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에서 <나는 가수다>를 보았다.
넷에서는 이미 '옥주현'의 투입이 여러의미에서 화제였고,
나도 기대 아닌 기대를 하고 살폈다.
I. 감상
1. 박정현과 이소라
박정현은 옥주현 모리꼬네 공연으로 인한 녹화 연기 크리티컬이 큰 듯. 이소라는 저번보단 약하지만, 귀기로웠다.
확실히 심장이 뛰어, 임재범 버전 들어보고 싶어졌다.
2. 새로 투입된, JK 김동욱
JK김동욱은 사실 오페라스타에서 처음 알았는데, 진짜 노력파라는게 느껴졌음. 테이와 같은 압도감은 약하지만 그걸 능가하는 열성이랄까. 나가수에서도 비슷한 느낌.
3. 옥주현
드디어 문제의 옥주현 노래. 가수도 PD도 애썼다는 느낌. 잘 부른거 같긴 한데, 안티들을 누르기엔 부족하다는 생각.
7위를 할 것 같진 않지만 반감을 녹이기엔 약했다.
문제는 옥주현이 1위를 했다는 점이다.
그 말은 무대에서는 TV로 보는 것과는 달랐다는 뜻이다. 어쨌든 청중은 감동했다는 거니까.
그러나 임재범만큼의 압도감이 없는 상황에서,
임재범과 똑같은 수준의 '중심'으로 격상되어 버렸다.
옥주현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이를 극복하면 정말 대단한 가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II. 제2의 나가수사태 조짐과 시민집단
"대체 옥주현이 대체 뭘 잘못한거죠? 이해할 수가 없네요."
진보신당 지지자이자 언뜻 보기에도 똑똑이 진보로 보이는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나는 '네티즌의 폭풍 안티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지인의 말에서 '진보세력'과 '우리'의 간극을 느꼈다.
당연히 옥주현은 잘못한 것이 없다.
잘못한 것은 PD다. 그리고 사실 옥주현 개인은 "인간승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불쌍하다고까지 생각한다.
<나가수>는 임재범 중심에서 어떤 의미에서든 옥주현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 과정을 주도한 것은 신정수 PD와 <나가수> 측의 언론플레이.
바꿔 말하면 임재범이 옥주현과 동급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납득 못할 사람이 많은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게다가 그 과정에서 PD가 불공정하게 룰을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순번제라든가, 노래 선택이라든가 의혹은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시민대중은 사회부조리 분노를 연예인에게 투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시민집단이다.
그리고 그들이 넷의 주류다.
그들은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면 폭발한다. 물론 애꿎은 연예인이 정치인이나 재벌 대신 난타당하는 것은 불공정하지만.
그 때문에라도 옥주현은 압도적인 노래를 보여주거나 적당한 순위를 차지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옥주현은 어느쪽도 못한 상태에서 이번 <나가수>에서는 가장 잘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듣는 나는 압도적으로 느끼지는 못했다.
"나는 대중의 그런 반응이 이해가 안 가는군요."
진보신당 지지자였고, 아직도 '진보'적인 지인의 결론은 그랬다.
그는, 혹은 그들은 아마도 영원히 왜 '시민집단'이 그렇게 반응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 지점에 우리의 근원이, 그리고 그들과의 간극이 있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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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