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덜란드 가정 방문시 꽃다발은 필수 (라기 보단, 제일 만만하게 들고 갈 수 있는 선물)
엊그제 친구네 집에 다니러 갔는데 친구가 엄마가 되어서 아기 보러. 11주된 아기 안고, 우유도 한 통 먹이고 했더니 아직 팔이 욱신거린다^^.

한류의 힘은 아니고, 이 친구는 한국을 그냥 좋아해. 네덜란드 사람이고, 남자친구도 토종 네덜란드인. 나 때문에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아니고 원래 그랬더라고. 물론 그때문에 둘의 공통화제가 더 많아지긴 했지.
한 해에 한 번씩(업무상 또는 휴가) 한국에 가고. 갈 때마다 전라도 모 사찰에서 며칠 묵다 오는데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 아니고 그냥) 한국말 하나도 못하거든. 절의 보살, 스님들도 영어도 안되고 그러는데 별 문제없다고 그러더라고. 새벽에 일어나서 같이 불경 읽고 무슨 노래(?) 같은 것도 하고 그런다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갔다오면 바리바리 뭔가를 사오지. 절 앞에 가면 파는 테이프 있잖아.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둥둥둥, 이런 거. 그런 소리가 그렇게 좋다네. 숭산 스님 책 읽고 그러거든.
한국 가면 사오는 목록 중에 빠지지 않는 건 말린 대추. 대추차를 그렇게 좋아하거든. 그것도 슈퍼마켓에서 파는 봉지 대추 말고 남대문 가서 직접 사옴.
중국집 자석, 이런 것도 그렇게 신기하단다.
이 친구의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공수해 오는 건, 첫째 복분자주. 캔막걸리,백*주,매실주 같은 거 네덜란드에서도 구할 수 있거든. 근데 아직 복분자주는 없더라. 그걸 그렇게 좋아한다 둘 다. 뽁뽁이로 돌돌 말아서 가방에 최대한 많이 넣어와서는 친지들한테 선물하면 또 그렇게 좋아한다고. 그리고, 비데. (한국에서 어디가면 늘 궁뎅이가 따뜻한 게 그렇게 환상적이라고...)
이 촌놈들이 한국에서 감탄하는 것들 많지. 지하철에서도 휴대폰이 터지고, 지하철에서 궁뎅이도 따뜻하고, 화장실도 넘 깨끗하고(공짜고), 길에서 wifi도 터지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리무진으로 바로 연결되고 ㅎㅎㅎ 그리고 놀이방, 대리운전, 찜질방, 이런 거 환장하거든. 어디가면 고객 서비스 짱이고. 신세계인 거지.
여느 외국인들처럼 이 친구들도 '코리안 바베큐' 좋아하는데 (이제 갈비,삼겹살,목살,양념..이런 종류별로 다 주문할 줄 안다.) 천장에서 환풍기 쭉 내려오고, 불판에서 직접 굽고, 종업원이 와서 불 갈아주고 이런 시스템이 판타스틱이라고~ 왜 네덜란드엔 이런 게 없나 툴툴하고... 고기 굽는 불판도 한국에서 사왔더라.
이 집은 김치도 갖춰놓고 먹는데, 한번씩 물어본다 나한테. 김치 요리법 이런 거...(난 김치 못 담그고 또 안 담근다) 파조래기 같은 거 물어봐서, 인터넷 검색해서 가르쳐주고 그러지. (한국 음식은 레서피 계량화 개념이 없으니깐 설명해주기 참 어려움. 갖은 양념 이런 거...내가 할 줄 모르는 게 큰 이유지만.) 요번에는 친구 질문이, 쌈장이었는데, 쌈장을 사왔더라고. 근데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안 난다는 거야. 식당마다 비법이 있다...맛이 다 다르다 했더니 가르쳐달라고 해서, 또 아는 척 좀 해줬지. 참기름이 중요한데, 여기 파는 참기름으론 그 맛이 안난다 했더니 (슈퍼에 쎄써미오일~ 있거든. 맛이 안나서 글치) 한국 오*기 참기름 있잖아. 식당에서나 쓸 법한 큰 통 ㅎㅎ. 그걸 사왔더만.
사진이 좀 구린데...고양이가 아주 잘생겼더라.
아기 때문에 올해는 한국에 못 가겠네~ 했더니, 갈 거라네^^. 그래서 출산휴가 끝나자 마자 일하러 갈 거라고. 한국 갈 여비 마련해야 된다고~.
※ 둘 다 풀타임으로 일했는데, 출산 휴가 끝나면, 아빠는 주 4일, 엄마는 주 3일 일할 거라네. 주 1일만 아기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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