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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은 한국사회에서 폐해가 작지 않으므로 언급이 기피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여기서 당권파의 분석 도구로 이용한 것은, 한국사회의 작동 원리로 학연이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고, 특히 독재정권의 탄압 아래서 강한 결속이 최우선시되어온 옛 민주노동당의 운동권 내부에서는 더했을 것임을 능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학연은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지표이기도 하므로 이로써 장막에 가려진 운동권 내부 사정을 추측해보자. 기존 언론 보도대로라면 당권파의 핵심이 이석기이고 얼굴마담이 이정희였음은 분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간에 고려대 출신인 진보당 사무총장 장원섭과 지역구 의원 김선동이 있다. 이 두 사람은 광주전남연합으로 분류할 수 있고 전남대 오병윤도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외대 - 고려대, 전남대 - 서울대 (경기동부) - (광주전남) - (경기동부) 이석기와 이정희의 차이가 시사하듯이 당권파 내부로 들어갈수록 대중에게 듣보잡이고 주변부로 갈 수록 잘 알려지고 스펙도 좋아진다. 이것이 당권파의 내부 구조이다. 당권파의 의도대로라면 이번 총선에서는 진보당에서 이석기, 김재연 외에 성추행 전력으로 지역구 출마 사퇴한(김미희가 대신 출마해서 당선) 윤원석까지 한국외대 출신들이 3명이나 당선되었을 것이다. 진보당 당선자 13명 가운데 거의 25%에 달하는 숫자이다. 대변인 우위영까지 포함해서 생각하면 당권파 안에서도 한국외대 출신들의 압도적 위상은 분명하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이들이 당권을 잡고 다른 대학 출신들을 휘하에 둘 수 있었는지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이석기가 CNP전략그룹, 사회동향연구소, 민중의 소리 등에서 대표 등 핵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진보 내의 언론과 돈줄을 장악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동향연구소가 정치 여론 조사를 하면 민중의 소리에서 이를 인용해 보도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진보 내에서 발언권을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CNP전략그룹을 통해 광고, 홍보 등 정치적 행위에 관련된 수주를 옛 민노당에서 독점적으로 하면서 돈줄도 쥐게 되는데 옛 민노당과 수의 계약을 하는 창구가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서 같이 민노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김선동과 장원섭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진보라는 작은 시장에서 언론, 여론조사, 기획사를 차려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석기, 윤원석 등 한국외대 출신들의 나름대로의 혜안이었으며 고려대 출신들과 합작으로 발언권과 자금을 바탕으로 옛 민노당의 실무를 장악하게 되었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당권을 장악해야 하는데 그들 내부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 없었으므로 권영길, 강기갑 등을 내세웠지만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작심하고 서울대 출신 변호사 이정희를 영입하여 당 대표로 밀어 당선시킴으로써 드디어 '실세'에서 '당권파'가 되는 것이다. 한국외대 - 고려대, 전남대 - 서울대 (평당원) - (사무총장) - (당대표) 물론 당권파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 다음에는 국회에 입성을 해야하는데, 당권파의 핵심인 외대 출신들은 대중적 인지도가 너무 떨어지므로 지역구를 통해서 등원하기는 힘들다.(그나마 경기동부의 본산으로 지역 기반이 닦여진 성남시 중원구에 민중의 소리 대표 출신 윤원석을 내보냈지만 성추행 전력으로 낙마하고 만다) 결국 그들이 등원하는 길은 비례대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현실은 총선 전부터도 그들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례대표를 대랼 확보하는 길은? 당의 인지도를 높여서 정당 득표율을 높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정치인들의 영입이 불가피하다. 이것이 옛 민노당 당권파가 진보통합을 추진하게 된 계기였을 것이다. 진보통합의 의도는 당권파 실세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한국외대 - 고려대, 전남대 - 서울대 - 참여계/진보신당탈당파 (평당원) - (사무총장) - (당대표) - (비례대표 의석 제공용 자양분) 이상은 현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개인적 추론에 불과하지만, 불완전하더라도 어떤 프레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아 정리해보았다. 이 프레임에서 보면 듣보잡 운동권에서 출발하여 사업가와 당 실세, 당권파를 거쳐 비례 국회의원을 통해 등원하고, 대선 과정에서 공동 정부의 한 축까지 노리던 한국외대 출신 인사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국민참여당 출신들이 중심이 된 비당권파에 발목이 잡힌 상황인 것 같다. 왜 발목이 잡혔을까? 그들이 허술해서였고 시대 변화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멍 가게 수준의 옛 민노당에서 당권 장악하던 수법을 명색이 제3당이고 전혀 이질적이고 국정 경험까지 있는 참여당계가 참여한 진보당에서 그대로 답습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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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