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 〄도약을 위한 제 1세대 - 2부
카리스마(CHARISMA)
「Charisma」(서라벌 레코드. 1988)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한국 헤비 메탈의 위상은 뭐니뭐니해도 시나위의 1집 앨범 「시나위」로부터 논하는 것이 정석이라 한다. 거의 숨어서 연주와 음악을 섭취하던 많은 아마추어 그룹들은 1986년 발매된 시나위의 데뷔작 이후, 일반인들의 시야에 서서히 그 야무진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말이 야무진 거지, 그 모습이란 지금 생각해도 가관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여자들도 꺼려하던 긴 장발에 쫘~악 달라붙는 청바지나, 가죽 바지, 그리고 하늘을 향해서 ‘쩍’ 벌린 입 모양을 하고 있는 부츠. 이만하면 양반이었다. 어디에서 구했는지, 온갖 쇠사슬과 철제 목걸이까지 ‘휘’ 몸에 걸친 모습이란... “칼있으마”가 넘쳤다고 할까.
카리스마! 이 그룹은 아시아나(ASIANA)와 함께 80년대 한국 헤비 메탈을 대표하는 수퍼 뮤지션들이 함께 했던 그룹이다. 먼저 참여 멤버를 살펴보자. 김종서, 김영진, 김민기, 그리고 이근형. 이건 완전히 시나위의 패밀리 그룹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 카리스마는 시나위 출신의 멤버가 무려 3명이나 자리하고 있다.
80년대 중엽 엄청난 인지도를 이끌어낸 바 있는 언더그라운드 그룹 작은 하늘을 출발하여, 부활의 김태원과 함께 한 디 엔드(THE END)를 이어서, 시나위의 2집 앨범 참여 이후에 카리스마에 가입을 이룬 김종서는 당시까지 그 누구도 쫓아오지 못할만한 출중한 하이 샤우트 보이스군으로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라는 소리를 곧잘 듣던 보컬리스트였다. 8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곳곳에는 로버트 플랜트를 흉내 내는 보컬리스트들이 꽤나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 중에는 얼굴만 가리면 진짜 로버트 플랜트가 내한한 것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천의 ‘네모라는 팀은 완벽하게 레드 제플린을 연주했던 그룹으로 소문이 자자했었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지방에서도 정확하게 소화해 내지 못하던 로버트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소화해 낸 김종서는 입 소문만으로도 유명세를 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과거지사 다 지나간 옛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당시 김종서에 거는 헤비 메탈 팬들의 기대치는 엄청났다. 당시 전영혁씨가 모 잡지에 실은 헤비 메탈 관련 인터뷰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국내 헤비 메탈 그룹들의 연주는 매우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보컬의 능력 부족이 가장 커다란 이유다. 보컬에 비하면 기타의 위치나 실력은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있다. 가사의 전달이나, 전체 곡의 감정 전달은 보컬 파트에 있다. 보다 나은 보컬리스트들의 등장이 매우 아쉬운 현실이다.” 실제로 1980년대 태동한 많은 그룹들의 라이브와 데모 테이프의 전체 사운드 중에서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점은 단연 보컬 군에 있었다. 마니아와 새로운 그룹 결성에 혈안이 되어 있던 뮤지션들의 갈망 속에서 김종서의 등장은 판세를 역전시키고 말았다. 그러나 당시 김종서의 실력이 주위의 기대에 비해서 더한 진보적으로 이어졌던 것만은 아니었다. 분명한 구성(口聲)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김종서는 창단 멤버였던 부활과 시나위의 데뷔작에 참가하지 못했다. 물론 현재 그의 모습이나, 그가 상업성을 지향하며 락을 등진 시점이 지난 과거에서부터의 판세와는 분명 다른 에너지를 보임은 분명하다. 한 가지 카리스마와 김종서를 연결시켜서 흥미를 끄는 사실은1988년 작품인 이들의 음반이 김종서의 솔로 데뷔작의 성공으로 인하여 1992년도에 재발매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점은 음반사의 상업적 술책에 의한 거였다.
베이스 김영진 역시 시나위 출신으로 이근형과는 이미 작은하늘 시절에 이미 한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팀의 맏형이기도 한 김영진은 국내 락 베이시스트 가운데 기타 프레이즈와 가장 잘 어울리는 플레이를 구사하는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카리스마의 앨범에 그의 이름은 없다. 어느 이유인지 그의 자리는 A 10을 거친 박현준(H2o)이 자리를 대신하였다.
김민기. 그의 이름은 1990년대 이후 발표되는 락 앨범이나, 일반 대중 가요 앨범에서도 흔하게 마주 대할 수 있었던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연주력이 시작 당시인 그룹 바퀴자국부터 인정받지는 못했다. 김민기의 이름이 연주 세계에서 정평을 얻게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나는 바로 ‘죽도록 연습으로 일관’된 생활 철학을 가진 케이스였다. 그러나 시나위의 1, 2, 3집에서 연주력을 인정받은 그가 카리스마로 이적을 감행한 것은 연주에 있어서 어느 정도 변화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인물은 이근형. 이 사람은 국내 하드 락과 헤비 메탈사에서 가치가 높은 인물이다. 물론 현재는 얼마간의 세션 생활과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고교 3년 때에 결성시킨 작은하늘은 87년 데뷔작을 발표하면서 가장 촉망 받는 기타리스트 이근형을 낳는 영광된 그룹으로 이어졌다. 86년 시나위와 백두산, 부활의 데뷔작이 나온 상황 이후에 발매되었던 작은하늘의 음반은 이근형에 구심점을 두고 있었다. 깁슨 레스 폴의 위력이 함께 하는 <깨어진 약속>에서 연출된 이근형의 필은 압권이었다. 솔직히 이근형의 모습은 락커다운 면이 별로 보이지 않았었다. 흡사 데뷔 초기 부활의 김태원의 이미지와도 비슷한 락의 세계와는 다른 외모로서 적잖은 이들에게 선입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외모만으로 그를 평가했던 연주인들 조차도 끝내 엄청난 실수임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16세 시절에 이미 블루스의 12소절에 기인한 완벽한 자작곡 실력을 바탕으로 정통 락 앤 롤 기타까지 마스터했던 그는 보기 드문 천재 뮤지션이었다. 그렇다 해서 이근형의 연주가 매우 난해한 테크닉을 구사했다는 말은 아니다. 적절한 주법과 테크닉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철저히 그룹을 위한 음악을 하던 정통파였다. 이후 이근형은 89년 「Rock In Korea」 앨범에서 김종서의 <파라다이스>와 감성헌의 <허상> 등을 연주했고, 이후 신성우를 발굴하는 등 평범한 제작자의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다.
아시아나가 레드 제플린의 부활과도 같은 결합이었다면. 카리스마, 이들은 흡사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부활과도 같은 모양새를 갖춘 향수 어린 사운드를 구사하였다. 이러한 점은 두 곡의 발라드 곡에서 잘 나타난다. 적당한 멜로디 사이에 규합된 락 앤 롤 리듬군의 배열은 카리스마 사운드의 가장 커다란 특징이었다.
○디스코그래피
「 Charisma」
○멤버
김종서(보컬 - 외인부대, 부활, 시나위)
이근형(기타 - 외인무대)
김영진(베이스 - 솔로몬, 시나위, 자유, 김종서 밴드)
김민기(드럼 - 시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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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