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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yd의 음악이야기
포크 크루세이더스와 영화 '박치기!' 속 <임진강>
임진강을 아시나요?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국경 지역이었던 곳. 강줄기 곳곳에 6.25 전쟁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고, 판문점과 임진각 등 남북 분단의 상징이 존재하는 곳. 서부 전선을 가로질러 김포 해안을 지나 서해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제 1지류인 임진강.
영화에 깃든 임진강
노래 <임진강>에 어린 여러 의미를 전하기 위해 임진강을 소재로 한 영화를 먼저 소개합니다. 제목 ‘박치기!(パッチギ!)’. 일본에서 제작되었으며, 조총련의 애환을 담은 영화죠. 영화 ‘박치기!’는 키네마 준보, 아사히 신문 등이 ‘2005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무대는 1968년 교토. 일본 고등학생들과 조총련계 학생들은 하루도 싸움을 끊지 않는 상황. 매일 싸움이 계속 되는 가운데, 주인공 코우스케는 선생님의 지시로 조선고에 친선축구시합을 제안하러 가게 되죠. 그 곳에서 그는 여주인공 경자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맙니다. 코우스케는 경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금지곡이었던 <임진강>을 배우게 되고, 점차 그 노래에 깃든 정서와 한을 알아 나가게 됩니다. 영화는 화해와 사랑이 오가는 큰 줄기에 조총련의 시대상과 일본 내에서의 비극적인 생활상을 담아 내고 있습니다.
영화 ‘박치기!’는 중학교 때 우연히 듣게 된 노래 <임진강>의 감동을 잊지 않고, <소년 M의 임진강>으로 소설화한 마츠야마 다케시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조선인 경자 역을 맡은 시와지리 에리카는 ‘박치기!’에서의 열연을 통해 성공적인 데뷔를 갖게 되었고, 일본의 대표적 꽃미남 배우 오다리기 죠와 시오야 슈운 등이 출연했습니다.
음악으로 흐르는 임진강
영화 ‘박치기!’에 삽입되어 널리 알려진 노래 <임진강>은 1968년 일본 그룹 포크 크루세이더스(이하 포크루)가 열창한 <임진강(イムジン河)>을 기조로 합니다. 포크루의 히트곡 <돌아온 주정뱅이>와 <슬퍼서 참을 수 없다> 사이에 알려진, 그러나 세상에 뒤늦게 빛을 보게된 안타까운 노래입니다. 작가 마츠야마가 일본어로 개사한 이 곡은 원래 1957년 북한에서 발표된 곡으로 월북 시인 박세영과 북한 태생인 고종환이 완성시켰습니다. 박세영 시인은 조선 프롤레탈리아 예술 운동에 굵은 선을 그었으며,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애국가를 작시한 주인공이죠. 대학 시절 선배 한 분이 술에 취해 식탁에 끈적이던 귀에 살포시 걸어 줬던 곡. 흐느적이던 제 젊은 겹에 너무나 온유하게 달라붙던 노래. '내 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가니..'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는 공허함 밀려와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노래 임진강의 탄생
한편 포크루는 <임진강>의 싱글 발매를 앞에 둔 시점에서 조총련 측의 문제 제기로 발매를 포기해야 했던 에피소드를 갖고 있습니다. ‘원래의 작사, 작곡가를 명시하고 원곡과 동일한 가사 수정’을 요청했고, 정치적으로 예민한 내용이었던 원곡의 가사를 수정할 수 없었던 포크루 측은 <임진강> 싱글 발매를 포기하고 말았던 거죠. 이후 구전으로만 이어지던 노래 <임진강>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소개하던 한 일본 TV 프로그램에 소프라노 전월선이 출연해서 불러 다시금 화제를 모으게 됩니다. 마침내 2002년 CD로 복각되어 일반 대중들에게 제대로 소개되기에 이르렀죠. 그리고 2005년 영화 ‘박치기!’까지.
임진강 에피소드
현재 임진강은 북한이 상류 지역에 황강댐을 만들어 물을 가둬 두는 바람에 수심이 과거 10여 미터에서 4~5미터로 가라앉은 상태라고 합니다. 4대강의 눈물이 이 곳에는 침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임진강가에서 군 생활을 보냈던 제게 있어 임진강. 신병 시절 새벽이면 ‘갈구다 지쳐 말없이 쓰러져’ 잠든 초소 안 고참을 뒤로 하고, 홀리듯 스물 스물 피어 오르던 임진강 새벽 물안개를 바라보며 <임진강>을 읊조렸던 그 때. 이번 주말에는 문산행 기차에 몸을 실어 임진각을 다녀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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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