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사 등에서는 늘 나오는 이야기가 여성과 젊은이의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내주어 봉사하는 자리인 정치참여를 마치 복지혜택처럼 고루 나누어 갖고자 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이러한 지침은 비판 없이 적용되어 왔다.
정치의 여성참여는 여성의 비례대표 할당으로 시행되었고 국회의 극한대립과 폭력 등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판단이 유보되고 있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젊은 층의 정치참여를 볼 때 그다지 순조롭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여권에서는 40대 총리를 내세우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바 있었고 야권의 비교적 젊은 예비대선주자도 어떤 포괄적 책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여 물러선 바 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실험실패가 더하여 정치권 세대교체는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그 외 아직 구체적인 책임범위가 설정되지 않아서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여야의 국회 뉴리더들도 신뢰감이 덜 가는 것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본래 그들을 발탁한 최고지도부의 안목부족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들은 분명 같은 세대에서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이것을 가지고 단지 십여년의 연륜차이에 의한 경험부족 탓이라고 돌릴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한국보다 쉽지 않은 정치력이 필요한 미국등도 40대 지도자가 담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우리의 경우도 얼마 전까지는 젊은 지도자도 국가를 큰 탈 없이 경영한바 있었다.
세대교체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문화혁명을 통하여 많은 엘리트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원로세대가 쉽사리 차세대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못했던 시기가 상당기간 있었다.
우리의 경우 1970年의 교육혁명으로 모든 국민은 이천년 써왔던 漢字가 제외된 쉽고 편한 문장으로 의사교환을 하게 되었다. 이후 간혹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조는 그대로 이어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전공분야는 어차피 전문용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덜하지만 상식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정치 및 문화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위적인 세대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문화지식인 사회는 70년대 이후의 초등학교 피교육세대로의 세대교체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설령 젊은 유명 문화지식인이 있다 해도 이전세대에 비해 무게감이 현저히 덜하여 실질적 영향력이 부재한 상황이다.
인간은 분명히 경험을 통하여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실제로 필요한 상황이 오기 전에 주입하여 미리부터 대처할 능력을 길러 줌으로써 인간을 경험에 의한 것보다 빠르게 앞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것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분야에서는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영역에서는 1970년의 교육혁명의 영향을 안 받기 어려운 것이다.
즉 1970년대 이후 초등학교의 피교육자 세대는 문화적 사회에서 통용되는 사고개념을 미리 습득(習得)하여 익히고 차후 실제상황에서 응용하는 것이 아니고 사전준비 없이 상황에 닥치어 그 개념을 새로 경험적으로 알게 되거나 아예 이해 못하고 넘어가든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문화사회라면 피교육자들이 20대에 대부분의 기본지식을 갖추고 30대에 실제적용을 훈련하여 40대에 자신의 사고체계를 갖추기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경우는 30대는 물론 40대까지도 실제사회에서 부딪치는 새로운 개념을 각각의 상황에 따라 새로 익히고 모아가는 과정에 있으니 아직은 포괄적인 책임을 부담하기 곤란한 연령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여야 정쟁의 이슈를 떠나서 전체적인 정신적 수혈이 있지 않는다면 앞으로 지도자의 세대교체는 허망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당장에는 아직 대기 중인 준비된 리더들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수년 후에는 국가적 불안으로 발전될 수 있다.
지금 다행히 부분적 역할에 머물러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젊은 리더들은 섣부른 중앙무대 진출보다는 재교육을 먼저 받는 것이 개인의 정치적 진로를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나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 재교육과목은 어떤 특정하고 구체적인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문제나 상황에 마주했을 때 피상적인 현상 그 이상의 깊이를 살펴보고 분석하는 습관을 말한다.
2011.8.25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