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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청문회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감독인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주에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팬들의 항의에 대해서 직접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청문회 성격의 팬 미팅이 있기 전까지 인천팀의 성적은 5승12무5패 리그 10위이고 최근 10경기에서 8무 2패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지난주 리그 꼴지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0대0으로 비기면서 인천 서포터들의 허정무 감독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이를 무마 하는 차원에서 인천 구단 관계자들과 서포터들이 팬 미팅 전에 축구 경기를 가지고 경기 끝난 뒤 허정무 감독이 서포터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몇몇 언론사에서는 은근히 허정무 감독의 편에서 서포터들을 나무라는 논조의 글을 쓰고 있는데 찌라시 답다. 물론 일부 예의 없는 서포터들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질문에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지낸 허정무 감독에게 곤혹스러웠겠지만, 이는 소비자로서 당연한 권리인 재미있는 축구를 볼 권리에 대한 의사표현의 장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지 대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것을 가지고 그 대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교묘한 언론 왜곡이다.
어찌 보면 k리그의 서포터들은 소비자 권리 행사를 아주 잘 하고 있는 모범적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솔선수범하는 단체가 k리그 서포터들이다. 이들이 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홈경기는 물론 지방 원정경기까지 단관 형식으로 자비로 팀을 서포팅 하러 간다. 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하면 해외 원정도 불사할 정도로 그들의 팀에 대한 사랑 그리고 축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이런 그들이 감독에게 항의할 정도면 그만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천 구단 프런터와 허정무 감독도 그 요구를 받아 들였고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또 이런 일은 인천의 허정무 감독이 처음은 아니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이 그랬고 포항의 최순호 감독이 최초로 2003년도에 포항 서포터들과 청문회 형식의 대화 자리를 가졌었다. 그 이후 모두 좋은 결과가 있었다. 최순호 감독은 팀 미팅후 결국 선배인 박항서 코치를 영입해서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차범근 감독도 미팅후 위기를 잘 넘긴 것으로 안다. 허정무 감독도 지난주 미팅후 이번 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갈망하던 승리를 거두었다.
서포터들은 구단 입장에서 보면 가장 소중한 고객이다. 고객의 불만 사항을 제대로 해결 하지 못하면 그 구단은 존재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감독도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능력이 안되는 감독은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매정하지만 스포츠 세계에서는 이것이 공정한 룰이다.
전임 포항감독인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은 부임시 인터뷰에서 1년 내에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는 한달안에 모든 것을 보여 주어야한다. 한달도 긴 기간이다. 당장 성적을 내지 못하면 바로 아웃이다. 경기가 끝나고 감독은 티비 스튜디오로 향해서 우리나라로 치면 100분 토론 형식의 청문회를 가진다고 한다. 그렇게 매 경기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이 감독직인데 1년의 기간이면 아주 널널하다. 분명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여기서 우린 왜 브리질이 축구 강국인지 알 수 있다. 또 한명의 철없는 스포츠 찌라시 기자의 나이가 어리다는 질문에 파리아스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이 어린것 맞다 그런데 k리그 여타 감독들 보다 실전 경험은 내가 더 많다. 난 20대부터 코치로 활동했고 수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기에 결코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랬다 그는 이후 포항에서 5년 동안 그가 최초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를 경기장에서 모두 입증을 했다. 무명의 선수를 데리고 k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성과를 거두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공격적인 축구로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렇듯 축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감독이다. 특히 클럽 팀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이런대도 불구하고 감독을 두둔하는 식의 스포츠 찌라시 기사들을 보면 솔직히 화난다. 허정무 감독 자신이 무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려고 하면 선수 탓 할 필요 없이 경기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것이 안되면 황보 관 처럼 깨끗이 물러나면 되고 그래야 k리그는 발전을 한다. 이번 팬 미팅을 보고 몇몇 k리그 감독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치판 보다 한참 앞서가는 것이 k리그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을수록 사람 사는 세상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6-03 15:54:57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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