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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La Teta Asustada'이며 '슬픈 모유' 라는뜻으로 서방에 공개된 페루영화다. 영어권 국가에는'Milk of Sorrow'라는 제목으로 수출되었고, 국내에는 <파우스타> 라는 제목으로 수입되었다.
일부 블로거들이 'La Teta Asustada' 의 뜻을 '겁에질린 젖가슴' 이라 직역하여 표기해놓은것을 예전에 본적이있는데 'La Teta가 스페인어로 '꼭지' 라는의미를 지니고 Asustada는 두려움이란 뜻을 가졌으니 틀린 해석은 아니다. 다만 여성들의 구슬픈恨을 담아낸 영화색채를 고려해볼때 어느정도 취지에맞게 순화하여 표기하는것도 나쁘지않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좋은게 좋은것일테니..허나<네추럴 본 킬러>를 <올리버 스톤의 킬러>와같은 황당무계한 제목으로 둔갑시키는 일은 없어야하겠다.
<파우스타>는 59회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세계3대 국제영화제중 하나인 베를린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주는 장소이기도하다. 1961년 강대진감독의 '마부'가 본선에 진출해 특별은곰상을 수상하며 한국최초 3대영화제 본상수상을 기록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후 장선우의<화엄경>,박찬욱 최악의영화<사이보그지만 괜찮아>등이 알 프레드 바우어상(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김기덕의 <사마리아> 는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차지했었다.
세계 3대 영화제(프랑스 칸,이탈리아 베니스, 독일 베를린)중. 베를린을 두고 유일무이한 국제영화제라 치켜세우는 전문가들이 많다.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상업전선기치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여실히 드러내기때문이다. 동구권영화를 매우선호하는 이념적인 성향도 뚜렸하다(이런방식의 득과실은 영화제 참관객이 판단할 몫일것이다)
칸이나 베니스도 미국의 대종상격인'아카데미'를 긍정하진 않지만 특별히 부정하지도 않고있다. 두 영화제의 개최기간에 투입되는 자본도 이미 미국인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칸영화제의 필름마켓현장에 가보면 홍보부스 옆엔 언제나 미국회사의 제품이 가지런히 놓여져있다. 머지않아 역사상 단한번도 없었던 '칸 황금종려상' 과 '아카데미 작품상' 을 동시에 거머쥐는 작품도 등장할것이란 예상도 조심스레 해본다.
<파우스타> 는 오랬동안 반정부군으로 활약한 무장게릴라 단체 '빛나는길 Sendero Luminoso' 에게 수시로 집단강간과 폭행을 당했던 민간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과정에는 차이가있지만 큰틀로 보자면 종군위안부로 희생된 우리어르신들의 아픔과도 비슷한 면이있다.
아시다시피 극심한 정치불안과 내전을겪는 아프리카와 남미같은경우. 우파군사정권을 무찌르기위해 민간좌파의 힘을 키우는 방식보다, 좌파역시 군을조직하여 군사우파정권을 함락시키는 체계를 많이 이용해왔다. 페루도 수차례반복된 군사좌우파의 대결에 이골이 난 나라중 하나다.
<파우스타>는 여주인공의 이름이며 그들에게 희생된 어머니를 보고자란 캐릭터를 연기한다. 남자의 세계라 불리우는'정치'라는 존재앞에 죽음에가까운 고통을 감내한 어머니의 삶을 보며 파우스타는 과도한'남자기피증'에 걸려있다. 언젠가는 분명히 벌어질거라 믿고있는 성폭행을 방지하기위해 자궁에 감자를 넣고 다니며, 친지외에는 누구와도 소통하지않는다. 기피라기보다 공포에휩싸인 차단된 삶을 살고있다.
페루태생으로 스페인 국적을 가진<파우스타>의 감독 클라우디아 로싸는, 이런 파우스타의 강박에 가려진삶을 조용히 관망하는 태도로 표현한다. 상처를 치유해가는<밀양>과 같은 방식이아니다. 그저 그녀가 움직이는곳, 독백하며 노래하는곳, 대인공포로인해 마을의 전통의식에 참여할수없어 이웃과 갈등을 빚는상황에도 절묘한 해결책없이 그저 담담히 지켜보고있다.
역사적으로 볼때, 게릴라군이 미성년자를 가리지않고 자행한 '성의학살' 에 가장크게 희생된 지역이 안데스인데, 이 암흑의 기간을 계기로 슬픈모유의 비극이 대물림된다고 믿는 신풍속이 생겨났다. 이지역에 태어나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어미의 슬픈젖을 먹게될 아이는 성장과 동시에 아픔도 동반된다는것이 그 속설이다.
감독은 이렇게 집단적 트라우마에 공감대를 가진 주민들임에도 불구, 파우스타의 고통을 유별난 과대망상으로 취급하는 모순된 시선들을 주내용으로 담고있다. 영화는 갈등이 고조될것같은 시점에서 주인공을 비극의 지역 안데스에서 리마로 떠나게 해준다. 방관자적 입장에서 단한번의 굵직한 개입을 통해 파우스타의 무거운통증을 해소시켜주는 방식이다. 페루의 수도 리마는 로싸감독이 평화로웠던것으로 기억하는 유년기를 보낸 지역이다.
난 국제영화계 뿐만아니라 여성계로부터도 찬사를 받은<파우스타>를 페미니즘에 기인한 영화로 보진않는다. 감독은 여성인권의 실태를 알리는 한정된 내용보다, 집단이 자행한 오류를 일정부분 전통적 관습으로 방치하는 무기력함 그자체를 고발하고있다. 가난한 여감독과 이름없는 여배우는 혈혈단신으로 의기투합하여 생각보다 광활해질수있는 스케일을 소박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로싸감독이 독일 베를린에서 '나의 조국 페루의 미래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 고 멘트한 그날.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대성통곡을 했다고한다. 새삼,자국민이 전한 문화적 낭보하나에 눈물을 보일줄아는 지도자를 가진 페루가 부러워진다. 알란 가르시아의 정치적 성향이나 과거의 부패전력은 잠시 묻어두고자한다. 좌우를 떠나 예체능을 진심으로 즐길줄아는 그들의 정치적DNA에 경의를 표한다.
중앙아시아에 퍼져있는 몽골인과 고려인들 만큼이나, 인디오들도 유심히 보면 우리의 외모와 비슷한 느낌이 상당히 많다. 보면 볼수록 오묘한 매력을가진 주연배우 매갈리 솔리에는, 플라멩고 장르의 가수로도 활약중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5-03 01:01:50 바보문예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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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