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포 호수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호수이다.
타우포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투랑기 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여기는 호수와 강이 만나는 곳이다.
우리가 강으로 간 것은 심심해서이다. 그곳에서 할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강으로 올라가면서 낚시를 해 봤지만 고기는 전혀 보이질 않았고 샌드 플라이(모기)에게 오히려 당하고 말았다.
추운 바람을 맞아가며 타우포 호수와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왔다. 키위 고등학생들이 송어 한마리를 잡아 놓고 있었다. 우리는 10불에 한 마리를 샀다. 우리에겐 너무나 감지덕지 였지만 걔들에겐 횡재였다.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진건 매우 드문 일이다. 저녁이 되어 나는 회를 뜨고, 고기도 뽁고해서 푸짐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내가 회가 남으면 "남겨서 내일 먹자" 해도 함은 "먹고 치아야지" 하면서 그날 저녁을 모두 먹었다. 대단한 식욕이었다 이런 상대를 만난 것은 내겐 불행이 아닐 수 없다. 함은 미안한지 설걷이는 잘 하는 편이었다.
다음날 어제 만난 키위고딩들과 테니스 시합을 했다. 복식게임에서 우린 졌다. 함이 복식을 전혀 해보지 않아 요령을 모르고 있었다. 근데 단식에선 아주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것이었다. 정말 게임이 박빙이었다.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서 6대1에서 7대 6으로 지고 만 것이다. 이건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속으로 통쾌했다. 나는 단식에서 이겼다. 함은 약속대로 맥주를 사주고 우리는 한번 더 복식을 했다. 복식게임에서 같은 편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승패를 가름한다. 내가 함의 위치를 정정해주자 상대방의 리턴을 함이 거의 다 잡는 것이었다. 결국은 우리가 복식에서 이겼다.
통쾌했다.
비록 어제 우리가 송어를 못 잡았지만 이긴다는 건 중요하다. 뉴질랜드에서 나는 한 번도 져 본적이 없는데, 이것이 시작이었다. 졌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가져 본것이다.
그 전날 우리는 도시락을 싸들고 강을 따라 올라가서 낚시를 하였는데 멋진 포인트를 발견하고 미끼를 흘려 봤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 그때 어제 본 그 고딩들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개들은 송어보다 더 멋지게 생긴 애들이었다. 송어처럼 오염되지 않은 동화속의 주인공들처럼 보였다. 담배를 피우길래 내 나이 또래 정도로 생각했는데 고딩이란다. 개들은 또 내 나이가 33살이라 놀랬단다. 한 25살 정도로 생각했단다. 아직도 그 놀라는 표정이 생각난다. 함은 이 애들과 아주 친하게 잘 논다. 나는 함처럼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탓에 금방 친해지지는 않았지만, 테니스를 함께 치며 그 애들의 순진무구한 표정과 몸짓 어떨때는 어른스러운 매너와 열려진 마음을 좋아하게 되었다. 방금 도착한 요시히코상과 그곳 초등학교의 아이들이 함께 테니스 시합을 관전하며 사람이 없어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떠들썩하다. 그곳을 왜 나는 급히 떠나야 했을까? 만약에 플라이 낚싯대가 있었다면 더 오래 있었을 것이다. 뉴질랜드의 송어 낚시에 대해 얘기하자면 송어낚시는
첫째 활동적인 스포츠이다. 강을 따라 가면서 낚시를 하다보면 체력이 향상되고 , 심산유곡의 고기와 만나기 위해 좋은공기를 마시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자연 송어 낚시터가 거의 없는 걸로 안다.
둘째 송어낚시는 추를 달지 않기 때문에 송어를 걸었을때 손맛은 탁월하다. 송어의 크기가 보통 50-70센티정도인데, 줄을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며 걸어서 10분정도는 버티는 걸로 안다.
세째 송어는 완전 무공해 자연식이며 스태미너식이며 그 맛도 뛰어나다. 회맛도 훌륭하며 연기로 훈제해서 먹는 맛이 대단하다. 타우포는 훌륭한 낚시터이며 배낚시를 하면 조과가 보장된다. 히치하이킹을 한 차의 주인인 할아버지는 15불만 있으면 송어낚시를 안내해 준다고 하였다. 그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훨씬 더 좋단다. 왜냐하면 송어는 냉수성 어족이기때문이다.
이민을 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낚시의 즐거움을 모른다면 그곳에서 생활하는 것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일것이다. 그곳은 한국인이 취업하기가 어렵다. 허드렛일 즉 농장에서 과일따기, 야채수확 등과 같은 일이 있지만 힘들고 돈이 안 된다. 투자이민이 아니고 한국에서의 삶이 고달파서 가족을 이끌고 도피성 이민을 오신분의 얘기를 듣자면 뉴질랜드보다 캐나다가 낫지 않느냐고 하였다. 뉴질랜드는 그만큼 일자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분은 일자리를 얻기위해 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로 왔는데 그것도 언어가 안통한다는 이유로 한국인들이 모여사는 릭카톤 거리에 적을 두고 계신단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물가가 비싸기때문에 한국에서의 생활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어떤 분은 뉴질랜드에 온지 몇년이 되어도 여행을 해 본적이 없어서 자기집 근처외는 잘 모른다는 분도 많다. 그런데도 그곳사람들은 아시안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아시아 사람이 돈이 많다는 것이다. 자기네들은 짧은 시간안에 많은 돈을 버는게 불가능한데 한국인들은 그들눈에 부자로 보였던갑다. 실지로 한국에서 돈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벌어놓은 돈으로 아무 걱정없이 사는 경우도 많은 걸로 들었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부자다 라는 인식이 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5-02 04:03:08 월간박봉팔닷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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