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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작년 9월 14일 작성된 글로,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음미해 보셨으면 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안철수, MB의 트로이의 목마?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추석이 지나도 안철수 교수의 인기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것처럼 보였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는 그나마 여러 조사에서 근소한 우위라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 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들과 민주당이 유탄을 맞았다.
중도적 성향의 안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과 민주당 자체의 지지율을 잠식한 것이다. 이번 연휴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 지난달 초 한때 한나라당 지지와 비슷한 31.6%까지 갔던 민주당 지지율이 18.7%로 추락했다.
여기에 민주당의 유일한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 한명숙 전 총리도 시장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나머지 거론되는 후보들은 박원순에 경쟁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무소속에 눈뜨고 코 배일 상황이 된 것이다.
또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지난달 지지를 올리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의 지지율이 안 열풍에 사그라 들고 있고 손학규 대표는 4.27 재보선 이전의 지지율로 되돌아갔고 유시민은 그 존재감 조차 미미해졌다.
한마디로 안철수가 민주당 당 지지율, 승리가 유력했던 서울시장 후보, 민주당 내년 대선 후보들을 한방에 All kill 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안 돌풍에 날아가 버릴 것 같았던 박근혜 지지율은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바꿔야 한다는 다수 국민의 요구에도, 생각보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상태이다. 유권자들이 MB 정권 집권 후, 박과 MB 사이의 여러 대립과 충돌에서 박을 여권이 아닌 MB와 대결하는 야권 성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히려 안의 부상이 박을 자극해 조기 대선 행보와 대외활동 등 적극적인 약점 커버 할 수 있는 예방주사를 놓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점에서 만약 안이 정말로 대선을 포기할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던 야권을 대책없이 박살내 놓고 망쳐버린 장본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에서 볼 때 야권이 안철수 열풍을 마냥 환영만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정치권을 이렇게 흔들어 놓은 안 그 자신은 정작 추석 연휴 직전 마지막 청춘 콘서트에서 기자들에 대선출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누구도 그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으며, 그는 언론의 대선주자 집계에도 계속 포함될 것이다. 정치 참여나 대선 출마 의향이 없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몇 달씩 전국을 돌며 무료 강연을 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 하는 척하다 5% 지지에 불과한 사람에게 양보하며 추석 전후 정국을 시끄럽게 만들겠는가?
나는 지난번 글에서 안철수가 현 MB 정권에 대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세력』, 『한나라당 응징』이라고 애둘러 언급했고, 『70년대를 살아본 사람』이라며 박근혜만 공격한 이유를 주목했다. 또 MB가 추석 전 TV 대담에 나와 『올 것이 왔다』라며 『기성 정치권 변화』 운운한 발언의 수상함을 언급했다. 그리고 중앙일보 칼럼에서 지적된 안철수 측근의 『야권 배제 위한 제3정파로서 대선후보』 언급도 지적했다. 모름지기 정치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고 의도가 없이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법이다.
안철수는 본인이 아무리 개혁적이라고 하여도 본질적으로 현재의 민주당, 민노당 등 야권 정당이나 진보진영 시민사회 측과는 삶의 궤적과 인적 네트워크에서 생리적으로 다른 인물이다. 그리고 강남 좌파 조국등 과도 이념적으로 매우 다르다. 나는 그가 야권 통합후보로써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그가 내세운 정치적 정체성은 기존 정치권을 무능, 허약하다고 지적하며 갈아 엎어야 한다는 네거티브적 지적만 있었지, 자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포지티브 한 언급은 제대로 없었다. 그러고는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면서 언론의 검증이나 자기 정체성 확인에 미리 꼬리를 잘랐다. 치고 빠지는 노회한 수가 보인다. 안 나온다는 사람에 더 물어볼 수도 더 캘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 한편으로 언론의 대선주자 지지도 상위를 상당기간 점유하며 지속적으로 야당을 무력화시키고 박근혜를 위협할 것이다.
한마디로 복지, 고용, 성장 문제, 조세, 재정, 부패청산, 반토건, 생태, 환경 등 누구도 딱 들어지게 말하기 힘든,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이 뒤로 빠진 채 미지의 이미지에 의한 정치적 영향력만 극대화 하여 지속시켜 나가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첫 출발에서 기성정치권에 실망하는 국민들의 막연한 변화심리를 흔드는데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라는 국민의 의식은 그 자체가 『실체』라기 보다는 『주입 되어진 것』에 가깝다는 점에서, 또 정치 그 자체를 막연한 『혐오』, 『청산』의 대상으로 본다는 데서 매우 위험한 것일 수 있다. 이는 오히려 현 정치구도와 아젠다를 흔들어서 이득을 보고자 하는 세력에 이용당할 수 있다. 그러한 세력에는 MB와 친이핵심, 재벌, 강남투기세력, 보수언론 및 심지어 일부 진보 언론 등 진보진영까지 포함될 수 있다.
MB 정권 이후 현재까지의 정치적 큰 흐름은, 해방 이후 지난 60여 년간 지속되어온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적 관행에 대한 방향 전환이 중요 현안이었다. 예를 들면 『성장우선』에 대한 의문, 부동산 금융투기, 자본집중 및 토건, 개발에 대한 재고, 고용, 노후, 의료, 교육, 주거 등 5대 불만에 대한 복지적 관점에서의 해결, 그리고 환경, 생태, 반원전 등이 주요 사회적 논쟁과 아젠다로 점점 확대되어 자리잡아 갔다. 그러나 안철수는 이런 시대적 아젠다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말도 없이 막연한 기성정치 불신 및 청산을 들고 나왔다.
전세계 어느 나라 정치권에도 문제가 없는 곳이 없다. 선진 일류국가인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의 정치권도 얼마나 형편없는지 우리는 직접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안은 청년실업, 88만원세대, 양극화, 가계부채, 전세난 등 20-30대 세대의 시대적 불만을 기성 정치권에 추상적인 말들로 모조리 떠 넘겼다.
그리고 안 자신과 박경철은 새로운 정치의 해결사이자 대변자인양 떠올랐다. 나는 하늘 열린 이후 정치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모든 것은 변증법적으로 모순누적과 변화, 개혁, 혁명을 통해 서서히 진화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과 정치인 모두의 희생 및 땀과 수고가 보태져야 되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적 민주화는 이를 위해 70, 80,90년대에 우리가 얼마나 노력해 온 대가인지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나마 이 조차도 MB 정권 이후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비약적 발전이 가능한 것처럼 안은 국민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MB는 현재 판을 뒤집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내달 중 발표될지 모를 남북러 가스관 연결 및 남북정상회담, 내년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그것을 위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판이 뒤집히기 위해서는 외부 변수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정치권 내부의 순위와 질서파괴가 결정적이다. MB가 안을 『올 것이 왔다』라고 말한 것은 매우 목 빠지게 추석 전 event를 기다렸다는 것으로 들렸다. 무료급식청원, 투표실시, 오세훈 사퇴, 보선실시 등의 일정을 귀신같이 알 수 있는 전능한 사람은 한국정치에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MB라면 모를까?
퇴임 후 MB 에게는 야당도 치명적이고 박근혜도 견딜 수 없다. 그렇다면 그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는 여야 기존 구도를 뒤집어 업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모호한 정체성의 제3의 『새로운 정파』를 지원해 만드는 것이 그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구도일 것이다. 친이로써, 집권이 불가능한 그는 이 방법 외에는 수가 없다.
그럼에도 정말 우스운 것은 복지논란 등 개혁성이 가속되는 기존 정치구도에 불만을 품고 안철수를 위해 바람 잡는 언론들이다.
안을 띄우기에 앞서 안은 검증, 조사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그간 숱한 보잘 것 없는 정치인도 언론의 검증에 쓰러져갔다.
안철수에게도 『MB와 복지, 조세 및 성장』 등 『양날의 칼』 같은 질문을 던져 안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안의 지지가 체계적으로 형성되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 한 예로 안이 무노조 경영을 지향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라고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상에 잘 안 알려지고 대신 직원에 스톡옵션을 준 것이 미덕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건희가 아무리 국가에 기여하고 자사 노동자에 월급을 많이 줘도 무노조 경영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대중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점에서 안의 무노조와 이건희의 무노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래도 이건희는 정치는 안한다.
또 안의 오른팔 박경철이 본업인 의사를 팽개치고 주식 투기해서 돈 벌었다며 책 내고 언론에 나와 주식 강의하다 정치평론으로 돌았었는데 그가 청춘콘서트에서 언급하는 사회문제들과 주식 투기와는 서로 관련성이 없는 것일까?
지난주 안철수 띄우는 과정에서 그 측근 소수만 알고 있는 스케줄과 안철수 박경철 테마주 사이에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것인가!
박경철 등 측근이 맡고 있는 사외이사와 이재오 자문 위원직은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또 서울대 대학원과 카이스트에 안과 부인이 같이 학교를 옮겨 다니는 것이 정당한가? 건전한 보수세력과 같이 할수 있다고 했는데 이때 건전 보수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제는 이 모든 것이 검증되어야 한다.
안철수는 자신의 입으로 새 정치를 언급하며 기성정치를 뒤집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 최 측근이 먼저 기성정치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실컷 국민을 흔들어 놓고 대선출마 의사가 없다고 빠져나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그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정치인이다. 안은 검증에 응해야 하고 자신을 해명해야 한다.
이것은 누구도 강요한 것이 아닌 스스로가 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안철수 그 자신이 『MB의 트로이 목마』가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는 먼 곳이 아닌 내 주변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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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