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다루는 사람이다. 어찌되었건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그럼에도 나는 글쟁이는 아니다. 시인도 아닐 뿐더러 소설가는 더더욱 아니다. 소설은 쓰고 싶다. 그것도 잘.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도 내 이름자 앞에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붙일 생각이 없다. 소설로서 돈을 벌 생각이 없다. 소설은 그저 나에게 동굴같은 곳이다. 내 휴식처이고, 은거하는 은둔지이고, 상처입고 머무는 피난처이고, 지친 내 영혼을 뉘우는 안식처이다.
나는 카메라가 두 대 있다. 니콘Coopix P100과 펜탁스 K10. 이 줌이 미치되록 길어서 아웃포커싱은 좀처럼 되지 않는 녀석과, 철컥철컥 셔터소리 거슬리며서도 부피는 내 얼굴만한 녀석. 이렇게 카메라를 두 대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글을 다루는 사람이니까, 사진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장면도 묘사로서 그림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림책을 찾고, 사진집을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관람하는 모든 행위는 그저 내게는 부다. 주는 오로지 글일 뿐이었다.
슈퍼라이터. 사진작가 5명이 쓴 에세이를 모아놓은 책. 이 책에는 사진 찍는 방법에 대한 강의는 없다. 단지 자신들이 여행하며 찍었던 사진 몇 장과 여행하며 느꼈던 일상에 대한 소회가 있을 뿐. 그 책을 읽으며 세상에는 참 능력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진도 잘 찍으면서 글도 잘쓰는 사람들......사실 부러웠다. 나도 그들이 자랑스럽게 남겨놓은 사진처럼 이야기 가득담긴 그런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 사진을 글로 그리면 얼마나 많은 지면이 필요할까하는 생각도.
저들이 남겨놓은 글자에 재능이라는 말이 있는지를 찾았다. 이 세상에는 종종 노력이라는 말로는 도무지 극복할 수 없는 인간들이 있기에, 그들이 스스로를 타고났다고 했는가 궁금했다. 그리고 다행히 그 안에서 재능이라는 말은 찾지 못했다. 안도...... 후천적 노력을 통해 저들이 저렇게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나는 심장 두근거림이 좋다.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어떤 것이든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하고 저리게 하는 그런 느낌이 좋다. 그런 글을 쓸 것이다. 그리고 이제.....사진 속 모든 장면을 글로서 그려낼 수 있다고 믿듯, 수 많은 글자가 만든 이야기도 사진 한 장 속에 담을 수 있다고 믿으려 한다.
언젠가 꼭 그런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덧)냉이사장님. 독후감인데......생활 이야기니까......생활방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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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