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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 감정이 느껴지지않는 눈빛, 예상외로 엄청나게 유명했던 일본 코메디언 출신. 오랬동안 비트 다케시란 이름으로 개그맨 생활을 하던 그가, 본명 기타노 다케시를 내걸고 만든 작품중 하나다. 예능활동을 자주하면서 영화출연이 적어진 조형기같은 캐릭터나, 영화출연을 자주하면서 예능이 눈에띄게 줄은 임하룡같은 두사람의 중간선상정도급 인물이 기타노 다케시에 해당되지않을까 한다.
DJ 정부시절 제한적 일본영화 수입개방이 이뤄진뒤 <쇼군 마에다>등의 영화가 공식루트를 통해 들어오긴했지만, 광복이후 한국극장에 정식으로 첫 상영된 일본영화는 하나비였다. 오랜 방송인 경력답게 발도넓은 그는, 국내엔 애니메이션 음악가로 유명한 히사이시 죠 를 참여시켜 감성적인 영화속 선율도 선보인다.
하나비는 예상을 뒤엎고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당초 '이런 영화도 있으니 같이보자' 는 느낌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된 뉘앙스가 강했지만, 현지의 반응이 서서히 달궈지더니 끝내는 대어를 낚기에 이른다. 특히 일반관객의 호응도 보다, 표심에 영향을 주는 영화전문기자들의 전폭적지지를 받았던것으로 기억난다.
개그맨 비트 다케시는 누구보다 괴팍하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준반면, 영화인 기타노 다케시는 <소나티네> <자토이치> <하나비>등으로 확실한 자기만의 어두운 폭력과 죽음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연출겸 배우가아닌 배우로서만 참여한 배틀로얄 등에서도 누구보다 경직되고 살기어린 연기를 펼쳤다.
두눈앞에서 동료가 잔혹하게 희생되는등, 갖가지 혼란스런일을 격던 주인공은 경찰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급기야 그 정신적 카오스로 인해 은행까지 털게된 그는 자신이 속해있던 경찰의 수배를 받게되고, 서서히 인생의 그 종착역이 다가오는 시점. 주인공 기타노는 아내와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한다.
백사장에서 연을날리며 아내와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찾아낸 후배 형사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는 그의 부탁으로 검거를 미룬채 한동안 거리를 두고 지켜봐준다. 잠시뒤 한없이 조용한 바다위로 두 발의 총성이 울린다.
아내를 보내고 자신도 자살하는 라스트신은, 언뜻보면 '자결' 로 승화되는 일본식 죽음의 색채도 발견할수있다. 우리 한국정서로는 충분히 이질감을 느낄수있는 부분이며, 기존배우와는 달리 독특한 느낌임에 분명한 기타노역시 영화철학의 뿌리는 전형적인 일색에 근거하고있음을 보여주고있다. 그가 연출한 사무라이 영화 <자토이치>나 배우로서 참여한<고하토>를 보아도 일본식 패권주의의 모태가 되는 사무라이정신을 상당히 미화시켜온 인물임을 단번에 파악할수있다.
본인자체부터 다량의 대사를 소화해야하는 정통배우와는 거리가있고, 일종의 시의 느낌으로 전개되는 내용덕에 하나비 속에서 그의 대사는 거의 찾아볼수없다. 마치 경련처럼보이는 순간적 표정변화와 눈빛으로 연기의 흐름을 이어간다.
잘 매치가 안되지만 그는 어쩌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비슷한 계열일지도 모르겠다. 이스트우드는 감독으로서 매우 큰 존경을 받고있지만 배우로서는 언제나 혹평을 받기때문이다. 장면의 내용과 관계없이 어떤상황이던 얼굴근육을 고정시킨채 입만움직이는 스타일덕에 오랬동안 조롱당하고 풍자되온것이 떠오른다. 아무튼 하나비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이며 그의 방식에 가장 잘 어울렸던 영화로 공인받았다.
일본영화라는 기준을 배제한채로 감상한다면 큰무리없이 봉팔친구들에게 권할수도 있다고본다. 다만, '특이한영화' 의 이름으로 포장되있지만 실상 그속을 들여다보면 어떤 일본영화보다도 더 일본스러운 전개방식덕에 적지않은 거부감을 가질수도 있다.
그는 하나비에서 딱한번 웃는다. 바로 죽는순간에. 이것이 그가말하는 폭력과 죽음의 (はなびhana-bi)불꽃같은 미학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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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