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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화를 '역지사지하여 배려하는 미덕을 가져야한다'거나 아랫사람들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그들간의 첨예한 갈들을 무마하는게 웃어른뻘 되는 사람의 올바른 처신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이 있다고 보는 치매백신에 맞서 살짝 딴지를 걸었었다.
하지만 댓글 주고받기가 끝나고 혼자서 좀 더 생각을 진행해 보니 댓글주고받기하던 당시의 나의 생각과는 또 다른 생각이 전개되기에 치매백신과 '상황이 안좋아' 글쓰기가 어렵다던 봉팔회장에게 견해를 묻는다.
살짝 맛간 우파논객 복거일이 87년대투쟁을 통해 설립된 노조들, 그 중에 특히 울산에 자리잡은 대규모의 노조들을 비판하면서 '귀족노조'라 칭하는 것을 듣고 나는 쩜 쇼크를 먹었드랬어. 노조는 졸 멋있는 정치투쟁의 결사체로 인식하고 있던 나로서는. 자본주의하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나눌 수 없다는 논리를 복거일이 전개했었는데...자본주의라는 밥솥에서 많이 먹는 넘 적게 먹는 넘으로 스펙트럼화되어있으면서 한 몸이라는 것이었지.
노예제나 봉건제에서 그렇게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피지배계급이 각성하면 간단히 체제를 엎을 수 있는데도 그렇게 장구한 세월을 그 체제들이 영속했다는 것은 역시 그 안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그 체제 자체였다고 보지않으면 잘 수긍이 가지 않던 것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치매백신이 황희에게 덧씌운 연장자,정승, 남성, 양반의 권위의 모습은 황희 혼자만 지고 있는 짐이 아니고 두 여종, 조카들도 같이 나누어 쓰고 있는 시대의 투영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 체제안에서 일반적인 역할-지배피지배, 자본노동등- 나누기는 가능할지언정 각론내지는 세부로 들어가 규정하자면,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시대가 가진 모든 모습들을 모두가 골고루 그 한몸에 지고 있는 것이다.
봉팔이네가 좋은 것은 그 나누기(여기서는 진영이라고 한다)에 편들지 말고 일어난 사건들에만 주목하자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두 대감이 싸우고 여종이 황희처럼 행동하는 일화가 성립안된다는 치매백신에게. why not?이라고 되묻고 싶다.
장자에 보면 제나라 환공이 수레바퀴 깎는 노인에게 한방먹는 일화도 있는데 뭘...
이쯤하고 황희일화로 돌아와서 그 일화에 얽혀있는 인물들이 일화전체에서 어떻게 요소들로서 일화를 구성하는지 배치를 볼까...
각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어떤 지점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자신들의 해결능력에 한계를 절감하고 당시에 형성되어있는 권위내지는 권력에 자신들의 분쟁을 위탁한다. 두 여종이 각기의 논리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음은, 이 말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이 옳은 수 많은 우리의 현실경험과 배치되지 않는다. 그 상이한 두 옳음 사이에서 황희의 권력은 어떤 이익논리를 편들어 다른 하나를 제압할 수 있지만 황희는 권력의 사용을 유보내지는 포기하므로써 당사자들이 뒷켠에서 합리적이거나 불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더라도 당사자해결 원칙을 지켜냈다고 본다.
이것을 왜 요소라고 불렀느냐면, 공화국의 존립근거로서 수많은 계층 계급의 이해가 상충하는 현대의 복잡한 구조를 투영하는 하나의 최소단위 블럭으로 보고싶기 때문이다.
열린당시절 4대악법 개정에 노무현이 보였던 태도에 앙심(^^;;)을 품었던 나는 노무현의 태도를 수없이 곱씹어 볼 수 밖에 없었다. 당정분리원칙을 고수하며 당내에서 일어나는 주옥(빨리읽어라)같은 일들을 바라보고만 있던 노무현을 또한 곱씹지 않을 수가 없었다.
권력자가 권력의 사용을 유보내지 포기한다는 것이 생소한 나로서는 그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보게되었는데... 황희의 일화를 그에 연결하는 것이 무리인가?또 봉팔회장의 말처럼 권력을 포기한 것이 애매함으로만 보이는 건가?
지금. 우리는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초라한지, 지역주의와 밥그릇에 매몰된 투표를 하는 국민은 커녕 통조당을 통해 더욱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초인이 나타나 우리의 상황을 싸악~하고 깨끗이 정리해 줄 꿈은 갖지 말자.
졸라 더디더라도 우리의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우리의 현실이 될 뿐이다.
자본주의가 망할 지 안망할지 또는 망한다면 언제 망하는지도 걱정하지 말자. 우리는 걍 자본주의 일원으로 정의롭고 상식적으로 살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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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 100% 동의함. 기층에서는 웬간해선 혁명에 가담하지 않아. 그들의 생존 방식이지. 내게 익숙한 사례는 권력 내부의 균열이 혁명의 시작이라는 것. 근데 저 얘기 속에는 여종의 존재는 있으나마나 한 상태라는 것. 갈등 자체로만 존재하지 인격성이나 갈등의 내용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간이란 '사고'의 내용으로 존재하는 거 맞지?).
안철수의 모호성에 편승하는 대중들이 단순히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그들이 나름대로의 생존을 위해 그렇게 한다고 생각해.
2. (노무현처럼) 권력자가 권력의 사용을 유보내지 포기한다는 것이 생소한 나로서는 그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보게되었는데... 황희의 일화를 그에 연결하는 것이 무리인가?
[출처] 박봉팔닷컴 - http://www.parkbongpal.com/bbs/board.php?bo_table=B01&wr_id=197525
--->전에 말한 것처럼 황희 개인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없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혹은 교육에서 소비되는 방식에 대한 기술이야. 노무현의 당정분리 원칙을 언론이 좋게 받아들여줬어? 무능 또는 되도 않을 똥고집(여/야 국론분열을 일으켰다는 둥)으로 정의했지. 황희 일화 역시 기득권의 이데올로기에 맞는 방식으로 여과되었다는 것임니당...
3. 소똥할매 덕분에 더 깊은 생각하게 됨. 뜨르가 그러드라. 정약용 말씀, 토론에서 열린 마음을 갖되 치열하게 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