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캠프의 혼란한 속사정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안철수가 문재인 후보 지원문제를 놓고 오락가락 하고 있다.

안캠은 오늘 2시 문재인 후보 지원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하고는 갑자기 발표 브리핑을 무기한 연기했다. 오늘 내 문∙안 회동이나 지원방향 발표는 결국 물 건너 갔다.

철없는 언론은 대선 향배를 바꿀 마지막 변수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안철수 동향과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경마보도식으로 추적 생중계하는 모습은 팩트가 아닌 드라마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원 수위 결정이 하루에도 여러 번 왔다갔다하고 언론은 이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

2. 안철수는 왜 이리 오락가락 하는가?

조금 전 내가 채널A에 나가 말했듯이 보스 안철수와 부하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가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자신의 입장에서 최대한 신중히 일단 끝나버린 이번 대선 대신 다음 정치복귀 수순을 계산하고 있다.

반면 그의 주요 참모들은 청와대 입성이나 입각의 꿈이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채, 안의 가치가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전에 이삭이나 주워 광을 팔자는 입장이다.

대부분 여기 저기의 야권 정파에서 온 이들 참모는 친정이자 본류인 민주당에도 찍혀있고 안이 정치적으로 재기하지 못한 채, 이대로 주저 앉으면 정치적 미아가 될 곤경한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 참모는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의 눈에 들기 위해 최대한 안을 설득하거나 강권해 전적인 지원을 하게 만드는 공을 세우려 혈안이 된 처지이다.

3. 원래 기세가 등등하다 갑자기 망해버린 집구석엔 충신이 없고 세간이나 갖다 팔 배신자만 득실거리는 법이다.

안철수야 현재의 안캠의 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올 대선을 넘긴 뒤 내년 4월 재 보선에 출마하거나 대선 이후 정계개편을 민주당 비주류와 하려고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참모들은 소액이라도 바로 눈앞의 현금이 중요하지 이미 망한 집의 미래의 약속어음은 내심 관심도 없을 것이다.

4. 정치 밥 좀 먹은 사람은 정치적 세를 유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돈, 시간, 노력이 드는지 다 알고 있다.

안철수는 돈, 시간,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고 그의 지지도를 보고 출세 하고파 제 발로 모여든 사람들로 손쉽게 캠프, 자문단, 지방조직을 구성했다.

그는 구 정치를 청산 한다는 미명하에 당연히 돈 안 쓰는 새 정치를 표방해왔다.

따라서 그간 안캠은 배고프고 자기 돈 쓰면서도 눈앞에 다가온 듯한 권력 때문에 다들 참고 아무 말도 못했을 것이다.

5. 그런데 안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사퇴하고 단일화 한다면서 백의종군 선언을 반복하자 이들 참모의 인내도 한계에 도달했다.

이들은 그간 들인 노고에 대한 본전도 생각났고, 기왕에 안이 죽을 바에야 문재인과 담판해 공동정부 구성을 합의하고 아름답게(?) 손을 들어주기를 갈망했다.

그래야 국민연대 명분하에 국가권력을 공동정부로 나누어서 차고 넘치는 각료 고위직, 공기업 등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 DJP 연합 당시, 숫자가 적은 자민련의 경우 DJ 집권 초창기 개나 소나 한자리씩 차지하고 나선 경험을 안캠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물러나 백의종군한다고 하고 문측과 반띵 계약도 안하니 안캠 참모들은 기가 찰 지경인 것이다.

6. 안철수는 결국 대선 이후 명분 구축을 위해 문 후보를 돕기는 하겠지만 그 수위는 전적으로 풀베팅을 해 도울 수준은 아닐 것이다.

11월 23일 후보사퇴 회견 뒤 벌써 12일이나 지났다.

안은 이제 일주일만 지나면 여론조사 금지기간에 들어간다. 결국 안도 출마여부, 단일화 여부를 결정할 때처럼 지원여부 또한 오락가락 시간을 끌며 대선 이후 명분만 축적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뭔가를 단칼에 결정해 화끈하게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스타일을 보면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