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 표명과 조문의 미학이 필요한 시점
2011. 12. 20.
남한 정부의 조의 표명과 조문단 파견이 세간의 이야기꺼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도 고민 중인 듯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대북 적대정책을 펴오면서 북한을 여러 차례 조롱해온 결과, 북한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미국 정부의 대북협상에서도 소외되고 있어서,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구경꾼 내지는 종속변수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월 16일 미국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향후 1년 동안 매달 2만 톤씩 24만 톤의 고단백 비스킷과 비타민을 제공할 것을 북한과 협의하였고, 이를 "영양 지원"으로 규정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식량 지원은 거의 3년 만에 처음이다. 쌀이 제공되는 여부는 시간이 지난 후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어 지난 18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주 내에 북한에 대한 상당한 식량 지원을 발표하고, 북한도 이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잠정 중단(suspend)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AP통신은 이와 같은 소식을 북미협상관련 정보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북미 양측이 지난 여름부터 진행된 협상을 통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실험 중단, 2009년 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북한 재입국, 남북대화 재개 등에는 이미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합의에 따라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제3차 북미 대화가 수주 내 6자회담 재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지원은 빠르면 19일 워싱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장례일정 및 정세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북한 협상에서 한국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는 정보의 공유도 없이 소외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오바마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의 기조로 인하여 북미협상에 장애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국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서 구경꾼 내지 들러리로 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남북대화 재개 등을 합의했다는 의미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북 적대정책을 접고서 북한과 대화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니, 이에 북한 당국이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화 상대가 아니라 미국의 하수인 입장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또 미국은 북한의 정세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에 정보 제공을 은밀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적대 정책을 유지해온 이명박 정부는 휴전선 애기봉에 등탑 점등을 기획하는 등 북한을 조롱하는 유치한 정책만을 진행할뿐, 6자회담 성사와 대화 재개에 아무런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한 바 없고, 오히려 6자회담의 성공과 북미대화를 방해하는 입장에 서있으므로, 미국 정부로서는 정보 공유에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북한 당국이 발표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모하는 기간으로 2011년 12월 17일부터 12월 29일까지의 기간을 잡았고, 12월 20일부터 27일사이에 조객들을 맞이하며, 영결식은 12월 28일에 평양에서 엄숙히 거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12월 29일 평양시와 각 도소재지에서 중앙추도대회가 진행되는데, 외국의 조의대표단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의 북한 정부의 장례 대책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여름부터 진행해온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앞두고 발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사고로 인하여, 중요한 북미대화와 협상의 절차가 중단된 것인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 이후에 조문형식의 임무를 함께 수행할 협상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미국 정부 당국의 담당자의 방북은 김정은체제로 안정화 되어가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통하여 북한과의 대화라인을 유지하고, 협상력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미국 정부는 미리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조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체면살리기가 될 것이다. 이미 중국이 김정은 체체를 인정하고, 협력을 공식적으로 약속하며, 동맹을 강조한 상황이기에 미국 당국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반응하여 남한 사회에서도 대북적대정책을 유지해온 이명박 정부로 하여금, 기존 정책을 접고, 미국과 함께 북한에 조의를 미리 표명한 후, 영결식 이후 조문사절단을 보내고, 식량을 지원하여 북한 체제의 안정을 기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북한의 안정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전체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향후 6자회담을 이끌어 나갈 기반이 될 것이다. 아직 권력 승계 완료에 마무리를 짓지 못한 김정은 체제로서도 미국과 한국의 식량지원은 체제의 안정과 성공적 권력 승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북한 식량지원도 예상되는 바이므로, 한국 사회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충고와 채찍질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 소외되지 않기 위하여, 한국 정부의 조의 표명과 조문사절 파견에 대한 미적 감각이 정부 내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식량지원은 북한의 춘궁기에 맞춰서 북한 전역에 분배될 수 있도록 시기를 년초로 하여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7-29 02:55:17 정치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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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