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2선 퇴진론' 놓고 새누리 내홍(부산일보 일부 편집/2012-10-05)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하락 속에 '친박 2선 퇴진론'으로 새누리당이 시끄럽다. 또한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남경필 의원 등이 선대위 내에서 '쓴소리조'를 구성해 친박과 쓴소리조가 함께 활동하는 '동행론'이 제기돼 주목된다.
4일 열린 의총은 친박 핵심 성토장이었다. 유승민·남경필 의원은 "박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성태 의원은 "선거에 진 뒤 당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고, 김용태 의원은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영우 의원은 "경제민주화에 있어서도 김종인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박 핵심과 TK 의원들도 우려의 소리를 냈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당내 리더십은 후보에 무임승차하는 리더십에 불과하다"고 했고, 대구 출신의 김희국 의원은 "박 후보는 고군분투하고 주변은 점수를 까먹는다"고 비판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유승민·남경필 의원 등이 선대위에서 별도의 세력을 형성해 친박 핵심을 견제하는 한편 경쟁하는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 등이 나서면 당내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 비박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신중론이 커지자 김종인 위원장은 "결국 (경제민주화를) 안 하겠다는 거다. 나도 더 이상 그런 식으론 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환 기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근혜 흔들기에는 명확한 초점이 없다. 겉으로 보기에 지지율 하락이 원인이고 '바꿔야 한다'가 처방인데 그러한 전술변화의 의미가 거의 완벽하게 생략되어 있다. "박 후보 본인이 머리를 풀고 몸뻬를 입어서라도 바뀐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난에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이 없다. 안철수가 자신의 대통령 출마나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치권 쇄신'을 요구했을 때처럼 각론이 없는 뜬구름이 여당 대통령 후보의 입지를 근본부터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어제 새누리당 의총에서 김용태와 김영우가 주석을 붙였다. 개헌과 경제민주화 반대가 초점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쓴소리조' 좌장으로 불러들이라는 김무성은 민주당 박지원과 개헌을 놓고 암약설이 도는 가운데 '대통령제는 실패한 정책'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뉴시스, 2011-02-21).
남경필 역시 유사 내각제 개헌론자다. 작년에 친이계 의원들 40여명이 개헌특위를 구성하려 했을 때 시기가 아니라면서도 자신은 개헌론자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헌의 방향도 4년 중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가 됐든간에 지금보다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로 나눠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CBS, 2011-1-20).
지난 해 박근혜 비대위를 공개비판하며 후보와 거리를 두었던 한 때의 친박 유승민은 4일 의총에서 "친박 2선 후퇴라는 건 다 물러나더라도 박 후보가 모두 알아서 다시 하라는 건데 왜 안 받아들이는 건지 모르겠다"며 박후보를 힐난했다. 이날 의총에선 박 후보의 비례대표 사퇴, 외부인사 수혈,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동참, 대통령 권력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론 등이 제기됐다(매일신문, 2012-10-6).
정몽준 의원 역시 지난 5월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대권도전 선언을 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개헌을 한다면 목적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데 맞췄으면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관 등 국회 청문회 대상인 고위직을 임명할 때 국회 상임위의 의결을 거치고", "개헌을 통해 예산편성권 자체를 국회로 넘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개헌을 통해 현재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연합뉴스, 2012-05-13).
이에 대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해답은 박근혜의 대통령제 고수 입장을 지키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한구는 김종인을 흔들어 경제민주화 의제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황우여를 비롯한 친박계는 대통령 권한 찬탈 시나리오에 정면승부할 근성과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 이해집단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해지는 가운데 친박도 없고 동지도 없는 앙상한 현실만이 '쇄신'이라는 기만적 수사 속의 참모습이다.
허약한 지지기반과 무너져가는 대통령제의 현실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박근혜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오늘이 있을 줄 예전엔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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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