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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과 '부정'의 차이는 국어사전에서는 '충실하지 못함'과 '바르지 못함'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전자는 특별한 의도 없이 일을 허술하게 처리하는 경우, 후자는 옳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이익을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학 입시 부실'과 '대학 입시 부정'의 느낌이 다른 것이다. 이번에 진보당 비례대표 선출 진상조사단에서 조사 결과를 '총체적 부실'이나 '총체적 부정'이라고 하지 않고 '총체적 부실·부정'으로 규정한 것은 깊은 듯이 있다. '총체적 부정'이라 했으면 당권파에서는 부정의 의도를 입증하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고, '총체적 부실'이라 했으면 부정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실무적 착오로 넘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부실·부정'으로 규정해버렸으니 당권파는 '부실'과 '부정' 두 가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전체 투표에서 13%를 차지한 현장투표에서의 일부 관리 부실과 부정 의혹을 가지고 총체적 부정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고 성급하다. 온라인 투표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부정선거라는 명백한 근거가 없음에도 마치 부정과 조작이 개입된 것처럼 언급해서 오히려 의혹만 부풀리기도 했다. 당게 황선 글 위 글은 당권파의 현실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장투표에 대해서는 '부실'과 '부정' 의혹을 언급하고 있어 부분적으로나마 감수하겠다는 건 그나마 진일보했다. 그런데 비중이 훨씬 컸던 온라인 투표에 대해서는 '부실'을 언급하지 않고 '부정'만 언급한다. '부정'은 사람의 의도와 관련된 일이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부실'보다 밝히기 어렵기 때문일까? '부정'은 당시의 통화 내역이나 서버 접속 기록 등을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 인간의 나쁜 의도를 밝혀야 하므로 일반 당원들에게 밝혀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진보당 인력 풀을 다 가동해도 밝히기 어렵다. 당권파는 억울하면 억울할수록 더욱 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그리고 '부실'에 대해서는 이미 진상조사단 결과만으로도 이야기 끝난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부정'은 말하지만 '온라인 부실'은 말 못하는 것이다. 당권파에서는 '부실'은 있었지만 '부정'은 없었다는 쪽으로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부실은 부정만큼 나쁜 것이다. 부실은 부정의 유혹을 불러오고 부정은 부실을 방기, 사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건축 현장에서도 '부실 시공'은 흔히 '부정 시공'과 연계되어 있다. 이번 사건도 다르지 않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백번 양보 해서 '부정'은 없었다 하더라도 '부실'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인지 당권파에게 묻고 싶다. '부실'은 '부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흔히 '무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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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