무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그 보고 또한 청와대 비서라인과 최고 권력자에 직보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이 부서 예산은 8억 5000만원이나 되었고 파견 공무원은 월급도 이전 부서에서 받았을 것이다.
4.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현대판 21세기 암행어사 조직을 만들었으나 고향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출된 『어설픈 게쉬타포 웃 대가리』들은 실수를 거듭하다 별것도 없는 김종익을 사찰하다 파국을 맡게 되며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2010년 사건이 처음 폭로되었을 때 『총대를 메고 들어간 게쉬타포 요원』 뒤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찔끔찔끔 푼 돈으로 입을 막아 보려다 오늘날의 파국을 맡이하게 되었다.
장진수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이번 일은 조폭들 수준도 못 되는 의리와 뒷수습 능력을 노출시키며 뒤끝과 디테일은 강하면서도 돈에 있어 치사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이해결사체 정권』의 한계를 확실히 드러내었다.
이번에 폭로된 사찰보고서들은 이미 2년 전 검찰수사에서 드러났지만 검찰이 묻어 뒀다가 이번에 드러났는데, 『당시에 형사법적 테두리 안에서 기소하기에는 불법사찰의 증거로 삼기 어려웠다』는 검찰의 변명이 가관이다.
검찰이 언제부터 형사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수사를 했다고 법 테두리 운운하는가?
좌우간 이번에 드러난 사찰보고서는 장진수 등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 전에 이미 야당에 한 부가 전달되었고 다른 한 부가 최근 KBS 노조 측에 전달되어 어제 공개된 이후 오늘 민주당 측에 의해 다시 공개되었다.
5. 이번에 드러난 2619건의 자료 또한 전체 자료의 일부이며 비슷한 사찰 CD가 몇 개 더 있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문제는 사찰내용 중 은밀한 사생활 등 도청이 없이는 불가능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지난 10여 년간 없어졌다던 도청이 재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항간에는 주요 통신회사와 연계된 도청 의혹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다니고 있으며 주요 정치인들은 대포폰이나 차명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비밀도 아닌 실정이다.
방법과 정도에 있어 한계와 범위를 벗어난 이런 광범위한 규모의 사찰은 야당뿐만 아니라 심지어 같은 당내 주요 정적인 박근혜 새누리 비대위원장과 그 주변인사 및 과거 친이 핵심인사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전개되었다.
이전에도 이들의 동선, 미팅인사, 식당 등에 사찰이 이루어졌다는 폭로가 여러 번 있었으나 이를 근본적인 민주주의 체제나 인권에 대한 침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정적에 대한 의례 있을 수 있는 사찰로만 인식해 온 결과가 오늘의 결과까지 왔다.
6. 이번에 이루어진 사찰 내용은 지난 2007년에 만들어진 독일영화 『타인의 삶』을 연상케 한다.
1984년 당시 동독 비밀경찰 쉬타지는 10만 명의 비밀 경찰과 20만 명이 넘는 밀고자를 동원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목표 하에 타인의 삶은 24시간 감시한 동독 비밀경찰의 변모를 다룬 영화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 일이다.
나는 나 자신도 이번 사찰 대상에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협조를 거부하고 찍힌 뒤 이 정권은 지난 정권 때 벌어진 미국 스파이 조작 사건 진실을 밝히지 않고 오히려 이를 미끼로 촛불 시위 때 정권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
이를 또 거부하자 이후 기소 시도 등 온갖 압박이 들어왔으며 이에 맞서 나는 MB 정권의 비리와 의혹 등을 앞장서 제기해 왔다. 이 과정에서 가까운 기업인이나 지인이 여럿 어려움을 겪었다.
찍힌 인물에 대한 정권의 뒤끝이 어떠한지는 지난번 새누리 공천 과정에서 나에게 가해진 공작을 통해 생생히 실감했다.
민간인 사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수분열, 친이 탈당을 압박 삼아 공천 막판 친이 친박 협조국면이 극적으로 전개되고 MB가 TV에 나와 박 위원장을 칭찬한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여권 내 친박, 쇄신그룹 야권, 시민사회 전반을 사찰해 온 MB 정권으로서는 자신들이 해온 사찰의 규모와 범위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진실이 폭로될 경우 소수 친이만 빼고 여야 모두에게 코너에 몰린 현정권은 최악의 경우 특검,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거쳐 탄핵까지도 갈 수 있을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여권 내부와 보수 진영을 모두 끌어들여 『사찰정국 물타기 돌파』를 위해 굴욕적 찬양까지 손수 나서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의 비 이성적 이념논쟁 또한 좌-우 분열을 통한 이념대립 조장을 민간인 사찰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시도로 보인다.
7. 나는 이번 민간인 사찰 보고서 파동을 통해 기초적 인권의식과 민주주의 체제 유지의 근본에 대해 둔감해진 정치 지도자들의 의식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뒤나 약점을 캐는 이러한 규모와 방식의 광범위한 사찰이 MB 스스로가 자랑해 마지않는 G20 핵안보 정상회의 주최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선진 자유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은 우리 체제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유사민주주의 체제』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너무나 총선을 의식한 당리당략의 소재로서만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이 사찰 관련 자료를 언제 입수했는데 왜 KBS가 먼저 공개한 뒤 이제서야 공개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
행여나 총선 효과 극대화라는 이유로 시기와 방법을 조율했다면 이 또한 인권의식의 부재이며 떳떳하지 못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고 사찰 대상자에 개인적으로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을 통해 사찰 정권을 심판할 것이 아닌가?
만약 자료가 더 있다면 모두 공개할 것 또한 요구한다.
KBS 노조 또한 언론 통제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전모를 공개하는 것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한명숙,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주요 정당 대표와 대권주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책임이 있다.
MB와의 관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이 문제는 국가 권력이 국민의 삶을 감시하고 사찰한 민주주의 체제를 부인한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이 사건은 한국에는 『절차 형식적 민주주의』는 이미 완성이 되었고 『경제ㆍ사회적 민주주의』만 남았다는 우리들의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여지없이 일깨운다.
이 사건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정권은 붕괴되었을 것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우리 사회의 너무나 둔감함에 우리가 위치한 사회의 수준의 한계 또한 MB 정권과 비슷함에 자괴감을 느낀다.
국민의 기초인권이 짓밟힌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은 여야당의 지도자나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툭하면 신뢰나 국민을 들먹인 지도자나 특히 평소 상식과 비상식, 공동체 의식,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언급한 지도자들이 최소한 말해야 될 기본적 책무이다.
이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행위이고 그 배후를 밝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그 모든 책임이 누구에게 근본적으로 있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
나는 여야를 떠나 이 사건에 조차 침묵하는 정치 지도자는 국가 지도자로써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정치인 자신들에 대한 사찰 등을 알면서도 침묵해온 결과』가 『수많은 국민들에 대한 사찰로 이어졌기』에 정치인 또한 묵시적 사찰 방조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평소 정치인들은 거의 사찰과 도청을 의식하고 산다.
그럼에도 『으레 정권 잡으면 그러려니』하는 정치인들의 인권침해불법에 대한 만성적 행태가 오늘날의 사태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이런 불법 사찰에 눈 감는 대선후보나 정치인은 자신이 집권하면 또 다른 사찰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이번 민간인 대규모 불법사찰에 대한 입장 발표를 다시 한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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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