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은 일제시대 때 일본유학을 할 정도로 북한의 원산에서 행세 깨나 하던 집안 출신이었다. 이중섭은 전쟁통에 고향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소일하고 있었는데 유학시절 만났던 일본여자가 북까지 찾아와서 이중섭과 결혼했다.(그 여자는 임신중이었다)
이중섭은 일제 말과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정면으로 휘말렸던 사람이다. 이중섭은 북에서 부르조아 화가라고 의심받았다. 싸우는 소 그림에서 어느 쪽이 북조선 소냐는 심문을 받기도 했고 자유주의 시인들의 시집에 삽화를 그려주었다는 이유로 사상검증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나마 소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민족주의 성향도 있다고 평가 받아서 더 이상의 험한 꼴은 안 당했다는 후문.
그리고 전쟁 후 정착한 남에선 빨갱이 취급을 받았다. 이중섭이 그린 그림 중에 공장의 굴뚝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이중섭은 그 그림 때문에 공안기관에 잡혀가서 왜 굴뚝만 그리고 행복한 노동자와 꽃밭은 그리지 않느냐고 닥달당했다고 한다.
이중섭은 당시 예술인들이 문예사조가 어떻고 외국의 유행이 어떻고 떠들 때 그런데 휘말리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특별히 민족주의자도 아니었고 공산주의자도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좋아서 그림만 그렸던 사람이었다. 평생을 생계의 위협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았던 이중섭은 말년에 정신병원에서 쓸쓸하게 죽었다.
다음은 이중섭이 쓴 시 <소의 말>이다. 소를 관찰하면서 소가 하는 말을 들으며 쓴 시라고 한다.
소의 말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나려 나려 이제 여기에 고웁게 나려 두북두북 쌓이고 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 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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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하자면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보면 이중섭 미술관과 거리가 있다. 그가 생전에 살았던 작은 집도 만날수 있다. 그와 생이별해 있던 일본인 부인과의 소담한 편지들이 인상깊게 남아있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진지함과 마주하는 순간이 어찌 된 일인지 이중섭의 담배갚속 그림보다 나에겐 깊게 남았다.
그리고 흰소는 그를 닮아 있고 소들은 제주를 닮아 있다고 해야 겠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