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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간철수』, 그리고 장마비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장마는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시원하게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후덥지근하게 불쾌지수를 가중시킨다. 방금 비가 오다, 방금 개이고, 어떤 때는 하루 종일 비가 올듯하며 안 온다.
최근 안철수를 『간철수』라 부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간을 보고 있다고…) 그저께는 『아이젠하워 방식(?)』으로 출마선언을 9월말께 한다더니 금주 들어 안철수, 문재인 지지율이 혼전을 보이고 3위가 늘어나니 어저께는 8월말에 한다고 한다. 그의 멘토라 자처한 문국현도 그저께는 더 못 참겠는지 『8월 중에는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 중 그를 간철수라 부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정치인 중에는 TV에 나와 그렇게 부르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2. 그는 3위로 굳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광』 파는 도리 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금주 들어 그는 몇 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에게 뒤져 3위로 처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고, 이겨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의 3위는 결국 『안풍』의 소멸로 이어지기에 그는 예정된 그의 일정을 다소 당길 것으로 보인다. 그는 7월말쯤 에세이 출판기념회를 가지기로 한다고 전해지는데(뭐든 확실한 게 없다) 여기서 뭔가 조금은 보여줘야 될 입장이다. 한국인의 체질은 성급하고 화끈한 걸 좋아한다. 그런데 안과 같은 뭔가 보여줄 듯 하며 등장 후 11개월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는 상황은 국민성과 맞지 않는다. 그 사이에 그만 빼고 여야에 나올 사람 다 확정되었다. 그간 자기 대신에 바람을 잡는, 마치 주요 콘서트에서 가수 등장 이전에 맛배기로 나온 가수나 개그맨처럼 『바람잡이』들만 나와 설치며 그의 『위대함』을 대신 설파했다. 종교인, 연예인, 정치인, 학자, 언론인, 벤처인 등 다양한 그의 『풍각쟁이』들이 그의 『초인적 탁월함』을 국민들에 전했는데 그 내용이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만큼 비현실적이다.
3. 현존하는 인물 중 안 만큼 어린 나이에 안 만큼 『많은 신화』를 갖고 있는 인물이 없다.
며칠 전에는 3대 일간지 칼럼에 버젓이 안이 의대 다닐 때, 바둑이 배우고 싶어 책을 사 독학으로 1년 만에 50권 바둑 책을 보고 연구해 『아마 2단』이 되었다는 말도 등장한다. 산속에 입산수도 한 것도 아니고 의대 다니면서 그 바쁜 와중에 컴퓨터 도사가 되고 나아가 1년 만에 『아마 2단』이 된다는 것은 바둑을 둬 본 사람은 얼마나 황당한지 아는 소리이다. 이뿐 아니다. 책 수백 권을 순식간에 독파하고, 입대 날 아침까지 PC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매달렸다는 전설도 들려온다. 또 그는 자기 회사내 노조를 일체 허용치 않고 회사내 『다른 라인』을 타는 사람을 무조건 짤랐다고 하는 전설도 들린다. 들리는 이야기에는 한때 술을 하도 마셔 간암이 위중했다고 하는데 그는 뭘 해도 레젼드가 되는 모양이다.
그가 TV에 나와 회사 직원들에 주식을 나눠줘서 감격시켰다고 말했는데 얼마나 나눠줬는지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1.52%) 그는 맥아피라는 미국 보안회사 라슨 회장이 1천만 불에 안 연구소를 팔아라고 했는데 애국심과 보안주권을 위해 거부했다는 신화가 있다. 이 또한 그 스스로 전한 말일 뿐이다(이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신문 인터뷰에서만 확인될 뿐이다) 그는 미국 회사가 제안했다고 하는 1천만불 보다 BW 발행과 상장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이 또한 아담스미스가 말한 자유시장 경제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즉 빵집 주인의 이기심 때문에 저녁식사 자리에 빵을 먹을 수 있는 이치)과 같은 이치일 뿐이다. 그는 위독했던 간염도 거뜬히 극복했고 『국민적 상식』을 위해 서울시장, 대선에 나올 듯 바람 잡으며 국민들이 주식시장에서 그간 200조를 날릴 동안, 그의 회사는 그의 대선행보로 주식대박이 났다(현재 많이 내려와도 시총 1조가 넘음) 그는 대박 난 자기 보유주식 절반으로 2000억 넘는 기부 재단을 공짜로 만드는 신통 방통한 재주도 보였다. 그리고 나중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언제 내입으로 한다고 했느냐? 당신들이 그렇게 해석했지…』 그를 보면 『가랑잎 하나로 두만강을 건너시고…』 하는 북쪽의 레전드를 비하한 개그가 생각이 난다.
4. 이런 황당한 신화를 대변하는 것 중 하나가 거의 『간』에 관한 설화이다.
그의 『간염경력』에 관한 정보는 죄다 다르다. A형 간염, B형 간염 등 죄다 각각이다. 그는 간염 보유 유명인으로 유명한데 이들은 그가 B형 간염이라고 한다. 또 다른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88년 이후 7년간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의사와 백신개발을 병행하며 너무 고생해 간염에 걸려 두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말한다(88년~95년)
또 다른 자기 계발서 중 하나는 안철수가 98년 연구소 자리 잡는 일(한참 커 갈 때다)과 미국 유학생활을 병행하느라 무리한 나머지 급성 간염으로 입원했다고 한다(96년~98년) (1998년 1월 14일) 한 일간지는 그가 지난 연말 한달간 급성 간염 입원, 현재 집 요양 중, 2월 말 완쾌예정이라 보도. 이때 그는 누워서 회의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또 2002년 4월께 한 경제지는 그가 건강이 악화되어 2개월간 요양한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그때(2002년 4월)를 즈음해서 그가 주식문제로 검찰수사를 받다가 간염이 심각해 진단서를 뗐고 이 때문에 수사가 중단됐다는 의혹도 언론에 보도되었다. (사실이라면 간염 걸리면 수사 중단하는게 맞는지도 의문이다. 2007년 스파이 사건 때 나는 신부전 말기 수술 직전이고 진단서 갖다 줬는데도 계속 수사했다)
또 얼마 전 한 시사주간지는 그가 서울의대 재학시절 과음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급성간염으로 쓰러졌고 두번째 입원 때는 3개월간 병실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다(82년~88년) 그의 과거 벤처 시절 알던 사람은 벤처 시절의 과음 때문이라고도 한다. 간염 하나만 놓고도 A형, B형, 그 감염 시기, 발병사유, 치유여부, 입원횟수가 각기 다르다.
도대체 그는 간염으로 몇 번 쓰러졌으며 도대체 그의 간염에 관한 진실이 무엇인가? 이토록 그의 레전드에는 간염조차도 영웅설화와 신화, 허구와 사실이 혼재되어 있다. 간염으로 수사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힘든 대선유세나 대통령직 수행을 어떻게 할건가? 누워서 할건가? 그의 건강상태 여부는 대통령직 수행가능 여부의 중요 관건이다.
5. 현대 사회에서 대중이 느끼는 『이미지』와 『그 실체』와의 간극은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SNS 등 정보화 기술과 미디어 등이 발달한 후기산업사회는 포스트 모던을 넘어 정보를 전달하는 테크놀로지가 중시되고 그 결과 정보를 확산하는 핵심기능으로서 미디어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국민의 소비욕구(물질적, 오락적, 정치적 욕망)를 만들어내는 정보는 소비자의 심리를 조종하고 유도하기 위해 때로는 과장되고 왜곡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식으로 조작된 거짓 정보를 『하이퍼 인포메이션(hyper information) 』이라고 부른다. 소비적 욕망을 조장하기 위한 하이퍼 인포메이션이 사회 정보전달, 생성방식의 주류가 되면서 개인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사회관을 형성한다. 그리하여 21세기의 소비자들은 사물과, 정보의 『실상』이 아닌 『이미지와 거짓 허상』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경향에 지배 당하게 되는데 이런 『하이퍼 사회』에서 사는 지적 노예현상을 『사이버(cyber)인간』이라 부른다.
『안철수 현상』은 이와 유사한, 실체 없는 허상을 전달하는 『미디어와 SNS 정보화 기술』이 오도하여 전하는 정치적 욕망의 소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6. 언론이나 정보생성, 조작 능력을 가진 극소수의 오피니언 리더나 권력층은 절대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정보 소비자인 국민에 전하지 않는다.
그 동안 무수한 진보, 보수 언론기관, 정치권, 정보기관, 사정기관, 대기업이 안철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다. 이들은 절대 사실 보도나 법적, 행정적 행위를 위해 이런 정보를 조사하지 않는다. 이들이 탐지한 정보는 저장되어 대선에서 소수의 권력적 욕구에 의해 소비될 뿐이다. 그들 대부분 『안』의 친구라기 보다 결국 그를 정치적 목적, 경제적 목적에 소비하려는 쪽들이다.
최근에는 정치 토론장을 운영하는 주요 포탈의 창업자도 안의 핵심지지자로 거론되고 있다(나는 이 포탈에 안 비판 글을 올렸다가 이 포탈이 토론방 헤드라인에 올리는 바람에 안 지지자로부터 거친 욕을 수없이 들었다) 안쪽이거나 안의 반대 쪽이거나 필요에 의해 그를 소비하기 위해 정보를 축적 차단하고 있다(누가 뭣을 축적하고 있다는 구체적 언급이 과다하다) 『하이퍼 인포메이션』 사회에서 정작 표를 가진 정치적 욕망의 소비자에게는 상품(안)에 대한 호의적 광고만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쟁상품 생산업자(정치적 경쟁자), 유통업자(언론, 정보축적 기관) 들에는 무수한 이면의 정보가 축적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나 판단을 궁극적으로 광고 현혹에 의해 전적으로 기만 당하고 마케팅 기법에 의해 놀아나게 될 뿐이다. 『정보의 왜곡, 과장, 축소, 조작 및 차단』은 현대사회에서 마케팅 법칙에서 기본이며 이미지와 실체의 간극을 만드는 주요 요인들이다.
7. 안철수가 위험한 이유는 그의 지명도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대한 대중이 공유하는 『정보 사이의 간극』에 있다.
그는 등장 후 11개월이 되도록 지극히 당연한 『당위적 담론』만 보여줬지 그가 가진 정치적, 철학적 신념체계를 보여준 바가 전혀 없다. 이건 몇 달 집중 공부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삶의 궤적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그가 가장 구체적으로 최근의 사회현상에 대해 언급한 것이 지난 5월 30일 부산대 강연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석기 등의 종북문제에 대해 『개인의 사상이야 자유지만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 문제(종북)에 대한 입장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는 어이 없는 발언을 했다. 왜 정당이나 국회의원들 종북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나. 아무리 경선부정으로 비난 받는 이석기가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더라도, 그의 성향이 종북으로 추정되더라도 그가 종북 문제를 『커밍아웃』해야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단지 그가 혼자 사고하는 것 만으로 누구도 그를 비난하거나 처벌할 수 없고 그의 확인된 종북행위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있어야 그의 사상을 실토케 강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하나만 봐도 안은 수백 권을 읽고도(?) 사상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본적 소양조차 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문사회적 교양이나 철학은 책 몇 권 읽고 되는 것도 아니며 과외 하듯 속성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막스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책에서 『권력 추구가 ‘대의’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성을 결여한 채, 순전히 개인적 자기도취를 목표로 하는 순간, 그 때부터 정치가 (정치라는) ‘직업’의 신성한 정신에 대한 배반이 시작된다』고 말한 바 있다.
8. 지금 대선출마를 미루는 『안철수』 스스로나 『안』을 자기 측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정치인, 정파들이 많다.
이들에는 『정치 공학적 계산』외에, 『직업으로서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와 철학도 보이지 않는다. 장마가 짜증나는 것은 일기 예보도 맞지 않고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날지, 얼마나 비가 올지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가끔 작은 일에서 그 자신의 실체와 본질이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에게는 자신의 실체와 한계를 보여주는 무수한 삶의 궤적들이 널려있다. 지금 와서 이런 것을 지울 수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도 없다. 그가 보기에는 정치인들이 온 사방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욕먹고 손가락질 당하고 있어 가소롭고 우스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정치인들은 장시간 언론에 여러 정치적 적들과 상대방에 의해 공개 노출되고 검증되어 왔기에 대략 『누구 하면 뭐뭐』라는 식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이들은 일기예보 상으로 치면 봄 가을 날씨처럼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안철수는 그의 약점도, 출마선언도, 향후 정치행보도 장마철 날씨처럼 예측 불가하다. 과거 그를 애매모호해 『안개』라 비유했는데, 이젠 오락가락 불쾌지수가 높아져 『장마』라고 부르고 싶다. 『간철수』라 부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3위가 되어가는 것은 다 자초한 일이다. 그 스스로도 전설과 사실을 오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장마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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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